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역학을 제멋대로 끌어다 쓰는 미치광이들 때문에 과학자의 삶이 힘들어졌다.
짐 알-칼릴리가 제작에 참여한 TV 다큐멘터리는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청자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허울만 좋은 여타 방송과도 다르다. 그래서 난 그의 다큐멘터리를 정말 좋아한다. 또한 짐은 BBC 라디오4에서 방송되는 <더 라이프 사이언티픽>에서 과학자들을 인터뷰하는데, 방송을 듣다 보면 과학자들의 일상을 잘 이해하게 된다. 게다가 짐은 작가로서 어려운 과학 개념을 명료하게 설명하는 재주도 갖추고 있다.
짐의 재능이 부럽긴 하지만 명성까지 부럽진 않다. 그의 홈페이지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여러 질문에 일일이 답하기 힘들다는 정중한 안내가 공지돼 있다. 유명한 과학자가 대부분 그러하듯, 짐은 이메일 계정이 있는 세상 모든 괴짜들의 표적이 됐다. 게다가 짐은 양자역학 전문가라 괴로움이 더 클 것이다.
사람들도 양자역학이 기이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텔레파시나 동종요법, 평행우주처럼 기이한 현상에 대한 답을 양자역학에서 찾으려 한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그저 '얽힘'이나 '불확정성' 같은 유행어를 한데 뒤섞어 놓은 별난 이론이 아니다. 모든 양자역학 용어에는 특정한 의미가 담겨 있고, 용례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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