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기지 만들 때 '소변'도 갖다 쓰나
달에 기지 만들 때 '소변'도 갖다 쓰나
  • 함예솔
  • 승인 2020.04.21 23:55
  • 조회수 4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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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국가들과 민간 기업이 향후 수년 내에 달 표면에 기지를 세우는 임무를 추진 중입니다. 문제는 달 기지 건설을 위해 건축 자재를 지구로부터 운반하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것이죠. 이에 항공우주국에서는 달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 물질을 이용해 건물을 짓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Cleaner Productio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우주비행사들이 자신의 소변을 이용해 만든 달 기지에서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연구원들은 인간의 소변에서 발견되는 질소 화합물인 '요소'가 달에 건물을 짓는 콘크리트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미래 달 기지 모습? 출처: ESA
미래 달 기지 모습? 출처: ESA

'요소' 왜 중요한가

 

달의 표면은 지구의 표면에 비해 훨씬 더 가혹한데요. 달의 온도는 낮에는 120℃까지 오르지만 밤에는 -130℃까지 떨어집니다. 따라서 달 기지를 건설할 건축자재는 단열이 잘되면서도 기온 변동에 특히 강해야 합니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쏟아지는 방사능과 이따금씩 일어나는 운석 충돌까지 이어집니다. 지구에는 매일 약 44,000kg의 운석 물질이 떨어진다고 하는데요. 달에는 심지어 이 물질들을 연소시킬 대기도 없으니 운석 폭격은 훨씬 가혹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달 표면에 거주해야 하는 우주비행사들은 훨씬 더 극심한 환경에 견뎌야하므로 이들을 보호해줄 건축 자재가 필요합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현재 3D프린트를 이용해 달 기지를 건설하려고 고려 중이기 때문에 건축 자재를 운반하는 데 필요한 무게 뿐 아니라 3D 프린트가 가능한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달의 먼지를 이용해 벽돌로? 출처: ESA
달의 먼지를 이용해 벽돌로? 출처: ESA

이번 연구에서는 노르웨이,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의 연구원들이 유럽우주국(ESA)와 협력해 인간의 소변에서 나온 요소를 가소제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주비행사의 소변에서 나온 요소가 콘크리트에 가소성을 부여해 잘 부러지지 않고 더 유연하게 만들어 더 단단한 건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가소제는 콘크리트, 플라스틱와 같은 고분자에 배합돼 분자간 힘을 약화하고 탄성률과 유연성을 부여하는데요. 용융 점도를 저하시켜 수지의 가공성을 향상하기 위해 사용되는 첨가제를 말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달에서 사용될 지오폴리머(geopolymer) 콘크리트는 달의 지표에 있는 '레골리스(regolith)'라고 불리는 먼지와 달 일부 지역에 있는 얼음에서 채취한 물을 사용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연구로 달 기지에 거주하는 우주비행사의 소변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참고로 소변의 주된 두 성분은 물과 요소인데요. 요소 분자는 수소 결합을 깨뜨리게 도와주고 따라서 수분을 함유한 혼합물의 점성을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참고로 지오폴리머 콘크리트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발생시키는 포틀랜드 시멘트에 대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오게 된 대체재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레골리스와 유사한 물질과 요소를 가소제로 이용해 얼마 만큼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실험했는데요. 80℃까지 가열한 후 내열성도 확인해보았습니다. 또한 달 표면에서 일어나는 극한 온도 주기를 반복적으로 재현했는데요. 동결과 융해를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요소를 가소제로 사용했던 샘플이 무거운 무게를 지탱하면서도 안정성과 형태를 잘 유지했습니다. 또한 이 혼합물은 3D프린팅 재료와도 함께 잘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소변에서 어떻게 요소를 추출할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덜 이뤄졌습니다. 왜냐하면 지오폴리머 콘크리트를 형성하는 데 다른 요소들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변 속의 물은 달에서 얻을 수 있는 다른 물질들과 혼합물로 사용될 수도 복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NASA에서는 곰팡이를 이용해 건물을 지을 방법을 고안해내더니, ESA와 유럽 연구진은 우주비행사의 소변을 이용했네요. 향후 달에 건설될 기지의 모습이 더 궁금해집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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