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발작 위험 실시간 감시하는 뇌 센서
뇌전증 발작 위험 실시간 감시하는 뇌 센서
  • 함예솔
  • 승인 2020.02.14 08:20
  • 조회수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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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뇌전증 발작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뇌 센서가 개발됐습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를 이용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생쥐에서 포타슘이온의 농도 변화만 선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개발된 센서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뇌 신경세포 활성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뇌의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농도 변화를 감시할 수 있어 발작의 정확한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뇌전증 발작 위험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뇌 센서. 출처: AdobeStock
뇌전증 발작 위험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뇌 센서. 출처: AdobeStock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됐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은 뇌 여러 영역의 포타슘이온(K+) 농도 변화를 동시에 측정하는 고감도 나노 센서를 개발하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생쥐의 발작 정도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됐습니다.

 

뇌 신경세포 속 '포타슘(칼륨)' 이온 측정이 중요한 이유

 

3대 뇌질환으로 꼽히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불규칙한 흥분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흥분한 뇌 신경세포는 포타슘(칼륨)이온을 바깥으로 내보내며 이완합니다. 하지만 신경세포 내 포타슘이온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흥분 상태를 유지하면 뇌전증의 증상인 발작과 경련이 일어납니다.

포타슘이온 나노센서의 구조. 출처: IBS
포타슘이온 나노 센서의 구조. 출처: IBS

뇌전증을 비롯해 신경세포의 활성으로 인한 뇌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뇌 부위에서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를 추적‧관찰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경련은 전체 인구의 1%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빈도가 높지만 지금까지는 실시간으로 신경 세포의 변화를 포착하기 어려웠습니다. 신경 세포가 흥분할 때 세포막의 이온 통로를 통해 이동하는 여러 이온(포타슘, 소듐(Na), 칼슘(Ca)) 중 포타슘 이온의 농도 변화만 선택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포타슘 이온의 농도변화는 다른 이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더 측정이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우수한 선택도와 민감도를 가진 포타슘 센서를 개발하려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기존 기술로는 배양된 신경 세포, 뇌 절편, 마취상태의 동물 등 제한된 환경에서만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움직임이 뇌 신경세포의 활성에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관찰을 위해서는 자유롭게 이동하는 상태에서도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포타슘 이온의 농도 변화만 선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 센서

 

연구진은 나노 입자를 이용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생쥐에서 포타슘이온의 농도 변화만 선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우선 연구진은 포타슘이온과 결합하면 녹색 형광을 내는 염료를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구멍을 가진 실리카 나노 입자 안에 넣었습니다. 이 나노 입자 표면을 세포막에 있는 포타슘 채널과 유사한 구조를 가져 포타슘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얇은 막으로 코팅했습니다. 막을 통과한 포타슘 이온이 염료와 결합해 내는 형광의 세기를 토대로 포타슘 이온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포타슘이온을 통한 신경세포 활성 측정 과정. 출처: IBS
포타슘 이온을 통한 신경 세포 활성 측정 과정. 출처: IBS

이후 연구진은 움직이는 생쥐의 뇌 해마, 편도체, 대뇌피질에 나노센서를 주입한 뒤 해마에 전기적 자극을 가해 발작을 일으킨 뒤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부분발작이 일어나는 경우 자극이 시작된 뇌 해마에서 편도체, 대뇌피질 순으로 순차적으로 농도가 증가했습니다. 반면, 전신발작 때는 3개 부위 포타슘이온 농도가 동시에 증가하고 지속시간 역시 길어짐을 확인했습니다.

  • 부분발작(focal seizure)

손가락과 같은 신체의 세부적인 부분에서 경련이 일어나는 발작의 초기 단계

이번 연구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뇌 신경세포 활성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 뇌의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농도 변화를 감시할 수 있어 발작의 정확한 발병기전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노입자를 이용한 발작 정도 분석 결과. 출처: IBS
나노 입자를 이용한 발작 정도 분석 결과. 출처: IBS

포타슘 이온 농도는 뇌전증은 물론 알츠하이머병, 파킨슨 병 등 뇌질환의 발생을 감시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만큼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다양한 뇌신경 세포의 과도한 흥분으로 인해 발병하는 여러 뇌질환의 발병원인 규명 및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택환 단장. 출처: IBS
현택환 단장. 출처: IBS

 

 

 

 

현택환 단장은 "개발된 나노 센서를 이용하면 뇌전증에 의한 발작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 여러 영역의 포타슘이온 농도 변화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며 "향후 뇌전증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뇌질환들의 병리기전 규명과 진단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 Jiana Liu, Fangyuan Li et al., "A sensitive and specific nanosensor for monitoring extracellular potassium levels in the brain", Nature Nanotechnology(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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