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해 해빙이 빙하기 강화시켜
남극해 해빙이 빙하기 강화시켜
  • 함예솔
  • 승인 2020.02.23 23:55
  • 조회수 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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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남극해 해빙이 이산화탄소를 가둬 빙하기를 강화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최첨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8번의 빙하기-간빙기가 일어났던 지난 78만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해빙과 해양 순환 변동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할 수 있었습니다. 남극해 해빙이 기온 하락에 빠르게 반응해 온실가스를 심층에 가두는 식으로 빙하기를 증폭시켰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빙하기의 지구는 지금보다 6℃가량 더 추웠으며 북반구 대륙 일부가 최대 4㎞ 두께의 빙상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지구 남쪽 반대편 해빙으로 인해 이토록 춥고 거대한 빙상으로 이뤄진 '겨울왕국'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왔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단장이자 부산대학교 석학 교수인 악셀 팀머만 연구팀은 미국 하와이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남극해 해빙이 이산화탄소를 바다 깊은 곳에 가둬 초기 빙하기 온도하락을 가속시켰음을 규명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PNAS>에 게재됐습니다. 

빙하기는 지질학적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군요. 출처: fotolia
빙하기 왜 증폭됐을까. 출처: fotolia

탄소 저장고였던 남극해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280ppm)에 비해 빙하기 시대가 80~100ppm가량 낮았습니다. 빙하기 육지는 광활한 빙상으로 덮여 있어 지금처럼 식물이나 토양을 통해 탄소를 저장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빙하기 바다가 지금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빙하기 바다가 다량의 탄소를 머금게 된 과정에 남극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남극해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인 남극심층수가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또한 표층 바람에 의해 바다 표면으로 용승하는 유일한 해역이기 때문에 남극해 변동은 전 지구 바다의 심해층과 탄소량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기작에 의해 남극해가 여분의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남극심층수(Antarctic Bottom Water)

남극 대륙 주변 바다에서 만들어지는 해수로 밀도가 크고, 전 지구 바다의 심층을 채웁니다. 바다 심층은 대기가 보유하고 있는 탄소량의 약 60배에 달하는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습니다. 그 주요 원인은 전지구 대양에서 일어나는 생물 활동으로 인해 표층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만들어진 유기 탄소가 심층에서 분해되어 해수에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심층 해수 대부분이 남극해에서 용승되며 이와 동시에 심해의 탄소 일부가 남극해를 통해 대기로 방출됩니다.

78만 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했다

 

칼 스타인 연구위원. 출처: IBS
칼 스타인 연구위원. 출처: IBS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최첨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8번의 빙하기-간빙기가 일어났던 지난 78만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했습니다. IBS 기후물리 연구단 칼 스타인 연구위원은 "과거 한 시점만 분리해 분석하거나 남극해의 복잡한 역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정교한 역학 모델을 통해 해빙 영향의 발생 시기 및 규모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온이 하락해 해수가 얼어 해빙이 만들어지면 남겨진 바닷물은 굉장히 짠 염수가 됩니다.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은 밀도가 커 해저에 가라앉아 남극심층수를 형성합니다. 대기가 차가워질수록 해빙의 면적은 넓어지고 다량의 무거운 심층수가 생깁니다. 심층수는 용승하며 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만 빙하기엔 해빙이 바다 표층을 덮어 심층수가 얼음 밑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해빙이 이산화탄소 방출을 막는 마개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연구진은 빙하기 초기 남극해 해빙 증가로 인해 바다 심층수와 중층수의 밀도차가 증가하고, 두 수괴 사이의 혼합 즉, 탄소 교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참고로 수괴란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해수의모임을 말합니다. 혼합 작용의 감소로 인해 심해는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가두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0ppm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빙하기 중반부에는 해빙 면적과 두께가 최대에 다다르면서 용승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0ppm가량 추가로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간빙기와 빙하기 남극해 해빙 변동. 출처: IBS
간빙기와 빙하기 남극해 해빙 변동. 출처: IBS

이번 연구는 남극해 해빙이 기온 하락에 빠르게 반응해 온실가스를 심층에 가두는 식으로 빙하기를 증폭시켰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기온 하강-해빙 증가-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소-기온 추가 하강으로 이어지는 빙하기의 진행 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 것입니다.

악셀 팀머만 단장. 출처: IBS
악셀 팀머만 단장. 출처: IBS

 

 

 

악셀 팀머만 단장은 "초기 기온 하락, 대기 중 탄소 감소 등 빙하기를 촉발시킨 비밀을 완전히 풀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북반구 빙상 증가와 이에 따른 해수 내 염분 변동이 빙하기 초기 변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Karl Stein et al., "Timing and magnitude of Southern Ocean sea ice/carbon cycle feedbacks", PNAS(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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