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목재를 비롯한 식물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분해한 뒤 고부가가치 물질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습니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장지욱·김용환·주상훈 교수팀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폐목재에 많이 함유돼 있는 '리그닌(Lignin)'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꿀 수 있는 '광·전기·생물촉매 시스템(융합촉매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해당 연구 논문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리그닌을 비롯한 바이오매스(Biomass)는 자연에서 가장 풍부한 탄소물질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화석연료나 석유 화합물을 대체할 수 있는 능력도 있죠. 특히 리그닌은 고부가가치의 유기 화합물을 생산할 원료로 주목받습니다. 하지만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불규칙해 분해와 변환이 까다롭습니다.
리그닌 분해에는 효소 같은 생물촉매를 써야 하는데요. 이 경우 '일정한 농도'의 과산화수소가 중요합니다. 과산화수소는 생물촉매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반드시 투입해야 하는데요. 과산화수소를 지나치게 많이 투입될 경우 오히려 촉매반응을 방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 가지 촉매, 융합해 보았다
연구팀은 리그닌 분해와 변환에 뒤따르는 문제를 세 가지 촉매를 융합해 해결했습니다. 연구팀은 태양광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광촉매'와 전기를 받아 과산화수소를 합성하는 '전기촉매', 그리고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리그닌을 분해하는 '생물촉매(효소)'를 연결했습니다.
세 가지 촉매는 태양광 에너지에서 전기를 얻고(광촉매), 이 전기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며(전기촉매), 과산화수소가 리그닌을 분해하는 생물촉매를 활성화 시키는 원리입니다. 세 가지 촉매는 중간막으로 분리된 3분할 반응기 내에서 순차적 반응을 일으키는데요. 최종적으로 리그닌을 분해합니다. 특히 이 분할 시스템 내에 있는 중간막은 생물촉매를 반응 저해요소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합니다. 또한 과산화수소는 만들어지는 족족 생물촉매가 사용하게 되는데요. 따라서 과산화수소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리그닌 분해가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이를통해 연구팀은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으로 생물촉매의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리그닌을 효과적으로 중합해 고부가가치의 방향족 화합물을 얻을 수 있었죠. 개발된 시스템은 바이오매스인 리그닌을 원천으로 해 태양광 에너지와 물, 산소를 기반으로 친환경적으로 이뤄진 기술입니다. 따라서 석유화학을 대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리그닌 변환 반응 이외에도, 과산화수소를 반응물로 필요로 하는 반응에 다양하게 적용 가능해 넓은 범위의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지욱 교수는 "추가 전압이나 시약 없이 태양광 에너지만 이용해 리그닌을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였다"며 "이 시스템을 통해 리그닌을 바닐린(Vanilin, C₈H₈O₃)이나 바이오 고분자 등 각종 화학제품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폐목재 같은 바이오매스를 방향족 석유화학제품으로 전환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