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현미경, 완벽한 국산화 가능해지나
첨단 현미경, 완벽한 국산화 가능해지나
  • 강지희
  • 승인 2019.11.29 18:30
  • 조회수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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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점점 변화하고 있다. 출처: pixabay
현미경, 점점 변화하고 있다. 출처: pixabay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첨단 현미경의 기술자립을 가속화 할 핵심 기반기술인 '에너지 분석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박인용 책임연구원팀은 하전입자 빔의 에너지 분포를 측정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하전입자는 전하를 띄는 입자로 전자 및 이온 현미경의 광원입니다. 전자·양성자·이온 등이 이에 해당되며 전자현미경은 전자빔을 이온현미경은 이온빔을 광원으로 사용하죠.

원통형 에너지 분석기의 설계도. 출처: KRISS

KRISS가 개발한 에너지 분석기는 기존 기술보다 매우 작고 간단한 구조임에도 월등한 측정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이번 기술을 통해, 외국 장비회사가 주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의 현미경 산업을 뼈대부터 국산화할 수 있는 기반이 확립될 전망입니다. 해당 연구 논문은 <Ultramicroscopy>에 게재됐습니다. 국내ㆍ외 특허 출원도 마쳤다고 합니다. 

 

에너지 분석기, 왜 중요할까

 

첨단 현미경은 전자현미경, 이온현미경과 같이 나노미터 급의 분해능을 자랑합니다. 첨단 현미경은 소재, 부품, 바이오 등 다방면의 과학기술에 없어서는 안 될 만능 장비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현미경 산업은 아직 일본과 같은 외산 장비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기존의 에너지 분석기
기존의 에너지 분석기. 왼쪽은 그리드 에너지 분석기, 오른쪽은 반구형 에너지 분석기. 출처: KRISS

특히 '에너지 분석기'는 다양한 현미경 관련 기술 중에서도 높은 공간 분해능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기술로 손꼽힙니다. 에너지 분석기는 광원의 에너지 폭이 얼마나 넓고 좁은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전자나 이온과 같은 현미경의 광원은 특성에 따라 유한한 에너지 폭을 갖는데요. 고분해능 현미경일수록 에너지 폭을 좁게 설계하고 구현한 다음 검증이 이뤄져야 합니다.

 

따라서 좁아져가는 에너지 폭을 측정할 고도화된 분석기는 필수입니다. 기존의 외국산 장비는 촘촘한 그리드 전극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리드 전극은 하전입자와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경우, 전극이 오염 및 손상돼 신호가 왜곡되고 측정 성능이 저하됩니다. 신호 수집 효율과 측정 정확도가 높은 반구 형태의 분석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구조가 복잡하고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에너지 분석기의 단면도와 시뮬레이션 결과. 출처: KRISS

착한 크기, 착한 가격 

 

KRISS 박인용 책임연구원팀은 시뮬레이션과 이론적 계산을 통해 기존 형태와 전혀 다른 원통형 전극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에너지 분석기의 근본적인 문제인 '하전입자와 전극이 충돌'하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했습니다. 연구팀은 정전 렌즈를 사용해 성능 저하의 주된 원인인 전극 내부의 불균일한 전위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번 기술은 반구형 분석기 급의 우수한 성능을 갖습니다. 또한 크기는 5분의 1 수준으로 작아졌고 가격은 수백만 원으로 저렴해졌죠. 이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외산장비를 대체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연구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려는 노력은 계속됐습니다. 가장 밑바탕에 자리하는 고부가가치의 설계기술 개발에는 부족함이 많았죠. 연구장비 시장은 일본, 독일, 미국 중심으로 선점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장비 시장에 순수 국산 기술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기대됩니다.

KRISS 첨단측정장비연구소 박인용 책임연구원(왼쪽)팀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출처: KRISS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인용 책임연구원은 "점차 미세해지는 반도체의 선폭을 포함해 재료, 바이오 분석과 같이 첨단 분야에 사용하는 고분해능 현미경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이라며 "해외의 것을 가져와 완제품을 만드는 연구장비 국산화가 아닌, 더 우수한 성능의 현미경을 100 % 국산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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