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입자, '소금물 농도차이'로 조절한다
미세입자, '소금물 농도차이'로 조절한다
  • 강지희
  • 승인 2019.11.29 11:00
  • 조회수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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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여러모로 유용하군요. 출처: pixabay
소금, 여러모로 유용하군요. 출처: pixabay

용액 속 미세입자를 움직이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소금물' 내부에서 부분적으로 발생하는 농도차이를 이용한 기술인데요. 외부 동력 없이도 작동하고 조작법도 간단합니다. 이는 저개발국가의 오염수 현장분석과 같은 환경 모니터링에 도움을 줄 전망입니다. 

 

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의 김태성 교수팀은 소금물 같은 '전해질 용액'을 이용해 용액 내부의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형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 장치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가 뒤섞인 세포에서 특정 성분만 골라내 분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또한 오염수 성분을 파악할 때 반도체에 쓰이는 양자점(Quantum dot)재료를 합성해 똑같은 크기만 선별하는 상황 등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죠. 또, 순수하게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서 비롯된 힘으로 작동한다고 하는데요. 해당 연구 논문은 <ACS Nano>에 게재됐습니다.

미세유체채널장치 모식도.
미세유체채널장치 모식도. 출처: UNIST

 

'확산영동'과 '나노채널'로 미세유체장치 구동 성공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미세입자의 농축 및 추출.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미세입자의 농축 및 추출. 출처: UNIST

나노미터(㎚, 10억 분의 1m)에서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기술의 활용범위가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세입자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도 많아졌는데요. 지금까지는 주로 고압의 환경이나 전자장치 같은 외부장치가 필요해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확산영동(diffusiophoresis) 기술'을 미세유체 장치에서 구현했습니다. 확산영동 기술은 전해질 이온의 농도차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힘을 조절해 전하를 띤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술입니다. 확산영동 기술에서 미세입자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을 받습니다. 삼투압은 항상 용액내 미세입자를 이온의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곳으로 이동시킵니다. 하지만 전기장에 의한 미세입자 이동방향은 사용하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바뀌죠.

 

소금을 예로 들어볼까요? 소금(NaCl)의 경우 음이온(Cl-)의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온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이 음극, 농도가 높은 곳은 양극이 됩니다. 때문에 음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는 이온 온도가 높은 곳(양극)으로 이동하죠. 반면 양이온의 확산 속도가 빠른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전기장의 방향이 반대가 됩니다.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두 나노입자 혼합물의 분리.
전해질 농도구배를 이용한 두 나노입자 혼합물의 분리. 출처: UNIST

연구팀은 이온만 통과 할 수 있는 직경을 갖는 '나노채널'을 이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전해질 이온 농도 차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 두 가지 힘을 효과적으로 제어 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습니다. 미세유체장치 내에서 미세입자에 작용하는 삼투압과 전기장에 의한 힘의 방향이 같으면 입자가 농축됩니다. 두 힘이 반대방향이면 전기력에 의해 농축된 미세입자가 추출되죠.

 

연구팀은 이 미세유체장치를 이용해 소금물 내부의 1㎛ 크기의 음전하를 띠는 미세입자를 1시간 동안 300배 농도로 농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전해질 종류를 바꿔 전기장 방향을 반대 방향으로도 돌렸는데요. 그 결과 농축된 미세입자를 10분 내로 추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제1저자인 하도경 UN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미세입자의 크기에 따라 전기장과 삼투압의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종류의 입자를 농축·추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크기의 미세입자를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상진 연구원, 하도경 연구원, 이경훈 연구원.
서상진 연구원, 하도경 연구원, 이경훈 연구원. 출처: UNIST

김태성 교수는 "전해질 이온을 미세하게 조절해 미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확산영동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학문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이 장치는 제작과 작동이 간편하고 외부 동력도 필요 없어 가혹한 환경이나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직접 환경상태를 진단하는 일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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