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허향숙 책임연구원의 연구진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관련 뇌염증을 억제하는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이 물질은 백혈병 치료제에서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해당 논문은 <Journal of Neuroinflammation> 1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백혈병 치료제, 새로운 가능성 찾다
뇌염증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은 그동안 신경과학계에 꾸준히 보고됐습니다. 신경아교세포(Glial Cell)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신경 손상과 기억력 퇴화를 일으키는데요.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건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 신경아교세포(Glial Cell)?
중추 신경계의 조직을 지지하는 세포입니다. 형태에 따라 별아교세포(astrocyte),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등으로 나뉩니다.
뇌염증은 '전염증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이 유발합니다.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주로 활성화된 대식세포에 의해 생산됩니다. 연구팀은 '다시티닙(Dasatinib)'을 실험에 사용했습니다. 다시티닙은 만성 백혈병 치료제인데요. 2017년 11월 9일 FDA의 승인을 받았죠. 연구팀은 다시티닙을 뇌염증이 유도된 생쥐 모델에 2주간 투여했습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쥐의 신경아교세포 활성이 감소하고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줄어듬을 확인했습니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혈액과 뇌에서는 STAT3 단백질이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STAT3는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단백질입니다. STAT3는 현재 각종 염증의 치료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연구팀은 다시티닙을 투여받은 쥐의 뇌에서 STAT3 단백질의 신호전달이 신경아교세포 내에서 억제되면서 뇌염증 반응이 저해됨을 발견했습니다.
본 연구는 신약 재창출 기법을 통해 백혈병 치료제가 뇌염증 치료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효능과 그 분자 기전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신약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이란 임상에서 효과가 부족해 실패한 약물 또는 시판중인 약물을 다시 평가해 새로운 약효를 찾는 방법을 말하는데요. FDA 승인을 받은 기존 약물의 새로운 타깃을 설정함으로써 향후 염증성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제로 활용되면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과 임상 시간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교신저자이자 한국뇌연구원 연구본부장인 허향숙 박사는 "후속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여러 병리기전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멀티타깃 약물로서 '다사티닙(Dasatinib)'의 가능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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