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혜성' 지구 접근 직전 촬영 성공
'인터스텔라 혜성' 지구 접근 직전 촬영 성공
  • 함예솔
  • 승인 2020.01.22 01:20
  • 조회수 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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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국내 연구진이 '인터스텔라 혜성'인 보리소프(2I/Borisov)가 지구에 접근하기 직전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보리소프(2I/Borisov)는 오무아무아(Oumuamua) 발견 이후 두 번째로 발견된 성간 천체인데요. 지난 2019년 12월 20일 16시 4분부터 17시 19분까지(한국시간 기준) 약 1시간 15분 동안 산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칠레관측소 망원경으로 보리소프 혜성을 촬영했습니다.  

보리소프(2I/Borisov), 지구 찾아온 두번 째 성간천체

오무아무아. 출처: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 M. Kornmesser
오무아무아. 출처: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 M. Kornmesser

태양계 밖에서 온 소행성과 혜성의 존재는 최근까지 이론으로만 예측돼 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2017년 10월 하와이대학교 연구진이 외계 소행성 '오무아무아(Oumuamua)'를 발견한 이후, 2019년 8월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아마추어 천문가 게나디 블라디미로비치 보리소프(Gennadiy Vladimirovich Borisov)가 '보리소프(2I/Borisov)' 혜성을 발견해 처음 외계 혜성의 존재를 입증했습니다.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산하 소행성센터(MPC, Minor Planet Center)는 이 혜성에 C/2019 Q4 (Borisov)라는 임시번호를 붙였으며 곧이어 외계에서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2I/Borisov로 변경했습니다. 두 번째 발견된 외계에서 방문한 천체로 외계 기원이 밝혀진 첫 혜성(interstellar comet)이라는 뜻입니다.


  
보리소프는 발견 직후 관측 자료가 부족해 한 때 근지구소행성으로 오인됐지만, 이후 자료가 축적돼 2019년 9월 11일 IAU는 이 천체가 혜성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뒤이어 작년 9월 24일에는 이게 외계에서 왔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참고로 근지구소행성(NEA, Near Earth Asteroid)이란 궤도 운동 중 태양까지의 최소거리(근일점 거리)가 1.3AU(약 1억 9천 5백만km) 보다 작아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분포하는 천체를 말합니다.

보리소프 혜성의 합성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보리소프 혜성의 합성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보리소프는 극단적인 쌍곡선 궤도를 따라 운동하며 궤도이심률이 3.36에 달합니다. 태양계에는 이처럼 궤도이심률이 큰 천체가 없는데요. 지금까지 발견된 쌍곡선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300개 넘는 혜성은 궤도 이심률이 1.05보다 작고, 오무아무아도 1.2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보리소프는 초속 32.2km로 태양계에 진입했는데요. 이처럼 빠른 속도는 외계 천체 외에는 가질 수 없습니다. 참고로, 지난 2012년 태양권을 벗어나 성간 공간에 진입한 보이저 1호는 비행 속도가 초속 16.9km였습니다.

  • 궤도이심률

원 궤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가를 나타내는 수치. 원의 이심률은 0이며, 타원은 0에서 1 사이, 포물선은 1, 쌍곡선은 1 이상이다. 이처럼 이심률 값이 극단적인 천체의 경우, 태양 중력에 속박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리소프 발견 직후, 혜성 본체에 해당하는 핵 주변을 둘러싼 기체, 즉 코마(coma)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핵의 크기를 정밀 측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현재 천문학자들이 추정하는 보리소프 혜성의 핵 크기는 0.7km에서 3.3km로 불확실성이 큽니다.

 

천문학자들의 관측에 따르면 이 혜성에서는 탄소와 산소, 시안가스 등이 검출됐으며 물이 직접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른 원자들과 분자들이 분출되는 것으로 미루어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이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이로부터 보리소프의 성분이 핼리혜성 같은 태양계 혜성들과 비슷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천문학자들의 관측에 따르면 보리소프가 방출하는 먼지는 초당 2kg, 물은 초당 60kg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혜성에서 물질이 분출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11월 21일과 12월 13일 사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도 관측했다

 

보리소프 혜성은 2019년 12월 8일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근일점을, 그로부터 20일 후인 12월 28일에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근지점을 통과했습니다. 보리소프 혜성은 촬영 당시, 지구로부터 약 2억 9천만km, 즉 지구-태양거리의 1.95배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 때 혜성의 밝기는 16.5 등급으로, 0등급별인 직녀성보다 약 400만배 만큼 어두웠습니다.  

보리소프 혜성의 합성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보리소프 혜성의 합성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2019년 12월 20일 16시 4분부터 17시 19분까지(한국시간 기준) 약 1시간 15분 동안 산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칠레관측소 망원경으로 보리소프 혜성을 촬영해 그 물리적 특성을 밝히기 위한 국제 공동관측에 참여했습니다.

 

  • 외계행성탐색시스템 KMTNet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5년 5월 사이에 칠레 소재 CTIO(Cerro Tololo Inter-American Observatory), 남아프리카공화국의 SAAO(South African Astronomical Observatory), 호주의 SSO(Siding Spring Observatory) 등 남반구 3개 관측소에 동일한 KMTNet(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 망원경 3대를 설치했습니다. 이들 3개 관측소는 경도 상으로 약 8시간 떨어져 칠레에서 관측이 끝날 즈음 호주에서 관측이 시작되고, 호주에서 관측이 끝나면 뒤이어 남아공에서 관측을 이어받습니다. 따라서 24시간 하늘을 감시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지상관측 네트워크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5년 말부터 외계행성 탐색 외에 초신성, 은하, 소행성, 혜성 관측 같은 다양한 연구 목적을 위해 KMTNet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KMTNet은 24시간 별이 지지 않는 남반구 관측 네트워크로 보름달 16개가 들어가는 넓은 하늘을 한 번에 촬영하는 카메라를 탑재해, 외계행성의 발견과 특성 연구는 물론, 소행성과 혜성 연구에도 최적화돼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천문연구원은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가 주관하는 보리소프 혜성 국제 공동 관측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원 측은 미국 로웰천문대와 같은 해외 연구 기관들과 자료를 공유합니다. 이 관측 캠페인에는 허블우주망원경(HST)과 NASA 화성탐사선 메이븐(MAVEN) 외에 외국의 아마추어 천문가들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보리소프 혜성의 등광도곡선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보리소프 혜성의 등광도곡선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학자들은 앞으로 세계 최대 광시야 탐사망원경이 될 베라루빈천문대(VRO) 8.4m 망원경을 이용해 오무아무아, 보리소프와 같은 외계 소행성과 혜성을 1년에 1개꼴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 베라루빈천문대(VRO)

 

지구위협소행성에서 암흑물질, 우주의 진화와 같은 연구 주제를 망라하는 구경 8.4m급 관측 시설이다. 오는 2022년 가동을 시작한다. VRO는 칠레 쎄로 파촌(Cerro Pachon)에 건설 중이며, 미국국립연구재단(NSF), 미국 대학천문학연구연합(AURA), 미국 에너지부(DOE), LSST 연합(LSSTC) 외에 여러 나라의 대학, 연구기관들이 건설과 운영에 참여한다.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에서도 VRO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VRO의 이전 이름은 거대광시야탐사망원경(LSST, 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계 천체들은 대부분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대체로 명왕성 궤도 밖에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일반적으로 혜성은 목성보다 먼 6천문 단위(약 9억km) 근방에서 코마와 꼬리가 나타나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 들어오는 외계 천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사람이 발견할 확률이 대단히 낮다고 추정합니다.

보리소프 혜성의 궤도. (2019년 12월 20일).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보리소프 혜성의 궤도(2019년 12월 20일).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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