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피폭 방어하는 나노입자
방사선 피폭 방어하는 나노입자
  • 함예솔
  • 승인 2020.07.09 23:55
  • 조회수 2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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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량 방사선으로부터 전신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제가 개발됐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과 박경표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방사선 조사 시 유발되는 과량의 활성산소를 극소량의 투여량으로도 제거할 수 있는 나노입자를 개발했습니다. 

방사능 경고. 출처: Fotolia
방사능... 출처: Fotolia

방사능 보호제, 아미포스틴이 유일했다

 

항암 치료‧진단 등 의료분야의 방사선 이용이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피폭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약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방사선을 쬐면 인체 내 물 분자가 수 밀리 초(ms‧1000분의 1초) 내에 분해되며 과량의 활성산소가 발생합니다. 활성산소는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심각하면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방사선 분해로 생기는 과량의 활성산소를 빠르게 제거해 체내 줄기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방사선 보호제는 아미포스틴이 유일합니다. 하지만 아미포스틴은 전신이 아닌 타액선의 손상만 제한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뿐더러 독성에 의한 부작용 우려가 있습니다. 또, 고농도로 투여해야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그 마저도 30분 내로 분해되어 사용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 활성산소

세포에 손상을 입히는 모든 종류의 변형된 산소를 말합니다. 과산화수소(H2O2), 초과산화 이온(O2-), 수산화라디칼(‧OH)이 대표적인 활성산소들입니다.

  • 아미포스틴(Amifostine)

핵전쟁 이후 방사선 보호제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미국 육군 산하 월터리드연구소는 방사선에 의한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화합물 4000여종을 발굴하고 인체에 사용하기 적합한 약물을 골라냈습니다. 당시 발굴된 WR-2721 화합물은 개발된 방사선 보호제 중 효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으며 아미포스틴이란 상품명으로 시판돼 방사선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활성산소 제거할 수 있는 나노입자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나노입자 개발. 출처: IBS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나노입자 개발. 출처: IBS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연구진은 방사선으로부터 전신을 보호하면서 부작용은 줄인 보호제 개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나노입자에 주목했습니다. 세륨산화물(CeO2)과 망간산화물(Mn3O4)은 패혈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활성산소 관련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음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 보호제로 활용하기 위해 다량 투여하면 체내에서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투여량 최소화가 관건이었습니다.

세륨-망간 산화물 헤테로 나노입자 합성 과정. 출처: IBS
세륨-망간 산화물 헤테로 나노입자 합성 과정. 출처: IBS

연구진은 나노입자의 구조를 제어해 활성산소 제거능력을 향상시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세륨산화물 나노입자 위에 망간산화물 나노입자를 증착시킨 형태의 나노입자를 제작했습니다. 두 나노입자의 격자 차이로 인해 망간산화물 입자 내의 격자 간격이 벌어지고 이에 따라 표면 흡착에너지가 조정됐습니다. 결과적으로 합성된 세륨-망간산화물 나노입자는 세륨산화물 나노입자보다 항산화 성능이 최대 5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세륨-망간 산화물 헤테로 나노입자의 방사선 보호 효과. 출처: IBS
세륨-망간 산화물 헤테로 나노입자의 방사선 보호 효과. 출처: IBS

이어 연구진은 인간 소장 오가노이드 를 사용해 합성된 나노입자의 방사선 보호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참고로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로, '미니 장기', '유사 장기'로도 불립니다. 나노입자의 투여로 방사선으로 인한 DNA 손상, 세포자살, 스트레스 등 부작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됐으며 세포 재생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했습니다.

합성된 나노입자의 방사선 보호제로서의 활용 가능성 확인. 출처: IBS
합성된 나노입자의 방사선 보호제로서의 활용 가능성 확인. 출처: IBS

동물실험을 통해 소량의 나노입자로도 보호 효과가 높음을 입증했습니다. 실험쥐에게 아미포스틴 권장 투약량의 360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양의 나노입자를 투여했음에도 치사율 100%의 고선량 방사선 노출에도 66%가 생존했습니다. 아미포스틴보다 약 3.3배 높은 생존율입니다. 또, 실험쥐의 장기 손상이 줄고, 장기 재생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도 확인했습니다.

박경표 교수. 출처: IBS
박경표 교수. 출처: IBS

 

 

 

 

박경표 교수는 "합성된 나노입자가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높은 항산화 성능을 입증하는 동시에 생체 독성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택환 단장은 "세륨-망간 산화물 헤테로 나노입자는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효과적인 보호제로 활용될 수 있다"며 "방사선의 의학적 활용은 물론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피해 우려까지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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