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염증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 나경세
  • 승인 2020.07.0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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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부른다. 우울증과 감기는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또 잘 치료받고 관리하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우울증과 감기는 실제로 비슷한 생물학적 기전을 공유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염증(inflammation)이다. 

 

염증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염증반응이 시의적절하게 나타나야 우리 몸의 조직과 기관이 더 잘 기능할 수 있다. 2013년 1월 <사이언스>에 ‘염증의 음양(陰陽)’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1 음과 양의 조화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염증은 그 자체로 없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염증의 균형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병이 생기는데, 흔히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날 때 두드러진다.

뇌 때문에 당뇨에 걸린다고...? 출처: pixabay
염증은 어떻게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 출처: pixabay

염증의 라틴어 어원은 ‘inflammare’로, 이는 불타다(set on fire)를 의미한다. 흔히 염증이라고 하면 상처 부위가 빨갛게 붓고, 통증이 느껴지고, 열이 나는 상태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것은 급성 염증반응의 흔한 임상 양상이다. 하지만 언뜻 겉보기에는 쉽게 눈치채기 힘든 방식으로 작용하는 염증반응도 있다. 대부분의 만성 염증반응이 여기에 속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 신체질환들은 물론, 우울증 같은 주요 정신질환들도 이러한 만성 염증반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에드워드 불모어는 염증과 우울증의 관계를 다룬 책 <염증에 걸린 마음>에서 염증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다. “우울증 약이 듣지 않는다면, 염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그의 설명은 일반 대중에게 우울증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책 '염증의 걸린 마음'의 저자 에드워드 불모어 교수. 출처: Judith Weik
책 '염증의 걸린 마음'의 저자 에드워드 불모어 교수. 출처: Judith Weik

그렇다면 염증은 어떻게 우리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이토카인(cytokine)과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이해해야 한다. 과거에 뇌는 염증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일명 면역특권지역(immune privileged area)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은 염증 촉진성(pro-inflammatory) 사이토카인의 작용을 통해 뇌 안에서도 얼마든지 염증반응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2

 

뇌 안의 염증반응을 흔히 신경 염증(neuroinflammation)이라 부른다. 몸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염증 반응과 달리, 신경 염증은 뇌세포의 생성과 복구, 뇌가소성(neuroplasticity)을 증진시키는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미세아교세포를 중심으로 하는 신경아교세포(glial cell)들은 서로 협력하며 뇌의 상태에 따라 뇌 안의 염증반응 수준을 조절한다. 미세아교세포는 우리 몸에 있는 대식세포(macrophage)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실제로 미세아교세포와 대식세포는 발생학적 기원이 동일하다.3 대식세포가 신경계에 남아 분화된 것이 미세아교세포의 기원이다. 미세아교세포는 평상시에는 주변의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감시하며 적재적소에서 염증 촉진성 혹은 염증 억제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다양한 급·만성 질환들은 우리 몸과 뇌의 사이의 관문 역할을 하는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헐겁게 만든다. 바로 이 틈을 통해서 인터류킨 6(Interleukin-6), 종양괴사인자 α(tumor necrosis factor-α, TNF-α) 같은 대표적인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이 뇌에 들어와 가장 먼저 미세아교세포를 자극한다. 염증 반응을 쏟아내도록 자극받은 미세아교세포는 지나치게 많은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며 이들의 작용을 강화한다.2 이렇게 되면 신경 염증은 더 이상 평상시처럼 뇌 활동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작용을 하지 않고, 오히려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즉, 염증 반응이 지나쳐서 독이 되는 것이다. 

독일 신경생리학자 프라이스는 뇌파의 진동으로 의식을 설명하려 했습니다. 출처: pixabay
뇌 속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출처: pixabay

사이토카인과 미세아교세포가 서로의 작용을 증폭시키면서 뇌 안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그 결과 적절한 염증 반응을 통해서 더 많이 성장하고 분화할 수 있었던 뉴런들이 다 자라기도 전에 시들어 죽어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이를 신경 퇴행이라고 한다. 과도한 염증 반응이 나타날 때 뇌의 감정과 생각을 담당하는 핵심 영역인 해마가 손상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비교적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렇게 뇌세포가 손상되는 상황에서는 뇌 내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우울,2,4 불안,5 인지기능 저하6 같은 주요 정신 증상들이 나타난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서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의 혈중 농도가 높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7

 

염증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부터 우리 뇌에 영향을 미친다.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early life adversity)과 주산기 감염(perinatal infection)의 영향이 그 대표적인 근거다.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은 정신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 심한 꾸중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속상하기도 하고, 반성도 하며, 때로는 우울함에 빠지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어서 그런 일시적인 속상함과 우울함은 곧잘 털어버리거나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양분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은 그런 수준이 아닌, 아동 학대와 방치에 준하는 경험을 의미한다. 아동 학대와 방치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심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그 폐해는 단지 학대를 당하는 순간에 그치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 학대를 당하면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미세아교세포가 자극을 받아 과도하게 활동하는데, 결과적으로 적절한 자극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발달해야 할 뇌가 조기에 성장이 멈추거나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뇌 구조와 기능이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가 되어서 어른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쉽게 감당하고 대처할 수 있는 스트레스에도 쉽게 무너지며 우울증에 빠진다.8

어른들을 다 거짓말쟁이야... 출처: AdobeStock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 심한 꾸중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출처: AdobeStock

주산기 감염은 사이토카인과 염증 반응이 정신질환에 미치는 영향의 근거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만큼이나 널리 알려져 있는 학설이다. 겨울에 태어난 아이들은 조현병을 비롯한 여러 정신질환의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오래전부터 보고되었다. 연구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시행한 결과, 임신부가 독감 같은 감염을 앓은 경우에 우울증이나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태반을 통과해 발달 중인 태아의 뇌에 영향을 주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다. 이 실마리를 풀어주는 것이 바로 염증반응이다. 태아를 임신한 산모가 감염되면,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싸우기 위해 몸 안에 염증 반응이 증가한다. 염증 반응을 매개하는 물질들, 즉 사이토카인들은 그 크기가 매우 작아서 태반을 통해 태아의 신경 염증반응을 부추긴다. 그리고 앞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에서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신경 염증이 발달하고 있는 뇌에 손상을 주어 결과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한편 류머티즘성관절염, 당뇨, 비만 등 과도한 염증 반응을 주요 기전으로 하는 신체 질환들은 우울증과 동시에 나타날 확률이 높다. 이들 만성질환에 걸리면 그 자체만으로도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류머티즘성관절염 환자는 자유롭게 운동하기가 어렵고, 당뇨가 있는 사람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한다. 이런 일상생활에서의 제약은 인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해 더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하지만 생활에 제약이 따르는 수많은 질환을 제치고 이러한 만성 염증성 질환들이 우울증과 동시에 나타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이들 질환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염증 반응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 염증이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대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뇌-장 상호작용(brain-gut interaction)’ 이론이다. 뇌와 장이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이 이론은 100년 전부터 과학계의 관심 대상이었다.9 특히 지난 수십 년 동안 장내세균(intestinal microbiota)과 뇌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10,11

 

장내 세균은 사람의 몸속에 서식하는 미생물로 주로 장에서 장내 환경의 생리적 항상성을 유지한다. 여기에는 물론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도 포함된다. 장내 세균이 뇌에 작용하는 핵심 기전이 바로 면역체계와 염증반응이다. 내장신경계는 미주신경을 통해서 중추신경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바로 이 미주신경이 중간에서 뇌와 장의 신호를 양방향으로 전달한다. 바이러스, 세균 감염, 독성 물질 및 기타 어떤 이유로든지 장에 염증반응이 활성화되는 경우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염증 촉진성 신호가 전달된다.12

작은 세상. 우리는 세균이나 미생물을 다 '나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몸 속(특히 사진에 보이는 소화 기관)에는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좌우하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있다. 출처: Gettyimages
장내세균은 장내 환경의 생리적 항상성을 유지한다. 출처: Gettyimages

뇌-장 상호작용 이론을 기초로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장내세균의 중요성을 입증하기 위한 여러 동물실험이 시행되었다. 한 연구에서는 무균(germ-free) 조작을 통해 장내세균을 인위적으로 없앤 쥐들을 관찰했는데 마치 우울증에 걸린 것 같은 행동을 보였다.13 같은 연구에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장내세균을 쥐들의 장에 투입했는데 쥐들 역시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행동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장내세균에는 정상인에 비해서 후벽균(firmicutes, 비만과 관련 있는 세균)이 더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렇게 장내 염증반응이 곧바로 뇌로 연결되어 신경 염증으로 이어지며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각광받게 된 건강식품 중 하나가 바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함께 제시한 정의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절한 용량을 복용했을 때 숙주의 건강에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살아 있는 미생물(live microorganisms which when administered in adequate amounts confer a health benefit on the host)”이다.14 프로바이오틱스 중에서 장-뇌 상호작용에 작용해서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싸이코바이오틱스(psychobiotics)로 부르기도 한다.15

현대인은 다양한 종류의 비타민을 섭취합니다. 출처: fotolia
프로바이오틱스 염증반응 조절한다. 출처: fotolia

프로바이오틱스가 뇌에 작용하는 핵심적인 기전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실제로 사람과 동물에게 투여했을 때 염증반응이 감소한다는 결과도 이미 나와 있다.16 이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해 장내세균 분포를 더 건강하게 변화시키면 장내 염증반응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이에 연동되는 신경 염증반응을 조절해 우울증과 같은 정신 증상들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된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사람에게서 우울증을 호전시키는지를 알아보는 여러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s)가 시행되었다. 

 

경도에서 중등도 수준의 주요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시행된 2개의 연구에서 기존 항우울제에 프로바이오틱스17,18를 함유한 캡슐을 추가해 복용한 환자들이 기존 항우울제에 위약을 추가해 복용한 환자들에 비해서 자가보고 우울척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자가보고 우울척도 점수가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캡슐을 단독 복용한 경우가 위약을 단독 복용한 경우에 비해 몽고메리-아스퍼그 우울 점수(Montgomery–Åsberg depression rating scale)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19 또한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앓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위장관 질환만 있는 사람에게서도 프로바이오틱스는 위약에 비해 뚜렷하게 우울증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20

 

사실 염증이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프로바이오틱스보다는 염증반응을 직접 조절하는 약물들을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항우울제들은 대부분 세로토닌을 기반으로 하는 신경전달물질 조절에 그 근거를 둔다. 처음 약물들이 개발될 당시에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단가아민(monoamine, 신경전달물질)들을 조절하는 목적에 주안점을 두었는데, 이후의 연구들에서 단가아민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약물들이 염증 수치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우울증이 염증과 관련된 것도 아니고, 모든 항우울제가 염증 수준을 낮추는 것도 아니며, 염증 수준을 낮춘다고 해서 모든 우울증이 호전되는 것도 아니다. 그 이유는 우울증 자체가 매우 이질적인 생물학적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항염증제가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뚜렷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주요 학술지에 발표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사협회지 산하 정신의학저널(JAMA Psychiatry)>에는 노인들이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해도 우울증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21 이는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이 우울증 발생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사실 이 연구 결과만 가지고 염증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시중에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받고 널리 처방되고 있는 항우울제들조차 평상시에 복용했을 때 우울증을 예방한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 저널에는 정신사회적 개입이 면역체계를 증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실렸는데,22 이는 역으로 정신 건강이 염증반응을 조절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건강해 보이는 노인과 사람들. 출처: AdobeStock
건강해 보이는 노인과 사람들. 출처: AdobeStock

비슷한 시기에 <란셋 정신의학(Lancet Psychiatry)>에는 항염증제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과 셀레콕시브(celecoxib)를 기존 치료 약물에 더해서 처방했을 때 양극성 우울증이 호전되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논문이 게재되었다.23 셀레콕시브는 한동안 우울증 치료 효과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보고된 바 있어서 향후 우울증의 항염증 치료 기전에 중요한 약물로 주목받아왔다.4 이러한 최근 연구 결과들을 보면, 비록 염증과 사이토카인이 우울증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이것을 치료적으로 직접 활용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대안으로 기존에 염증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들이 아닌, 사이토카인 작용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약물 처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대두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플릭시맵(infliximab)이다. 그러나 초기의 희망적인 개념검증(proof-of-concept) 연구 결과와 달리,24 최근 연구에서는 인플릭시맵 또한 기대한 것만큼 우울증 치료에 뚜렷한 효과가 없다고 보고되었다.25 인플릭시맵의 실패는 아스피린이나 셀레콕시브 등 기존에 다른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약제들의 실패보다 더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인플릭시맵은 염증반응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던 대표적인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인 종양괴사인자 α의 활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염증이 우울증과 관련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확인해왔다면, 앞으로는 보다 더 정밀한 기준과 분류로 우울증과 염증의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 즉 우울증이 매우 이질적인 질환임을 고려해 ‘염증과 더 밀접하게 관련된 우울증은 어떤 증상과 생리적 변화를 보이는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염증반응을 낮추는 약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우울증을 분류하고 선별해 치료 효과를 검증한다면, 지금까지보다는 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나경세(가천대학교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  인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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