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대왕오징어의 소통법
어둠 속, 대왕오징어의 소통법
  • 함예솔
  • 승인 2020.04.03 16:40
  • 조회수 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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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볼트오징어 무리가 몬테레이 만 수면 약 200m 아래에서 대형을 이루며 헤엄친다. 출처:  STANFORD EARTH/© 2010 MBARI 
훔볼트오징어 무리가 몬테레이 만 수면 약 200m 아래에서 대형을 이루며 헤엄친다. 출처: STANFORD EARTH/© 2010 MBARI 

태평양 수면 아래 약 450m 아래의 차가운 물 속에는 인간 크기 만한 인간 크기만한 대왕오징어 훔볼트 오징어(Humboldt squid) 수백마리가 무리지어 살아가는데요. 주로 손가락 크기만한 바늘치(lantern fish)를 먹고 살아갑니다. 이 포식자들은 먹이를 위해 서로 경쟁하지 않고 이례적일 정도로 정확히, 절대 충돌하지 않으며 움직입니다.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심해에서 홈볼트 오징어들은 어떻게 이렇게 질서를 잘 지킬 수 있는 걸까요? 

 

빛으로 의사소통하는 홈볼트오징어

 

스탠포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와 몬터레이만 해양연구소(Monterey Bay Aquarium Research Institute, MBARI)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이 오징어들이 시각적인 수단을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훔볼트 오징어들은 근육에 있는 빛을 낼 수 있는 장기를 사용해 미세하게 빛을 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피부에서 색소패턴을 변화시키는 백라이트(backlight)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서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이 변화된 패턴을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합니다. 이는 <PNAS>저널에 게재됐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인문과학대학의 대학원생이자 논문의 주요 저자인 Benjamin Burford는 "많은 오징어들이 상당히 얕은 물에서 살고 있고 이러한 빛을 내는 장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는 외양(대양의 수심 200m이상의 부분)에 서식할 수 있는 중요한 진화적 혁신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마도 그들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룹 행동을 용이하게 해야했고 이를 위해 빛을 내고 색소 패턴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합니다. 

 

심해 들여다보기 

 

훔볼트 오징어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연구원들이 직접 그들이 살고 있는 심해로 가야합니다. 훔볼트 오징어를 잡아다 놓고 연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이에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이자 MBARI의 Bruce Robison는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원격무인잠수정(ROV)를 이용해 훔볼트 오징어의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원격무인잠수정(ROV)은 오징어의 피부 패턴을 기록할 순 있었지만 촬영을 위해 필요한 카메라의 조명이 너무 밝아서 그들의 은은한 빛을 기록할 순 없었습니다. 이에 연구원들은 훔볼트 오징어가 피부에서 색소패턴을 변화시키는 백라이트(backlight)를 만들수 있다는 가설에 대해서는 직접 테스트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연구원들은 포획된 훔볼트 오징어의 해부학 연구에서 이 가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홈볼트오징어는 몬테레이 만의 수면 300m 아래에서 작동하는 ROV의 불빛에 자신의 색을 보여준다. 출처:  STANFORD EARTH/© 2010 MBARI 
훔볼트오징어는 몬테레이 만의 수면 300m 아래에서 작동하는 ROV의 불빛에 자신의 색을 보여준다. 출처: STANFORD EARTH/© 2010 MBARI 

연구진은 ROV 영상을 이용해 먹이를 먹었을 때와 먹지 않았을 때 각 오징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분석했는데요. 연구진은 또한 이러한 행동들이 인접한 주변의 다른 오징어 수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사람들도 친구와 이야기할 때와 많은 관중들과 대화를 할 때 다르게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죠. 분석 결과 ROV 영상의 화면에서 오징어의 색소 패턴은 특정한 맥락과 관련있는 듯 보였습니다. 

 

일부 패턴은 오징어가 '저기 있는 저 물고기는 내꺼야'와 같은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암시할 정도로 충분히 상세했습니다. 또한 오징어가 알파벳 문자처럼, 다른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다시 결합이 가능한 별개의 단위로 분해될 수 있다는 증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연구원들은 오징어의 커뮤니케이션이 인간과 같은 언어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결론짓기엔 시기상조라고 강조합니다. Benjamin Burford는 "지금 현재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아마도 심해에서 서로신호를 보내고 있는 오징어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정보에 대해 말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는 누가 알겠는가?”라고 전합니다. 

 

이 오징어들은 희미한 빛을 잘 볼수 있지만 아마도 시력은 그렇게 선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연구원들은 빛을 내는 장기가 오징어의 피부 패턴에 대조를 강화시켜 오징어의 시각적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해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이에 연구원들은 빛을 내는 장기가 훔볼트 오징어 내부에 어디있는지 위치를 매핑해 생물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상세한 피부 패턴과 비교함으로써 이 가설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원들은 빛을 내는 장기가 가장 빽빽하게 채워진 부분은 오징어의 눈 사이 작은 부분과 그들의 지느러미의 얇은 가장자리와 같은 복잡한 패턴이 발생하는 곳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오징어를 촬영한 이후 ROV 기술팀은 다음 번 훔볼트 오징어를 관찰할 때 그들의 백라이트 가설을 직접 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Burford는 또한 연구팀이 실제 오징어를 관측하기에 앞서 가상의 오징어를 만들어 사이버 오징어 패턴과 움직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자 합니다. 이렇게 연구원들은 심해에서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싶어합니다. Burford는 "우리는 가끔 오징어를 지구 밖에 사는 말도 안되는 생명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집단으로 살고 사교적이며 서로 이야기한다"고 말합니다. 덧붙여 "오징어의 행동과 심해의 다른 거주자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건 생경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 배우는데 중요하며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전략에 대해 알려준다"고 전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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