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어 무어(More Moore)' 초미세 반도체 전극
'모어 무어(More Moore)' 초미세 반도체 전극
  • 함예솔
  • 승인 2020.05.14 20:50
  • 조회수 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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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고성능 초미세 반도체의 소자 구현에 걸림돌이던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을 4인치(inch) 직경의 실리콘 기판에 원하는 형태로 합성(patterning)하는 연구가 등장했습니다. 새로운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은 원자 층 수준 두께로 얇아 그래핀 등 박막 반도체 소재에 적용돼 반도체 소자 미세화를 앞당길 전망입니다.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깨진 뒤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 연구가 활발합니다. 실리콘이 아닌 다른 물질을 써서 더 작고 성능이 좋은 반도체를 개발하려는 시도인 '모어 무어(More Moore)'인데요.  

면적 2차원 전이금속 텔루륨화 화합물 성장과 이를 이용한 반도체 성능 제어. 출처: UNIST
면적 2차원 전이금속 텔루륨화 화합물 성장과 이를 이용한 반도체 성능 제어. 출처: UNIST

UNIST 신소재공학부의 권순용 교수팀은 '고성능 초미세 반도체'의 소자 구현에 걸림돌이던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을 4인치(inch) 직경의 실리콘 기판에 원하는 형태로 합성(patterning) 해냈습니다. 반도체 칩(Chip)의 성능을 높이려면 칩을 구성하는 개별 소자를 아주 작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존 실리콘 소자의 소형화・집적화에는 한계가 있어 그래핀(Graphene)처럼 얇은 물질을 활용한 모어 무어(More Moore) 반도체 소자 개발이 중요해졌습니다. 새로운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은 원자 층 수준 두께로 얇아 그래핀 등 박막 반도체 소재에 적용돼 ‘반도체 소자 미세화’를 앞당길 전망입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됐습니다. 

  •  모어 무어(More Moore) 반도체 

상용화된 반도체 소자를 구성하는 실리콘 반도체 대신 그래핀과 같은 새로운 2차원 소재를 이용해 소자 집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뜻합니다. 소자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회로 선폭을 좁히다 보면 '터널링 효과(tunneling effect)'가 발생합니다.

 

나노미터(㎚, 10억 분의 1m)의 세계는 고전물리학이 아닌 양자역학이라는 법칙으로 움직이며 전자 물질을 뚫고 통과하는 '터널링 효과(tunneling effect)'는 고밀도 집적회로를 개발하는 데에 큰 장애물입니다. 이에 5㎚ 또는 그 이하의 회로 선폭을 가지는 칩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게 됐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실리콘이 아닌 새로운 반도체 재료로 칩 만들자는 모어 무어(More Moore)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대표적인 후보 재료로는 그래핀과 같은 2차원 신소재를 들 수 있습니다.

초미세 반도체 소자 구현 위해서는 2차원 전극 물질도 새로 필요

 

반도체 소자는 '전자가 원하는 때에 특정한 위치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제대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칩 하나에 더 많은 소자를 넣겠다고 개별 소자를 작게 만들면 전자가 원치 않는 데로 흐르는 현상(터널링 효과)이 발생합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매우 얇은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사용하려는 논의가 있지만, 이에 걸맞은 전극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소자에는 금속이나 절연체 등도 함께 들어가는데 반도체 물질만 바꾸면 높은 '에너지 장벽(쇼트키 베리어)'이 나타나 전자 이동이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고성능 초미세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2차원 전극 물질도 새로 합성해야 합니다.

  • 쇼트기 장벽(Schottky barrier)

물리적 성질이 다른 반도체와 금속을 접합했을 때 나타납니다. 2차원 반도체 물질에 3차원 금속을 접합 할 경우 접합면에 결함이 많아지고 에너지 장벽이 높아집니다.

권순용 교수팀은 초미세 반도체의 전극 물질로 활용할 수 있는 '2차원 텔루륨화 화합물(Transition Metal Ditelluride)'을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텔루륨화 화합물은 2차원 반도체 소자에 적용 가능한 전극 물질로 알려졌지만 텔루륨(Te) 자체가 불안정한 물질이라 화합물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금속합금 원료에서 증발한 텔루륨 기체를 가두는 공법'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대면적 기판 위에 합성된 2차원 전이금속 텔루륨화 화합물을 묘사한 모식도. 출처:UNIST
대면적 기판 위에 합성된 2차원 전이금속 텔루륨화 화합물을 묘사한 모식도. 출처:UNIST

제1저자인 송승욱 UN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구리(Cu)나 니켈(Ni) 같은 특정 금속에 텔루륨을 적당량 첨가하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액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런 액체에서 방출되는 텔루륨 원자들을 가두어 반응시키는 성장 기법을 써서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을 대면적으로 합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롭게 합성된 2차원 전극 물질은 합성 중 결함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기계적으로 떼어낸 2차원 물질과 견줘도 좋을 정도로 우수한 물리적·전기적 물성을 나타냈습니다. 또 전체 공정이 500℃ 미만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몇 분 만에 진행돼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2차원 전극 위에 2차원 반도체 올려봤다

 

연구팀은 새로운 2차원 전극 위에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을 올리는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금속과 반도체 경계면의 에너지 장벽(쇼트키 배리어)이 이론치에 가깝게 아주 낮았고, 그만큼 전자 이동이 쉬워졌습니다. 기존 반도체 제작 과정에서는 이온을 주입해 에너지 장벽을 넘는 전자수를 늘렸는데 이 방법은 소자가 작아지면서 회로 선폭이 줄어들어 적용하기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전극 물질은 이러한 공정없이 반도체 접합 면에서 전자 이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겁니다.

 

권순용 교수는 "새로 합성한 금속 전극과 반도체 접합의 결함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이상적인 '쇼트키-모트 법칙(Schottky-Mott condition)'을 따르게 된다"며 "특히 상용 금속 배선 기술로는 구현하기 힘들다고 알려진 에너지 장벽(쇼트키 베리어) 제어가 가능해 추가연구를 통해 N형과 P형 양쪽성을 가진 차세대 반도체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 쇼트키-모트 법칙(Schottky-Mott condition)

금속과 반도체 물질이 접하면 생기는 에너지 장벽인 쇼트키 장벽(Schottky barrier)의 크기를 결정하는 이론입니다. 실제 쇼트키 장벽이 이론값을 따라가면 소자의 성능이 예측가능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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