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철(Fe)이 부족한 방선균이 더 다양한 항생물질을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방선균과 점액세균을 순수배양과 공생배양 시 방선균과 공생미생물 내외부의 철 이온의 양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공생배양 시 두 미생물간에 철 이온에 대한 경쟁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방선균이 철 이온 결핍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철 이온 부족 환경이 방선균의 항생제 생산을 유도한 것입니다.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 등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항생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나왔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 조병관 교수 연구팀과 한국기초과학연구원 장경순 박사 연구팀이 방선균과 토양미생물인 점액세균(M. xanthus)과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방선균의 항생물질 생산 다양성을 높일 실마리를 찾아냈습니다. 해당 연구는 <The ISME journal>에 게재됐습니다.
철 이온, 방선균의 항생물질 생산이 영향
흙이나 마른 풀 등에서 자라는 토양미생물, 방선균(放線菌)은 전세계 항생제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고마운 산업미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항암 또는 항생 효과를 내는 다양한 물질을 생산하지만 실험실 환경에서는 대부분 유용 물질의 생합성이 억제돼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방선균과 다른 미생물과의 공생을 통한 경쟁을 유도할 경우 생합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팀은 방선균을 점액세균과 함께 배양할 경우 항생물질 생산이 촉진되지만, 공생 배양에도 불구하고 철 이온을 충분히 공급한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한편, 방선균 단독배양 시에도 철 이온 공급을 줄이자 항생물질 생산이 촉진되는 것을 토대로 철 이온 농도가 방선균의 항생물질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현상이 철 이온을 두고 두 미생물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방선균이 경쟁자인 점액세균의 생장을 억제시키기 위해 항생물질 생산에 집중한 데 따른 것임을 알아냈습니다. 점액세균은 철 이온 흡착 자체에 집중하는 반면, 방선균은 철 이온을 흡착하면서 경쟁자도 제거할 수 있는 구조의 항생물질을 생산하는 전략을 취한 겁니다.
연구팀은 실제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8종의 방선균을 철 이온이 결핍된 배양 조건에서 배양하여 신규 이차대사산물을 포함한 총 21개의 항생물질 생산을 유도해 냈습니다. 방선균이 생산할 수 있는 이차대사산물 중 절반 이상이 아직 구조와 효과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기에 철 이온 농도조절을 통한 이차대사산물 생산을 유도한 이번 연구 결과가 더욱 의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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