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포착하는 기법이 등장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위치를 정확히 규명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향후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3차원 원자위치 분석 연구는 단백질과 같은 생체분자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단백질 구조분석을 통한 신약 개발 및 생명 현상의 신비 규명 등 생물 의학 분야에도 응용될 전망입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박정원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호주 모나쉬대학교,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와 함께 0.02nm까지 관찰할 수 있는 분석 기법을 개발해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포착해냈습니다. 연구진은 액상 투과전자현미경(liquid cell TEM)을 이용해 가장 작은 원소인 수소보다 1/6 작은 수준의 정확도로 나노입자를 관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Science>의 4월 3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습니다.
- 액상 투과전자현미경(TEM)
나노입자가 존재하는 환경인 액체에서 전자를 이용해 이미지를 얻는 방법으로 나노입자의 구조 및 변화를 관찰(나노미터 해상도)합니다.
- 액체 셀(Liquid Cell)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액체 시료를 측정하기 위해 특별하게 제작된 매우 작은 용기입니다. 극미량의 액체를 담고 밀봉해 고진공에서도 액체의 증발을 막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주로 질화규소나 그래핀이 액체 셀의 재료로 사용됩니다.
나노입자 3차원 배열 관찰하려면?!
고성능의 나노소재를 설계‧합성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노입자의 원자 배열이 미세하게 바뀌면 촉매의 활성이 저하되거나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가 바뀌는 등 물성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나노입자의 전체적 형상만 관찰할 뿐, 원자 배열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가 녹아있는 극미량의 용액을 담을 수 있는 특수용기인 액체 셀(Liquid Cell)을 자체 개발한 뒤, 액상 투과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입자를 관찰했습니다.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은 용액 내에서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관찰하며 초당 400장의 이미지를 촬영합니다. 이후 연구진은 개별 나노입자의 위치를 추적하며, 촬영된 수천 장의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으로 처리하여 정밀한 입체구조를 얻었습니다.
이를 통해 용액 상에서 합성된 백금(Pt)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배열을 관찰했습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나노입자라 하더라도 원자 수준에서는 배열 등 구조가 제각각 다름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로 나노소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결정하는 표면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표면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촉매의 성능 개선,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 향상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병효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활용하면 추측만 해오던 나노입자의 정밀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고, 다양한 나노입자의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으로 물질의 성질을 예측하고 합성하는 것이 미래 소재 개발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촉매, 디스플레이, 신약 개발 등 광범위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나노재료의 설계 및 합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 김병효 et al., " Critical differences in 3D atomic structure of individual ligand -protected nanocrystals in solution", Scien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