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남극은 따뜻했다
과거 남극은 따뜻했다
  • 함예솔
  • 승인 2020.04.07 08:00
  • 조회수 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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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평균 기온 영하 49도로 지구상 가장 추운 대륙인 남극이 한 때 숲이 우거진 곳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공룡도 살았고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는 땅이었습니다. <Nature>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남극은 생각보다 훨씬 더 따뜻했다고 합니다. 

과거 남극 모습. 출처: Alfred-Wegener-Institut/James McKay
과거 남극 모습. 출처: Alfred-Wegener-Institut/James McKay

더 따뜻했고, CO2 농도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독일 헬름홈츠 극지해양연구센터의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lfred Wegener Institute Helmholtz Centre)와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국제 연구팀이 수행했는데요. 연구팀은 남극 근처에서 9천만년 전의 열대 우림의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남극에서 900km 이내의 지역에서 백악기 시대의 산림 토양을 발견한 건데요. 이 곳에 보존돼 있는 뿌리, 꽃가루, 포자 등을 분석했습니다. 

Tina van de Flierdt 교수와 Johann Clages 박사는 고대 토양 표본을 연구하고 있다. 출처: T. Ronge, Alfred-Wegener-Institut
Tina van de Flierdt 교수와 Johann Clages 박사는 고대 토양 표본을 연구하고 있다. 출처: T. Ronge, Alfred-Wegener-Institut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지구과학공학부의 Tina van de Flierdt 교수는 "9천만년 된 숲이 보존돼 있는 건 이례적"이라며 "이보다 더 놀라운 건 이 숲이 보여주는 세계"라고 말합니다. 이에 더해 "몇 달 동안 어둠 속에서도 늪이 많은 온대 우림은 남극 가까이까지 자랄 수 있었다"며 "우리 예상보다 훨씬 따뜻한 기후였을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참고로 남극은 1년에 해가 한 번만 뜨고 지기 때문에 여름, 겨울이 낮과 밤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로 태양을 공전하기 때문인데요. 남반구의 겨울일 때 남극점은 항상 태양 반대에 있어 24시간 내내 어두운 밤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수치가 약 1억 1천 5백만~8천만년 전인 백악기 중기 동안 이전에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높다는 사실을 발견해냈습니다. 

 

남극의 남쪽 환경은?

9천 만년 전 세계. 출처: J.P. Klages, Alfred-Wegener-Institut
9천 만년 전 세계. 출처: J.P. Klages, Alfred-Wegener-Institut

백악기 중반은 공룡의 전성기로 열대지방의 온도가 섭씨 35도, 해수면이 지금보다 170m나 높았는데요. 지난 1억 4천만년 동안 가장 따뜻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시기 남극의 남쪽 환경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연구원들은 이 지역에서 오늘날 뉴질랜드에서 발견되는 것과 비슷한 온대 우림의 증거를 발견한 것이죠. 4개월 간 밤이 이어지는 남극의 겨울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는 즉, 매년 3분의 1 가량은 생명체에 필수적인 햇빛이 전혀 없었다는 의미죠. 

 

숲의 존재는 이 곳의 평균기온이 12도 정도였고 당시 남극에는 빙모(ice cap)가 없었다는 걸 암시합니다. 남극의 숲에 대한 증거는 파인 남극의 아일랜드(Pine Island)와 서남극의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s) 근처의 해저를 뚫어 획득한 코어의 침전물에서 나왔는데요. 원래 육상 기원의 퇴적물 코어에서 유난히 색이 이상한 한 섹션에 연구원들의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연구중. 출처: T. Ronge, Alfred-Wegener-Institut
연구 중. 출처: T. Ronge, Alfred-Wegener-Institut

연구진은 CT 스캐너를 이용해 코어의 이 섹션을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개별 세포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된 화석화된 뿌리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발견했습니다. 이 표본은 또한 남극의 고위도에서 이제까지 발견된 최초의 꽃 식물을 포함해 식물에서 나온 수 많은 꽃가루와 포자의 흔적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보존된 숲의 환경을 재구성하기 위해 연구팀은 식물의 현대 후손이 살고 있는 기후 조건을 평가하고 표본 내의 온도와 강수량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연간 평균 기온이 12℃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오늘날 독일의 평균 기온보다 약 2℃ 더 따뜻했습니다. 여름의 평균 기온은 19℃로 강과 늪의 수온은 최고 20℃에 달했으며 서남극의 강우량과 강우 강도는 오늘날 웨일즈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연구자들은 9천만년 전 남극 대륙이 빽뺵한 초목으로 뒤덮여 있었고 남극대륙을 가득 뒤덮고 있는 대륙빙하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훨씬 더 높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특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전에 추정했던 백악기 때의 수치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이전에 수행했던 백악기의 전지구적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략 1000ppm이었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의 모델 기반 실험에서는 남극의 평균 온도에 도달하려면 1120~1680ppm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필요했습니다. 

 

남극에 대한 과학자들의 탐사가 활발해지면서 남극의 과거 모습도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극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남극연재>기사를 참고해주세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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