동일 재료 합쳐도 판이한 복합소재 "용매가 답"
동일 재료 합쳐도 판이한 복합소재 "용매가 답"
  • 강지희
  • 승인 2019.12.02 18:00
  • 조회수 3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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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매'에 집중해보자. 출처: AdobeStock
'용매'에 집중해보자. 출처: AdobeStock

고분자 소재에 나노입자를 더하면 원하는 특성을 갖춘 복합재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고분자로 이뤄진 플라스틱은 가볍지만 부서지기 쉽습니다. 때문에 복합재료는 고분자 소재에 나노입자를 더하고 강도를 높여 '가벼우면서 단단한 플라스틱'을 만들죠. 이러한 특성들은 '재료'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졌는데요.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재료를 만드는 과정'도 한 몫 한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습니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소연 교수팀은 고분자와 나노입자를 혼합하는 '용액 혼합 방식'에서 '용매'가 재료의 최종 구조와 물성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용액 혼합 방식은 고분자와 나노입자를 용매에 녹여 혼합한 뒤, 용매를 증발시켜 복합재료를 얻는 기법입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어떤 용매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최종 물질의 특성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재료'가 아닌 '용매'에 주목하다

 

고분자 나노복합체는 최근 주목받는 신소재입니다. 두 물질이 서로 맞댄 면, 즉 '계면' 특성에 따라 원하는 성질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기존에는 혼합하는 물질을 바꾸어가며 계면의 변화를 살펴보는 연구가 많이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복합체를 만드는 과정이 계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주목한 연구는 부족했습니다. 

 

김소연 교수팀은 계면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용매'에 주목했습니다. 용매는 반응 후 제거됩니다. 물질계가 반응 전후에 평형을 이루면 어떤 용매를 쓰든 같은 성질의 복합체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복합체를 만드는 복잡한 과정 때문에 반응 전후에 평형을 이루지 못합니다. 용매에 의한 '비평형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죠.

 

용매로 '물 vs 에탄올' 사용했을 때

 

연구팀은 '똑같은 고분자와 나노입자'로 복합체를 만들면서 '서로 다른 용매'인 물과 에탄올을 이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각 용매가 계면 두께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습니다. 측정 결과 에탄올을 용매로 사용하였을 경우 나노 입자에 흡착돼 계면층을 이루는 고분자의 비율이 물을 용매로 사용했을 때보다 약 2배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면층의 두께도 1nm 더 두꺼웠습니다. 

사용한 용매에 따른 계면층 고분자 분율 및 두께. 출처: UNIST
사용한 용매에 따른 계면층 고분자 분율 및 두께. 출처: UNIST

1nm에 불과한 계면의 두께 차이는 전체 복합체의 물성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연구팀은 충분한 양의 나노입자와 짧은 사슬 길이를 갖는 고분자를 이용해 복합체를 만들었는데요. 에탄올 용매에서 복합체를 만든 경우 물에서 만든 나노복합체보다 액체에 가까운 성질을 보였습니다.

계면 층 두께에 따른 고분자 나노복합체 내의 입자 구조 모식도. 두꺼운 계면 층에서는 고분자의 길이가 짧을수록 분산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출처: UNIST
계면 층 두께에 따른 고분자 나노복합체 내의 입자 구조 모식도. 두꺼운 계면 층에서는 고분자의 길이가 짧을수록 분산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출처: UNIST

이는 계면층에 두텁게 붙은 고분자들의 서로간 반발력(입체반발력)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서로간 반발력으로 전체 입자들이 골고루 퍼지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죠. 물에서 제조한 복합체의 경우 전체 입자들이 퍼짐이 불규칙했습니다. 때문에 유리처럼 딱딱한 성질이 더 강했죠. 하지만 고분자 사슬이 너무 길면 고분자 사슬간 엉킴이 발생해 나노입자의 뭉침이 심해집니다. 그 결과 오히려 계면층이 두꺼운 나노복합체가 더 단단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초기 용매가 구성 요소, 비율 등과 더불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고분자 나노복합체의 제작과정에서 제거되더라도 최종 물질의 구조, 물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 연구는 원하는 물성을 가지는 고분자 나노복합체를 제작하기 위해 어떤 용매가 더 적합할 수 있는 지 제시해 줄 전망입니다.

오솔미 연구원(좌측)과 김소연 교수(우측). 출처: UNIST
오솔미 연구원(좌측)과 김소연 교수(우측). 출처: UNIST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소연 교수는 "똑같은 양의 동일 재료를 이용하더라도 초기 용매에 따라 판이한 상태의 고분자 나노복합체가 제작될 수 있다"며 "이번 발견은 고분자 나노 복합소재를 설계할 때 각 요소의 특성과 더불어 '비평형 효과'도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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