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부작용 유발하는 '카이랄성' 손쉽게 검출한다
의약품 부작용 유발하는 '카이랄성' 손쉽게 검출한다
  • 강지희
  • 승인 2019.12.05 13:30
  • 조회수 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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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나는 뭔가 다를지도 몰라! 출처: AdobeStock
화학에서는 어떤 분자가 이것의 거울상과 겹쳐지지 않으면 '카이랄(chiral)하다' 라고 한다. 출처: AdobeStock

KAIST 화학과ㆍ나노과학기술대학원의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나선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액정 물질을 이용해 광결정(photonic crystal) 필름을 제작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식품이나 약물 등에 함유된 카이랄 물질을 별다른 기기 없이 눈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기존의 광 식각공정(photolithography)으로 제작이 어려웠던 나노미터 크기의 카이랄(chiral) 광결정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윤동기 교수 연구성과 저널 표지. 출처: KAIST
윤동기 교수 연구성과 저널 표지. 출처: KAIST

연구팀의 기술은 액정기반의 나노 재료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광학 및 화학 센서 등의 응용기술에 다양하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연구 논문은 <Advanced Optical Materials>에 게재됐습니다. 

 

  • 카이랄(chiral)?

 

이 사진은 아미노산의 분자 비대칭성(chirality)을 보여준다. 출처: NASA
이 사진은 아미노산의 분자 비대칭성(chirality)을 보여준다. 출처: NASA

같은 화학 분자식으로 되어 있지만, 거울상에 서로 겹쳐질 수 없는 분자 혹은 나노 구조를 의미합니다. 카이랄성의 종류에 따라 물질의 성질이 달라지는데요. 서로 다른 카이랄성은, 의약품에서 잠재적인 부작용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나선형 나노 구조체, 활용 어려운 이유

 

잘 정렬된 나선형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일은 산업적 및 학문적으로 수요가 높은 기술입니다. 덕분에 디스플레이 산업 및 광학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죠. 바나나 모양의 굽은형 액정분자는 고온에서 서서히 냉각될 때 무작위로 배향된 나선형 구조체를 형성합니다. 이들을 잘 정렬할 수 있다면 카이랄 광결정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LCD용 액정 재료와는 달리 굽은형 액정분자를 정렬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복잡한 분자구조의 액정 재료를 활용하기 위해선 극한으로 분자들의 거동을 제어하고 균일한 배향을 유도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관련 기술의 부재로 응용되지 못한 실정입니다. 

 

빛에 따라 분자의 모양ㆍ배향 바뀌는 현상 활용

배향된 액정필름을 이용하여 카이랄 시료를 검출하는 모식도. 출처: KAIST
배향된 액정필름을 이용해 카이랄 시료를 검출하는 모식도. 출처: KAIST

연구팀은 LCD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 일반형 액정분자보다 분자구조가 더 복잡한 굽은 형태의 액정분자가 형성하는 200~300nm(나노미터)의 나선 주기를 갖는 나선형 나노 구조체를 대면적에서 배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빛을 반사하는 광결정을 제작했습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들 분자를 제어하고 응용하기 위해 '광이성질체(photoisomerization)'를 유도할 수 있는 광 반응성 굽은형 액정분자를 설계했습니다. 광이성질체는 빛에 의해 분자의 모양 및 배향이 바뀌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연구팀은 이 액정분자들이 마치 해바라기가 빛을 따라가듯이 빛에 나란히 배향한다는 점을 착안했습니다. 그 다음 이들이 형성하는 나선 나노 구조체도 빛의 방향에 따라 매우 균일하게 세워질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이렇게 방향이 제어된 나선 나노 구조체는 분자의 길이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였습니다. 덕분에 푸른색에서 초록색의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하는 일종의 카이랄 색상 거울로 활용할 수 있었죠. 이러한 거울을 이용하면 과당 및 포도당과 같은 다양한 화학물질에 별다른 도구 없이 왼쪽 혹은 오른쪽의 카이랄성을 갖는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왼쪽부터 윤동기 교수, 박원기 박사과정. 출처: KAIST
왼쪽부터 윤동기 교수, 박원기 박사과정. 출처: KAIST

윤동기 교수는 "의약품 및 관련 화학산업에서 물질의 카이랄성은 독성 및 부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60여 년 전에 임산부 입덧 방지용으로 쓰이던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라는 약은 카이랄성이 다를 경우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지된 바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카이랄성에 따라 부작용을 갖는 화학약품들을 제조단계에서부터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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