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멸종 전 지구, '수은'으로 오염돼
공룡 멸종 전 지구, '수은'으로 오염돼
  • 함예솔
  • 승인 2020.01.08 01:00
  • 조회수 7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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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전 세계의 해양 연체동물 화석 껍데기를 분석해 갑작스러운 해양 온난화와 뚜렷하게 높아진 수은 농도를 포착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데칸용암대지 화산이 기후 및 생태학적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또한 해양 온도와 수은 농도 증가의 지표를 연체동물 껍질의 같은 표본을 이용해 모두 찾을 수 있었습니다.

  • 데칸용암대지(Deccan Traps)

 

데칸용암대지. 출처: Courtney Sprain)/UC Berkeley
데칸용암대지(Deccan Traps). 출처: Courtney Sprain)/UC Berkeley

데칸고원의 북서부에 위치하는 세계 최대의 용암 대지. 약 6,500만년 전 현재의 인도반도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던 시기에 대량의 현무암질 용암이 반복적으로 분출돼 이뤄졌습니다. 

 

 

  • 거대 화성암 지대(large igneous province, LIP)

거대하게 쌓아진 화성암지대로 맨틀플룸이나 판 구조론의 영향을 받아 형성됩니다. 거대화성암 지대는 지난 5억년 동안 여러 대량 멸종과 더불어 기후 변화와 관련돼 있습니다. 

  • 서론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은 6천6백만년 전에 대부분의 공룡들과 지구의 식물과 동물 종의 약 3/4를 죽인 대량 멸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인도의 거대한 화산폭발 또한 멸종의 원인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과학자들은 충돌 전에 시작돼 거의 백 만년동안 불규칙하게 이어진 데칸용암지대의 분출의 중요성에 대해 오랫동안 논쟁해왔습니다. 

공룡, 화산때문에? 출처: Wikimedia Commons
공룡, 화산 때문에?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데칸 분화 활동은 연속적으로 이어졌는데 공룡을 멸종시킨 시기인 중생대와 신생대의 경계인 'K-Pg 경계' 이전에 더 활발했습니다. 참고로 K-Pg는 지질시대 중에 중생대에 해당하는 백악기(Cretaceous)와 신생대 시작인 팔레오기(Paleogene)의 경계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데칸용암대지의 분출은 인도 서부의 많은 지역을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이 분출은 6천6백만년 전 발행했던 중생대와 신생대 제3기 경계에서 발생했던 5차 대멸종 시기와도 맞춰져 있습니다.

 

  • 연구 방법

 

연구진들은 주로 굴, 대합 조개와 같은 이매패류 연체동물의 화석화된 껍데기가 연안 해양온도 반응과 신호는 데칸용암대지로부터 나온 이산화탄소와 수은의 변화하는 신호를 모두 기록하고 있을 거라고 가정했습니다. 연체동물 화석에는 해양 온도와 수은 농도가 동시에 증가한다는 증거를 전 세계적인 규모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화산이 분출될 때 이산화탄소와 수은을 방출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Agerostrea ungulata 화석 표본. 출처: Kyle Meyer/University of California Museum of Paleontology.
멸종된 굴 Agerostrea ungulata의 화석 표본으로, 이 표본은 6천6백만년에서 7천2백만년 된 것이다. 출처: Kyle Meyer/University of California Museum of Paleontology

연구진은 전 세계의 해양 연체동물 화석 껍데기를 이용해 지구화학적 분석을 했습니다. 화석화 된 생체 물질 잔해에 보존돼 있는 바이오광물질(biomineral)의 기록을 통해 오래된 연대의 수은 농도를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해양의 온도를 결정하기 위해 껍데기의 탄산염 동위원소조성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남극, 미국, 아르헨티나, 인도, 이집트, 리비아, 스웨덴에서 수집한 화석 조개를 이용했는데요. 백악기 후기에서부터 홍적세(Pleistocene), 현재까지 모든 기간에 걸쳐 이산화탄소와 수은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백악기 연체 동물 화석. 출처: Sierra V. Petersen/University of Michigan
백악기 연체 동물 화석. 출처: Sierra V. Petersen/University of Michigan
  • 연구 결과

연체동물 화석을 이용한 지구화학적 분석은 당시 기후 반응과 환경적 수은 농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동일한 껍데기 화석 표본에서 연구진들은 전지구적으로 갑작스러운 해양 온난화와 뚜렷하게 높아진 수은 농도를 포착해냅니다. 화산은 대기 중으로 유입되는 수은의 가장 큰 천연 공급원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 역시 이전의 결과와 유사하게 대규모 멸종이 발생하기 약 25만년 전부터 갑작스런 온난화가 발생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게다가 화산 활동이 매우 격렬했던 6천8백만년에서 7천만년 전 사이에 수은 급증과 일치합니다. 이는 100m 두께의 용암으로 된 카펫을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기후 변화의 원인이 화산의 이산화탄소 배출 때문이라는 점을 암시한다"며 "우연히도 이 시기에 풍부했던 종이 감소하고 유공충(foraminifera)가 멸종했다"고 말했습니다.

 

  • 논의

 

연구진들이 분석한 고대 조개의 수은 농도는 현재 버즈니아주 섀넌도어 계곡(Shenandoah Valley)의 산업적 수은공해(mercury pollution)지역에서 수집된 담수성 대합의 껍데기 농도와 그 수치가 비슷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Kyle Meyer는 "처음으로 우리는 단일 물질을 분석함으로써 데칸용암대지 화산활동의 뚜렷한 기후 및 환경적 영향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해양의 기온이 갑작스럽게 따뜻해지는 신호를 보여준 화석 샘플이 동시에 가장 높은 수은 농도를 보였다"며 "이러한 수은 농도는 오늘날 산업으로 인한 수은 오염 현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표본은 6천 6백만년~7천 2백만년 된 것으로 멸종된 굴 Exogyra costata의 잘 보존된 껍질이다. 출처: Kyle Meyer/University of Michigan
이 표본은 6천6백만년~7천2백만년 된 것으로 멸종된 굴 Exogyra costata의 잘 보존된 껍데기이다. 출처: Kyle Meyer/University of Michigan

수은은 유독한 미량 화학 물질이며 인간, 물고기 그리고 야생 동물에게 유해합니다. 이 원소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유기물과 반응성이 높아지고 식물성 플랑크톤에 의해 쉽게 흡수돼 연체 동물이 먹습니다. 버즈니아주 사우스강( South River)은 산업적으로 오염된 지역인데요. 이곳에서 연구진들은 담수성 대합을 채취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주민들에게 이 강에서 잡은 생선을 먹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Sierra Petersen는 "오늘날 일부 장소에서는 높은 수은 수치 때문에 낚시를 금지하고 있다"며 "수 만년에서 수집만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수준의 수은 오염이 환경이 미쳤을 영향을 상상해보라"고 말합니다.  

 

  • 결론
해양온도와 수은 농도 높인 배경에는 데칸용암 화산이 있다.  출처: AdobeStock
해양 온도와 수은 농도를 높인 배경에는 데칸용암 화산이 있다. 출처: AdobeStock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데칸용암대지 화산이 기후 및 생태학적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을 뒷받침합니다. 이전 연구에서는 환경의 수은 기록은 해양 퇴적물로부터 재현돼 데칸용암대지 사건의 시기와 규모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은 바로 기후 반응에 적용하기엔 직접적인 연계성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해양 온도와 수은 농도 증가의 지표를 연체동물의 껍질의 같은 표본을 이용해 모두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데칸용암대지의 분출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며 전 세계의 기후와 생태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합니다. Sierra Petersen는 "수은 이상은 퇴적물에 기록됐지만 껍질에 기록된 적은 없었다"며 "기후지표와 화산활동 지표를 정확히 같은 물질로 재구성할 수 있는 이번 연구 방법은 우리가 상대연대측정법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참고문헌##

 

Kyle W. Meyer et al., “Biogenic carbonate mercury and marine temperature records reveal global influence of Late Cretaceous Deccan Traps”, Nature Communications(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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