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칠레 과학자들은 남극 대륙에서 축구공처럼 생긴 신기한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거의 10년 동안 이 표본은 칠레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소장품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이 표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요. 과학자들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The Thing'이란 별명으로만 이를 식별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연구진들이 이 화석을 분석하며 이 거대한 화석의 정체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이 알에 대한 연구는 지난 6월 <Nature>에 게재됐는데요. 이 화석은 약 6천 6백만년 전 거대하고 껍질이 연한 ‘알’이었습니다. 6천 6백만년 전이라면 공룡이 멸종되던 시기인데요. 그렇다면 공룡 알인 걸까요?
거대한 알 화석을 낳은 건?!
가로 11인치, 세로 7인치가 넘는 이 알은 지금까지 발견된 껍데기가 연한 알 중에 가장 컸습니다. 또한 알려진 동물의 알 중에 두 번째로 큰 알이었습니다. 참고로 세상에서 가장 큰 알은 달걀보다 무려 200배의 부피를 가지는 코끼리새의 알입니다.
이 표본은 남극에서 발견된 최초의 알 화석인데요. 껍데기가 연한 이 알이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생각을 뛰어 넘는 크기입니다. 놀라운 크기 외에도 과학자들은 이 화석이 모사사우루스(mosasaur) 같은 멸종된 거대한 해양 파충류가 낳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화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발견은 이러한 생물들이 알을 낳지 않았다는 널리 알려진 생각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오스틴(Austin) 잭슨스쿨(Jackson School of Geosciences 박사 후 연구원인 Lucas Legendre는 "커다란 공룡 크기의 동물이 낳은 알인 것 같지만 공룡알과는 전혀 다르다"며 "도마뱀이나 뱀의 알과 가장 비슷하지만, 이 동물들의 거대한 친척에게서 나온 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칠레 국립자연사박물관의 David Rubilar-Rogers는 2011년 남극 대륙에서 이 화석을 발견한 과학자 중 한 명인데요. 그는 박물관을 찾은 지질학자마다 이 화석에 대해 아이디어가 있기를 바라며 보여줬지만 2018년 잭슨 스쿨 지질학과 교수인 Julia Clarke가 방문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David Rubilar-Rogers는 "그녀에게 보여줬더니, 몇분 후에 Julia Clarke가 이건 수축된 알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샘플을 연구하기 위해 현미경을 사용했는데요. Legendre는 그 화석이 정말로 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여러 겹의 막을 발견했습니다. 이 구조물은 오늘날 일부 뱀과 도마뱀이 낳은 투명하고 빠르게 부화하는 알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알 화석은 이미 부화됐고 뼈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Legendre는 이 알을 낳은 파충류 종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파충류 259마리의 몸집과 알 크기를 비교하기 위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알을 낳은 파충류가 주둥이에서 몸 끝까지의 길이가 꼬리를 제외하고 약 6m 이상 됐을 것이란 사실을 알아냅니다. 크기와 살아있는 파충류 간의 관계를 모두 고려했을 때 이는 고대 해양 파충류가 유력해 보였습니다. 이 증거에 더해, 알이 발견된 암반층은 또한 모사사우르스 새끼 와 플레시오사우루스(plesiosaurs) 뼈 표본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Legendre는 "연구원들은 이곳이 얕은 보호수역으로, 탁아소처럼 어린 개체들이 자랄 수 있는 조용한 환경일 것이라고 추측해왔다"고 말한다.
파충류는 어떻게 알을 낳았을까?
한편, 이 논문에서는 고대의 파충류가 어떻게 알을 낳았는지에 대해서는 논하고 있지 않은데요. 다만, 연구원들은 두 가지의 경쟁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개방된 해안에서 알을 부화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요. 이는 바다뱀과 같은 일부 종들이 어떻게 새끼를 낳는가와 관련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파충류가 해변에 알을 낳고 바다거북처럼 갓 부화한 새끼가 부화하며 바다로 뛰어드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거대한 해양 파충류들이 육지에서 그들의 체중을 지탱하기에는 너무 무겁기 때문에 이는 복잡한 움직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알을 낳기 위해서 파충류가 해안에서 꼬리를 꿈틀거리며 움직여야 하며 대부분 물에 잠겨 떠 받혀져 있어야 할 것 입니다. Clarke는 "이러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해양 파충류들이 결국 꼬리를 해안가에 밀어 넣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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