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창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수소경제 활성화의 핵심기술로 지목되고 있는 저비용ㆍ고효율의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수소‧연료전지연구단 한종희·조영석 박사팀이 고가의 귀금속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대비 5배 이상 높은 수소 투과율을 보이는 고성능 복합 분리막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의 분리막을 통해 정제된 수소는 99.999% 이상의 고순도로 수소전기차에도 바로 활용가능한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탄탈럼(Ta), 니오븀(Nb), 바나듐(V) 등의 수소 투과 특성은 기존의 시버트의 법칙(Sievert’s Law)으로 설명이 되지 않았는데요. 연구팀은 금속 복합 분리막 실험 과정에서 탄탈럼(Ta), 니오븀(Nb), 바나듐(V) 등의 수소 투과 특성을 학계 최초로 재규명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해당 연구 논문은 <Journal of Membrane Science>에 게재됐습니다.
- 시버트의 법칙(Sievert’s Law)?
금속 층의 수소 원자 확산 이론입니다. 금속 분리막의 수소 투과 현상을 이해하는 법칙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뭘 해도 가격이 문제
정부에서는 올해 초 대대적인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간 2천 대 수준인 수소전기차 보급을 2040년 620만 대까지 확대하고 이에 필요한 수소 생산량 역시 526만 톤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죠. 이 중 특히 수소전기차용 고순도 수소 생산 기술은 향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실현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전 세계 수소 공급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추출 수소는 천연가스 등을 고온의 수증기로 열분해하는 방식으로 얻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의 불필요한 성분들을 흡착·제거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수소 가격상승의 요인이 됩니다.
한편 분리막을 이용한 수소 정제 기술은 간단하고 모듈화가 쉽습니다. 덕분에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죠. 에너지 투입량도 기존 흡착 기반 공정 대비 절반 이하입니다. 하지만 고가의 귀금속인 팔라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수소 투과율과 수소 분리 특성을 동시에 잡는 법!
KIST 연구진은 높은 수소 투과도 및 순도와 경제성을 모두 갖춘 금속 복합 분리막 소재를 개발하고 있었는데요. 연구팀은 주기율표 5족에 속하는 전이금속들에 팔라듐을 얇은 두께로 증착시켜 보았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5족 금속의 높은 수소 투과율과 팔라듐의 우수한 수소 분리 특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금속 복합 분리막을 제작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수소 투과도 및 확산도 측정 실험을 수행했는데요. 실험을 통해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복합 분리막의 투과율 계산이 수소 용해도와 확산도를 잘못된 온도 영역에서 합산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분리막 기술을 통해 귀금속을 다량 사용하는 팔라듐(Pd) 기반의 분리막보다 높은 수소 투과율을 갖는 분리막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분리막은 투과되는 수소의 순도 또한 99.999%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고순도 수소 생산을 실증한 셈이죠. 기존의 수소 생산에서는 수소 정제 공정이 필수적으로 사용됐는데요. 연구진은 수소 정제 공정을 분리막 공정으로 대체하고 고순도의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해 수소 경제를 앞당기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KIST 조영석 박사는 "연구팀이 제시한 수소 투과 모델과 분리막 실험 결과가 금속 복합 분리막의 투과 특성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KIST 한종희 소장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수소 정제 원천기술이 기존 수소 정제 공정의 효율성 개선과 수소 가격 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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