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수중 속 나노 독성 입자 잡는 '유전영동 집게'
대기·수중 속 나노 독성 입자 잡는 '유전영동 집게'
  • 함예솔
  • 승인 2020.06.24 16:50
  • 조회수 2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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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독성입자 잡는다

 

인체 내 독성과 지구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원천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입자들을 실시간 선별·정제·농축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특히 환경 독성 입자는 물론 바이러스 제거와 치매 단백질, 암 진단 마커 등의 검지 기술로도 응용 가능성이 커 더욱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형광색로 보이는 물질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출처: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형광색로 보이는 물질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산호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출처: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유용상 박사팀은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이신두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머리카락 1/1000 굵기인 20 나노미터(nm) 수준의 유체(fluid) 내 초미세 부유 입자를 효율적으로 포획하는 '나노갭 전극'을 개발했습니다. 나노갭 전극은 두 개의 전극 사이의 간격이 나노미터인 전극을 말하는데요. 

 

연구진은 또한 해당 전극을 이용해 최근 신약개발 및 암 진단 신규 마커로 주목받고 있는  포밖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엑소좀)와 치매 단백질(Beta-amyloid)의 선별농축과 위치제어 실험에도 성공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 세포밖 소포체

엑소좀이라고 불리우며 세포에서 배출된 단일막으로 이뤄진 납작한 주머니 모양의 세포분리체입니다.

  • 베타-아밀로이드

치매가 걸린 환자의 뇌세포에 주로 발견되는 치매유발 대표 단백질입니다.

나노갭 전극 싸게, 대면적화 가능해졌다

 

세계 학계는 그간 나노 단위의 입자를 손상 없이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201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광 집게(optical tweezers) 기술이 대표적인데요. 하지만 낱개 수준의 이동과 측정을 넘어 산업계의 숙원인 상용화는 더뎠습니다. 100nm 이하 입자를 포집·선별·정제·농축하는 메커니즘을 일반적인 대기 및 물 환경에서 대면적·대용량화하는 데 기술적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KIST-서울대 공동연구진은 센티미터(cm) 단위의 입자 농축과 정제 실험을 통해 '유전영동 집게'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나노갭 전극의 대면적화에 성공했습니다. 유전영동(dielectrophoresis)이란 1초에 수백~수천 번 진동하는 파장을 두 개의 전극에 인가해 전극 주변부에 불균일한 전기장을 형성, 이를 통해 전기장 주변의 입자를 전극부로 끌어모으거나 밀어내는 기술입니다.

KIST-SNU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수직 나노갭 전극의 나노 입자 제어기술의 모식도. 출처: KIST
KIST-SNU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수직 나노갭 전극의 나노 입자 제어기술의 모식도. 출처: KIST

연구팀은 고가의 장비 대신 보편적인 반도체 공정을 이용하는 기술을 찾기 위해 다양한 전극 구조를 실험하던 중, 수직 배열의 비대칭 전극이 기존의 수평 배열보다 10배 이상 더 큰 유전영동 힘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에 따라 나노갭 전극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대면적화와 비용 절감이 동시에 가능해졌습니다. 기존의 수평 배열 전극 제작 방식은 손톱 크기 나노갭 구현에 최소 수십 만 원이 소요됐습니다. 반면 새로운 유전영동 기술을 이용하면 최대 5천 원으로 LP 레코드판 크기의 나노갭 전극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수직 배열의 나노갭 전극 원천 기술은 대면적화와 전극 형태의 다양화, 제작 단가의 획기적 절감과 함께 다양한 응용 가능성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공기 또는 물 필터에 활용될 경우 건전지 정도의 저전압으로도 미세먼지, 나노 플라스틱, 바이러스, 세균, 박테리아 등 다양한 미세 부유 입자의 실시간 검출과 제거를 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유의상 박사. 출처: KIST
유의상 박사. 출처: KIST

 

 

 

 

본 연구의 제1저자인 KIST 유의상 박사는 "이번 성과는 향후 종류나 환경에 상관없는 나노 크기 입자의 선별 정제 기술로 응용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유용상 박사. 출처: KIST
유용상 박사. 출처: KIST

 

 

 

 

연구책임자인 KIST 유용상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전반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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