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저항 돌연변이
알츠하이머 저항 돌연변이
  • 강지희
  • 승인 2019.11.12 09:55
  • 조회수 31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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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여성이 보스턴으로 간 사연은? 출처: pixabay
콜롬비아의 여성이 보스턴으로 간 사연은? 출처: pixabay

2016년 콜롬비아 메데인에 거주하는 한 익명의 여성이 미국 보스턴으로 찾아갔습니다. 보스턴의 연구진은 여성의 뇌를 스캔하고 혈액과 유전체를 분석했는데요. 이 여성은 왜 연구진의 환영을 받은 것일까요? 알츠하이머 때문이었습니다. 

 

여성의 가족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 유전자 변이는 여성의 많은 가족 구성원들을 중년의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리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70대가 될 때까지 수십 년동안 알츠하이머 발병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이 알츠하이머에 걸리지 않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비결, 그것은 유전자. 출처: AdobeStock
비결, 그것은 유전자. 출처: AdobeStock

바로 또다른 유전자 변이였다고 합니다. <Nature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발병시킬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일부 사람들은 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졌지만 노년이 되었음에도 알츠하이머의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돌연변이를 막는 또다른 돌연변이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임상 신경심리학자 Yakeel T. Quiroz의 연구진은 위의 여성을 포함한 대가족의 구성원 중 6,000여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데요.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구성원 중 1/5이 유전자 PSEN1(presenilin 1)에 돌연변이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정확히는 PSEN1에서 E280A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는데요.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40대의 나이에 알츠하이머가 발병한다고 합니다. 

응, 왜 나만 안 아픈 거지...? 출처: pixabay
응, 왜 나만 안 아픈 거지...? 출처: pixabay

하지만 해당 사례의 여성은 PSEN1에 돌연변이가 있음에도 70대의 나이가 될 때까지 알츠하이머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알츠하이머는 커녕 가벼운 인지장애조차 발생하지 않았죠. 연구진은 여성의 유전체를 분석했는데요. 실험 결과 연구진은 여성의 유전체에 또다른 돌연변이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PSEN1와 APOE3 돌연변이를 동시에

 

여성은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라는 유전자 변이를 두 개를 갖고있었습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1987년 해당 현상이 처음 발견된 뉴질랜드의 도시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APOE3에 발생하는 돌연변이입니다. APOE 유전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APOE 유전자는 APOE2, APOE3, APOE4로 나뉘는데요. 

 

APOE4는 인종에 관계없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APOE2는 알츠하이머 발병의 위험성을 낮춰주죠. APOE 유전형은 알츠하이머 치매 병리 소견(아밀로이드 축적, 신경섬유농축체 형성 등)들이 축적되는 현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치매의 위험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여성의 뇌를 스캔했는데요. 스캔한 결과 여성의 뇌에서는 경미한 신경변형만 나타났습니다. 또한 여성의 뇌에는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높았습니다. 알츠하이머를 가진 환자들을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특징을 가졌는데요. 하지만 여성의 신경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으며 알츠하이머의 또다른 특징인 타우 단백질이 매우 적은 양으로 축적돼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여성의 가족 구성원 중에 해당 여성처럼 PSEN1와 APOE3 돌연변이를 동시에 가진 사람들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PSEN1 돌연변이를 가진 다른 구성원 117명의 유전자를 분석했는데요. 그들 중 6%는 45세의 나이를 가졌으며 PSEN1와 APOE3 돌연변이를 가졌습니다. 또한 이들은 알츠하이머를 갖지 않았으며 가벼운 인지 장애만 보였다고 합니다.

획기적인 치매치료약물이 개발됐습니다. 출처: fotolia
알츠하이머 치료의 또다른 단서를 제공할지도. 출처: fotolia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의 발병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베타-아밀로이드를 줄이는 연구인데요.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연구한다면 베타-아밀로이드를 줄이는 연구에 의존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Quiroz는 "하나의 사건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의 새로운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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