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은 주로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Main-belt)에 위치한 태양계 작은 천체들(small Solar System bodies) 중에서 표면에 가스나 먼지와 같은 활동성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그 크기와 특성이 제각각이다. 구성 성분에 따라서는 석질(stony), 탄소질(carbonaceous), 철질(metallic) 소행성 등으로 나누어지고, 궤도 특성에 따라 소행성대 소행성, 근지구소행성¹, 지구위협소행성²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자전속도 또한 수초에 한 바퀴 도는 초고속자전소행성(super-fast rotator), 며칠 혹은 몇 달에 한 바퀴 자전하는 장주기소행성(slow rotator) 등 다양한 분포를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행성의 형상(shape)은 천차만별인데 태양계에 존재하는 수 많은 소행성들 중에서 똑같이 생긴 것은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슷하게 생긴 소행성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형성 원인을 갖는 등 소행성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분야 중에 하나이다.

출처: ESA, NASA, JAXA, RAS, JHUAPL, UMD, OSIRIS; Montage: Emily Lakdawalla (Planetary Society) & Ted Stryk
소행성의 형상에 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에서는 다음의 4가지 방법을 우선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탐사선을 활용한 현장(in-situ) 방문이다. 소행성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공전하는 궤도선(orbiter), 소행성을 일정한 거리에 두고 계속 추적하는 랑데부(rendezvous), 소행성을 접근 비행(fly-by)하며 촬영하는 방법 모두 이에 해당하는데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가장 정확하고 실제 소행성의 형상을 얻는 방법이지만 그 비용의 한계 때문에 현재까지 많은 수의 방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에 소행성 류구(Ryugu)에 방문하여 샘플을 수집한 후 지구에 귀환 중인 일본 우주항공 연구개발 기구(JAXA)의 하야부사2 임무와 소행성 벤누(Bennu)에 방문하여 궤도 운동을 하며 샘플 채취를 준비 중인 미항공우주국(NASA)의 오시리시-렉스(OSIRIS-REx) 임무가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의 레이다 관측을 통한 형상 모델 획득이다. 보통 지구에 0.1AU(Astronomical Unit, 지구-태양 사이의 거리로 약 1억 5천만km) 혹은 40LD(Lunar Distance, 지구-달 사이의 거리로 약 38만km) 이내로 접근하는 km급 소행성의 경우 직경 305m의 아레시보(Arecibo) 전파망원경이나 지름 70m 골드스톤(Goldstone)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레이다 신호처리를 통해 아래 그림과 같이 소행성의 형상을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은 꽤 정확한 소행성의 형상을 얻을 수 있지만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소행성의 경우에는 관측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몇몇 대형 전파망원경을 통해서만 그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관측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크기가 큰 소행성을 대형망원경을 통해 직접 촬영하는 방법이다. 소행성을 눈으로 혹은 1~2m 급 망원경으로 관측 하게 되면 아무리 크기가 큰 소행성이라도 별과 같은 모습의 점상(disk-integrated source)으로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지름이 100km 이상의 일부 크기가 큰 소행성대 소행성의 경우 10m급 대형망원경의 적응광학계(adaptive optics)³를 사용한다면 면적을 갖는 모습(disk-resolved source)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아래 그림은 유럽남천문대(ESO,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소속의 VLT(Very Large Telescope) 망원경으로 촬영한 소행성 헤베(Hebe)의 모습이다. 소행성 헤베의 지름은 약 180km로 알려져 있으며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크기가 큰 대형망원경이라도 크기가 작은 소행성의 경우에는 별과 같은 점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반드시 적응광학계 장비를 활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어서 레이다 관측과 마찬가지로 관측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소행성의 형상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네 번째 방법으로 소행성이 별 앞으로 지나가면서 별을 완전히 가리면서 생기는 현상(occultation, 엄폐)⁴을 이용하기도 한다. 쉽게 설명하면 소행성에 의해서 생기는 별의 그림자를 통해서 그 그림자를 만드는 소행성의 형상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소행성의 궤도와 별의 좌표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 지구의 어느 지점에서 언제 엄폐현상이 생길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즉 별빛이 완전히 가려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시간은 소행성의 크기에 비례하게 되는 것인데 이를 여러 곳에서 관측하면 소행성의 형상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래 그림은 2019년 5월 9일에 발생한 미국 서부와 중부를 가로지르는 소행성 헨리에타(Henrietta)의 엄폐현상이 생기는 그림자 경로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엄폐현상이 예측된 경로에 주변에 위치한 여러 대의 망원경의 관측결과를 모으면 아래 그림과 같이 소행성의 그림자 정보, 즉 형상에 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2011년 7월 19일에 발생한 소행성 안티오페(Antiope)의 엄폐현상을 나타낸 것인데, 모두 57개의 관측소에서 엄폐현상 관측을 시도하였고, 46개 관측소에서는 별빛이 완전히 사라졌지만 11개의 관측소에서는 엄폐현상이 관측되지 않았다. 엄폐현상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이는 소행성 안티오페가 쌍소행성(binary asteroid)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증거가 되기도 했다.

엄폐현상은 또한 소행성의 위성 혹은 고리의 존재를 밝혀내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만약 소행성에 의해 별빛이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이 생기기 직전 혹은 다시 나타난 직후에 별의 밝기가 일부 감소하는 현상이 생긴다면 이는 소행성 주변에 위성이나 고리가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된다. 아래 영상은 소행성 커리클로(Chariklo)에 의한 엄폐현상을 촬영한 것인데 별빛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과 직후에 일부 감소현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엄폐현상은 소행성을 직접 관측하는 것이 아니라 소행성에 의해서 가려지는 별을 관측하면 되기 때문에 밝은 별의 경우 소형 망원경으로도 촬영이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GPS를 동기화 하는 등 정확한 시각 정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엄폐현상이 발생하는 시간이 대게의 경우 수초 이내로 매우 짧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영상을 촬영하며 읽어내는 장비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가이아(Gaia) 우주망원경의 관측을 통해 보다 정밀한 별의 좌표가 제공됨에 따라 엄폐현상이 발생하는 정확한 위치와 장소를 예측5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소행성의 크기와 형상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소행성의 엄폐현상이 예측되는 경우 해당 소행성의 그림자 경로에 이동식 관측장비를 설치하여 엄폐현상을 촬영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글: 김명진(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이학 박사)
現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선임연구원
前 한국천문연구원 행성과학그룹 박사후연구원
##참고자료##
1) https://cneos.jpl.nasa.gov/about/basics.html
2) https://cneos.jpl.nasa.gov/about/neo_groups.html
3) https://www.eso.org/public/teles-instr/technology/adaptive_optics/
4) https://occultations.org/occultations/what-is-an-occultation/
5) http://www.asteroidocculta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