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행성이 지구에 가르쳐주는 것
다른 행성이 지구에 가르쳐주는 것
  • 함예솔
  • 승인 2020.04.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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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다른 행성 연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구'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먼 과거, 생명체와의 복잡한 관계, 우리 행성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의 알티플라노(Altiplano)에 있는 Quisquiro소금평지와 비슷한 풍경이 한때 화성의 게일 분화구에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출처: Maksym Bocharov/NASA
남아메리카의 알티플라노(Altiplano)에 있는 Quisquiro소금평지와 비슷한 풍경이 한때 화성의 게일 분화구에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출처: Maksym Bocharov/NASA

갈릴레오 이후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망원경을 통해 다른 행성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왔는데요. 최근에는 연구자들은 행성 탐사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부터 지구의 지표에서부터 심부까지 다양한 과정들을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탠포드대학교 지구 에너지 및 환경과학대학(Stanford Earth) 지질학과 조교수이자 행성 지질학자 Mathieu Lapôtre는 "우리는 지구 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만 다른 행성을 쳐다보는게 아니다"라며 "이는 우리 발 밑에 있는 행성에 대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전하는데요. 현재 망원경의 성능이 더 좋아지면서 외계 행성 연구는 점점 더 정교해졌습니다. 행성 탐사 미션에서는 새로운 데이터를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과학 전반에 걸쳐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Mathieu Lapôtre와 애리조나주립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라이스대학교, 스탠포드대학교, 예일대학교의 공동 저자들은 <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우리 태양계 안팎에 있는 다수의 다양한 행성들은 지구에 대한 근본적인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들은 향후 몇 년 안에 이러한 행성들을 연구하는 것은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합니다. 

 

화성에서 새롭게 발견된 퇴적 구조

화성의 게일 분화구의 언덕 꼭대기에서 바람에 의해 형성된 연흔은 지구의 고대 연흔과 사구를 만들어 낸 조건을 이해하기 위한 유사성을 제공한다. 출처: NASA/JPL-Caltech/MSSS
화성의 게일 분화구의 언덕 꼭대기에서 바람에 의해 형성된 연흔은 지구의 고대 연흔과 사구를 만들어 낸 조건을 이해하기 위한 유사성을 제공한다. 출처: NASA/JPL-Caltech/MSSS

2015년 NASA의 큐리오시티 로버가 화성의 사구 지역을 지날 때였습니다. 이곳에는 지구에서 보는 것과 같은 큰 모래 언덕과 수cm 크기의 작은 연흔(ripple)들이 있었습니다. 연흔은 퇴적물이 물 또는 바람 때문에 흔들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퇴적 구조인데요. 주로 물의 흐름이 약할 때 퇴적물이 소규모로 움직인 결과 만들어집니다. 

 

연흔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물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지는 흐름 연흔(current ripple)과 파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파도 연흔(wave ripple)이 있습니다. 그런데 화성에서 발견된 연흔에는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세번째 형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왜 이 모양이 화성에 존재하는지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이상한 패턴을 발견하고 과학자들은 그들의 모델을 수정했는데요. 연흔의 크기와 물의 밀도 또는 이를 만든 액체의 밀도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Lapôtre는 "화성의 환경을 위해 개발된 이 모델들을 이용하면 이제 지구의 오래된 바위를 보고 그 안의 연흔을 측정한 다음 암석이 형성됐을 때 물이 얼마나 차가웠는지, 또는 염분이 어느정도 됐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즉, 화성에서 관측한 연흔을 통해 과학자들은 지구 상 퇴적 과정의 물리학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던 건데요. 이 방법은 지구과학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Lapôtre는 "때로는 다른 행성을 탐사할 때 지질학적 과정에 대한 이해에 반하는 관찰을 하게 되고 그 관찰로 모델을 수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성을 거대한 실험장으로

금성과 지구는 크기가 매우 비슷해 쌍둥이 행성이란 별명이 붙었다.
금성과 지구는 크기가 매우 비슷해 쌍둥이 행성이란 별명이 붙었다.

다른 행성들은 우주에서 지구와 유사한 천체가 얼마나 빈번하게 존재하는지, 그리고 정확히 무엇이 지구를 다른 행성들과 다르게 만드는지 보여줍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스탠포드대학교 지구 에너지 및 환경과학대학(Stanford Earth) 지구물리학 교수이자 고지자기학 연구 센터의 Sonia Tikoo-Schantz는 "우리가 다른 행성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결과들을 연구하고 각 행성을 형성하는 변수들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과거에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금성과 지구에 대한 연구는 과학자들이 판구조론을 더 잘 이해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었을까요. Sonia Tikoo-Schantz는 "금성과 지구의 크기는 거의 비슷하고 아마도 상당히 비슷한 조건에서 형성됐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구에는 지각판이 움직이고 물이 풍부한 반면 금성 대부분은 단단하고 물이 없는 지표를 가지고 매우 건조한 대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Sonia Tikoo-Schantz는 "때때로 금성은 재앙적인 분열과 함께 전 지역이 재포장 된다"며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속적인 정상상태의 조구조적 환경을 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과학자들은 금성과 지구의 이러한 차이를 '물'로 설명할 수 있을것이라고 점점 더 확신하고 있는데요. Sonia Tikoo-Schantz는 "우리는 지각판의 섭입이 지구 내부로 물을 들어가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 물은 상부 맨틀에서 윤활제 역할을 돕고 대류가 일어나 판구조론이 작동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행성을 거대한 실험장으로 이용하는 접근방식은 지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답을 알려줍니다. Lapôtre는 "중력이 어떤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 싶다고 가정해보자"며 "지구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다른 행성으로 가면,  더 높거나 낮은 중력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화성과 지구의 차이는 자기장

 

고대 암석의 자성을 측정하는 연구는 지구의 자기장이 적어도 35억년 동안 활동해왔다는 걸 시사합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오늘날 지구자기장을 지속시킨다고 믿는 내핵의 냉각과 결정화는 15억년도 채 안되는 시점에서 시작됐습니다. 'new core paradox'라고 알려진 이 20억년 간의 격차는 어떻게 지구의 다이너모(dynamo)가 그렇게 일찍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과학자들이 머리를 쥐어짜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은 다른 행성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Lapôtre는 "가까운 이웃인 달, 화성, 금성 중에서 지구는 처음부터 계속 강해지고 오늘날까지 활동적으로 남아있는 자기장을 가진 유일한 행성"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항성과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는 목성 크기의 외계행성들은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따져본다면 더 작고 암석 투성이인 지구와 닮은 자기장을 가진 행성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할 겁니다. 이러한 발견은 지구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다이나모가 우주에서 시작되려면 특별한 상황을 필요로 하는 통계적으로 이례적이어야 하는 것인지 명확히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뜨거운 목성(hot Jupiter)' 외행성 시뮬레이션에서 자력선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시뮬레이션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행성 내부의 동역학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어떻게 자기장이 만들어졌는지 밝히는데 도움을 준다. 츨처: Tamara Rogers, Jess Vriesema, University of Arizona
'뜨거운 목성(hot Jupiter)' 외행성 시뮬레이션에서 자력선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시뮬레이션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행성 내부의 동역학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어떻게 자기장이 만들어졌는지 밝히는데 도움을 준다. 출처: Tamara Rogers, Jess Vriesema, University of Arizona

궁극적으로 지구 다이나모의 기원과 원동력에 관한 미스터리는 결국 무엇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조건을 만들어내고 유지할 수 있는가를 밝힐 단서가 될 겁니다. 지구의 자기장은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자기장이 없었다면 지구의 대기와 물은 모두 위험한 태양풍이 모두 벗겨버렸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Sonia Tikoo-Schantz는 "이것이 바로 화성이 지구에 비해 건조한 사막같은 환경인 이유"라며 "화성은 자기장이 사라진 이후 건조되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지구의 과거 모습은 어땠을까?

 

45억년 동안 존재했던 지구의 여러 시점에서, 지구의 모습은 지금처럼 블루마블(Blue Marble, 푸른구슬) 같은 외형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외계행성을 연구하는 스탠포드 대학교의 Laura Schaefer는 "우리는 지구와 같은 행성을 특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지점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언젠가는 그 행성들 중 하나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그 외계 생명체의 모습은 영화 속 E.T.보다는 박테리아에 더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Laura Schaefer는 "어디서든지 간에 생명체의 다른 예시를 보는 건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산소가 풍부해지기 전 수십 억년 동안 지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한 과정들을 통해 지구에는 갑작스럽게 생명체들이 출현했습니다.

 

Laura Schaefer는 "우리는 그 기간 동안 지구 표면에 존재했던 다른 환경의 정보들을 놓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구의 판구조 운동은 끊임없이 지표의 암석들을 순환하게 만들어 내부로 보냅니다. 해양에서는 물이 증발해 비로 내리고 강이나 개울로 흘러 암석의 광물과 지구화학적 성질을 변화시킵니다. 이렇게 지구의 역동적인 생명력은 생명체와 그 영향력에 대한 증거들을 보존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그런데 다른 행성들을 관찰하면 지구와 다르게 역동성이 없어 과거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거나 혹은 일부 행성들 중엔 고대 지구와 비슷한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지구의 과거 모습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아폴로 14호가 달에서 지구로 가져온 샘플. 출처: NASA/LPI/USRA/Bellucci et al.
아폴로 14호가 달에서 지구로 가져온 샘플. 출처: NASA/LPI/USRA/Bellucci et al.

예를 들어 2019년 과학자들은 아폴로 14호 우주비행사가 1971년 수집한 암석 샘플에서 수십 억년 전 지구에서 튕겨져 나간 것으로 보이는 광물을 발견하고 흥분했습니다. 달에는 판구조론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물에 의한 풍화도 없죠. 때문에 고대 지구의 물질을 잘 보존하고 있던 겁니다. 무려 수십 억년 동안 말이죠.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무려 41~40억년 전 원시 지구의 물질을 유추할 수 있게 된거죠. 

 

행성과학자들은 위 사례처럼 우주에서 고대 지구를 추정할 수 있는 타입캡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태양계와 그 너머 다른 세계에 대한 지속적인 탐사는 결국 생명체가 있는 행성의 통계표본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Laura Schaefer는 "오늘날 지구상에서와 같은 생명체 단게가 있진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행성과 생명체가 함께 진화했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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