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왜성, 우주의 '탄소' 기원 단서
백색왜성, 우주의 '탄소' 기원 단서
  • 함예솔
  • 승인 2020.08.10 16:35
  • 조회수 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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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왜성. 출처: NASA, ESA, H. Bond (STScI) and M. Barstow (University of Leicester)
백색왜성. 출처: NASA, ESA, H. Bond (STScI) and M. Barstow (University of Leicester)

우주에서 죽어가는 작은 별들은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백색왜성(White dwarfs)이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태양의 0.4~8배 이하의 질량을 지닌 항성들이 핵융합을 마치고 별의 진화 끝에 다다르는 마지막 모습입니다. 태양과 같은 항성은 헬륨 연소 과정 동안 적색거성이 된 다음, 외부 대기층들은 떨어져나가고 지구와 비슷한 크기로 줄어들며, 대부분 탄소와 산소로 이뤄진 핵만 남아 백색왜성을 형성하게 됩니다.

 

백색왜성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량 때문에 중심핵에서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충분한 온도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없고 점차 식어갑니다. 하지만 137억년 정도로 추정되는 우주의 현재 나이로 유추해볼 때, 아무리 오래된 백색왜성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수천 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백색왜성은 매우 흔하다고 하는데요. 은하에 있는 항성의 약 97%가 결국 백색왜성으로 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물론, 거대한 항성들은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색왜성들은 우리은하와 다른 은하계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필수 원소인 '탄소'의 원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몸 속 탄소, 어디서 왔을까



UC 산타크루즈 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모든 별의 약 90%가 백색왜성으로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수 억년에 걸쳐 천천히 식고 희미해지는 밀도가 매우 높은 별들의 잔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붕괴되기 전 마지막 몇 번의 호흡을 통해 이 별들은 중요한 유산을 우주에 남기게 됩니다. 탄소를 포함한 화학원소가 농축된 항성풍을 통해 자신들의 유해를 주변의 우주로 퍼트리는데요. 탄소는 죽기 전 마지막 단계 동안 별의 내부 깊은 곳에 새롭게 합성된 원소입니다. 

백색왜성이 되어가는 과정. 출처: NASA/JPL-Caltech
백색왜성이 되어가는 과정. 출처: NASA/JPL-Caltech

우주의 모든 탄소 원자들은 세 개의 헬륨 핵의 융합을 통해 별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천문학자들은 어떤 종류의 별들이 우리 은하계의 탄소를 만든 주요 원천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중 이었습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항성풍에 외피를 모두 날려버리고 백색왜성이 된 질량이 작은 별들이라고 하는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결국 초신성으로 폭발한 거대한 별들이라고 주장합니다. 

NGC 7789는 Caroline's Rose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카시오페아 자리 방향으로 약  8000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의 오래된 개방성단이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비정상적으로 큰 질량을 가진 백색왜성을 가지고 있다. 출처: Guillaume Seigneuret and NASA
NGC 7789는 Caroline's Rose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카시오페아 자리 방향으로 약 8000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의 오래된 개방성단이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비정상적으로 큰 질량을 가진 백색왜성을 가지고 있다. 출처: Guillaume Seigneuret and NASA

이번 연구의 발견은 우리 은하에서 탄소의 기원을 밝혀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입니다.  국제천문학자 연구팀은 우리 은하의 개방성단(open star clusters)에서 백색왜성을 발견하고 분석했습니다. 개방성단은 최대 몇 천 개의 별로 이뤄져 있는데요. 동일한 거대한 분자 구름에서 형성돼 대략적으로 동일한 연령대를 지닙니다. 상호 중력(mutual gravitational attraction)으로 함께 결합돼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2018년 하와이에 있는 W.M 켁 천문대에서 실시한 관측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공동저자인 UC 산타크루즈 천문학과 교수인 Enrico Ramirez-Ruiz 교수가 이끌었습니다. Ramirez-Ruiz교수는 "관측된 스펙트럼의 분석을 통해 백색왜성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며 "항성진화론을 이용해 프로제니터 항성(progenitor stars)을 추적할 수 있었고 태어날 때 그 항성들의 질량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별의 초기 질량과 최종 질량 간의 관계

 

항성의 초기질량과 백색왜성으로써의 최종 질량 사이의 관계를 초기-최종 질량 관계(initial-final mass relation)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별의 전체 수명주기에 관한 정보를 통합해 탄생과 죽음을 연결 짓는 천체물리학에서 중요한 진단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태어날 때 항성이 거대할수록 죽을 때 더 거대한 백색왜성이 됩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이론적, 관측적 근거로 모두 뒷받침 되고 있습니다. 

초기질량에 따른 별의 일생. 출처: ESA
초기질량에 따른 별의 일생. 출처: ESA

그런데 오래된 개방성단에서 새롭게 발견된 백색왜성에 대한 분석은 뜻밖의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발견된 백색왜성의 질량은 예상보다 훨씬 더 커서 특정 범위의 초기 질량을 가진 별에 대한 초기-최종 질량 관계(initial-final mass relation)를 얽히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University of Padua) Paola Marigo는 "우리의 연구는 초기-최종 질량 관계에서의 이러한 얽힘 현상을 은하계의 질량이 낮은 별들이 만드는 탄소 합성의 특징으로 해석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태양보다 2배 이상 큰 거대한 별의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는 뜨거운 내부에서 새로운 탄소 원자를 만들고 이를 표면으로 운반한 뒤 마침내 부드러운 항성풍을 통해 성간 물질로 퍼지게 됩니다. 연구팀의 상세한 항성모델에 따르면 탄소가 풍부한 최상층 맨틀이, 향후 백색왜성이 될 항성의 중심핵이 눈에 띄게 큰 질량을 가지도록 성장할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벗겨졌다는 걸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초기-최종 질량 관계(initial-final mass relation)를 얽히게 한 부근을 분석해보았더니 태양 질량보다 2배 이상 큰 항성들은 은하계의 탄소를 풍부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했지만 태양 질량의 1.5배 되는 항성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즉, 태양 질량의 1.5배인 항성들은 죽을 때 탄소가 풍부한 유해를 퍼트릴 수 있는 항성의 최소 질량이 된다는 것이었죠. 

 

이러한 발견은 태양과 행성계가 형성됐던 46억년 전 원재료가 무엇인지 밝히는 단서가 됩니다. Marigo는 "이제 우리는 탄소가 대략 태양질량의 1.5배의 질량을 가진 별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별이 항성풍과 초신성 폭발로 가스·에너지를 내보내요. 출처: NASA/JPL-Caltech/UCLA
별이 항성풍과 초신성 폭발로 가스·에너지를 내보내요. 출처: NASA/JPL-Caltech/UCLA

공동 저자인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의 Pier-Emmanuel Tremblay는 "이 연구의 가장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우리은하의 탄생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백색왜성의 연령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며 "최종-질량 관계는 초신성의 질량 한계, 원거리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폭발의 한계를 정하며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우주론과 별의 진화론을 결합해 연구원들은 이 연구에서 분석된 백색왜성의 프로제니터 항성과 상당히 유사한, 죽음에 가까워진 밝고, 탄소가 풍부한 별들이 현재 매우 먼 은하계에서 방출되는 빛의 출처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탄소를 실은 이 빛은 우주 구조의 진화를 조사하기 위한 대형 망원경에 일상적으로 수집되는데요. 이 빛을 설명할 수 있는 믿을만한 해석은 항성의 탄소 합성을 이해하는 데 달려있습니다. 이번 연구가 그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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