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에서 온 천체의 정체
태양계 밖에서 온 천체의 정체
  • 함예솔
  • 승인 2020.08.26 17:30
  • 조회수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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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의 외계 성간천체 1I/2017 U1(Oumuamua, 오우무아무아)의 기원과 정체에 대해서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Thiem Hoang)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성간천체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다는 최근 유력 연구 결과와 달리 수소 얼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해당 연구는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습니다. 

 

태양계 밖에서 온 천체 

오우무아무아의 상상도. 출처: Joy Pollard,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NOIRLab/NSF/AURA
오우무아무아의 상상도. 출처: Joy Pollard,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NOIRLab/NSF/AURA

오우무아무아는 2017년 하와이대학 팬스타즈(Pan-STARRS)팀이 발견한 최초의 태양계 바깥에서 온 성간천체입니다. 2017년 발견된 시가 담배 모양의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Oumuamua)'는 태양계 밖에서 온 물체라는 사실만으로도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오우무아무아는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인데요. 처음에는 소행성과 혜성으로 오인했으나 형태, 궤도, 속도, 가속운동 등의 특징을 통해 외계에서 온 성간천체로 확인돼 '1I/2017 U1'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NASA에서는 1970년대부터 태양계를 통과하는 성간 혜성을 찾고 있었지만 이때까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태양계는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4.4광년 떨어진 가장 가까운 항성계에서 뭔가가 날아온다고 하더라도 5만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입니다.  

 

오무아무아, 수소 얼음으로 이뤄진 건 아닌듯

 

2018년 스피처(Spitzer)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오우무아무아는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마치 로켓이 엔진 추력으로 가속되는 것처럼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중력 가속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고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가 오우무아무아를 가속 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Seligman & Laughlin, 2020)

 

수소 얼음은 아직 우주에서 발견된 적이 없지만, 만약 발견된다면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거대분자운(GMC, Giant Molecular Cloud)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 별 생성과 거대분자운(Giant Molecular Clouds)

우주에는 먼지와 기체, 우리가 사는 지구와 같은 행성, 태양과 같은 별들이 분포합니다. 별들 사이에는 먼지와 기체들이 있는데 이들을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 ISM)이라고 합니다. 별은 이러한 성간물질에서 태어나며 별이 수명을 다하면서 방출하는 물질 역시 성간물질로 되돌아갑니다. 성간물질은 별이 태어나는 요람인 동시에, 무덤인 셈입니다. 그러나 성간물질이 있는 모든 곳에서 별이 탄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별은 이 가운데 밀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분자운에서 태어납니다. 거대분자운은 주로 수소 분자로 구성돼 있으며 크기는 수십에서 수백 광년에 이릅니다. 이처럼 거대분자운은 별의 생성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분자구름은 섭씨 영하 270도에 이를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 박사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 아브라함 로브(Abraham Loeb) 교수는 거대분자운의 밀도가 가장 높은 영역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를 시험하면서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과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명을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거대분자운에서는 수소 얼음덩이로 이루어진 성간천체가 만들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이러한 수소 얼음덩이가 형성됐다 하더라도 거대분자운에서 성간물질로 이동해 태양계에 진입하기까지 기체입자들과 충돌하거나 태양빛을 받아 기화돼 결국 파괴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 중 하나인 GMC W51. 출처: X-ray: NASA/CXC/PSU/L. Townsley et al; Infrared: NASA/JPL-Caltech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 중 하나인 GMC W51. 출처: X-ray: NASA/CXC/PSU/L. Townsley et al; Infrared: NASA/JPL-Caltech

연구팀은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 중 하나인 GMC W51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진다고 가정했습니다. GMC W51은 지구로부터 약 1만 7천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약 200m 크기의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성간물질을 통과하는 긴 여정 동안 기체입자들과 충돌해 열적 승화가 일어나며 결국 천만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천만년은 수소 얼음덩이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분자운에서 태어나더라도 우리 태양계까지 도달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만일, 오우무아무아가 5km보다 큰 수소 얼음덩이라면 승화 과정을 거쳐 태양계로 진입한 뒤, 지금과 같은 크기로 작아져 살아남을 수 있겠으나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물리이론으로는 그 정도 크기의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성간천체, 무엇으로 이뤄졌나

 

이번 연구를 이끈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연구센터의 티엠 황 박사는 "우리는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에서 형성되는 과정을 규명함과 동시에 만약 분자운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쉽게 형성된다면 이러한 성간천체는 우주에 흔하게 존재할 것이며, 이는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dark matter)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공동저자인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 교수는 "오우무아무아는 수소 얼음덩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이 성간천체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라"며 "이러한 성간천체 연구는 우주의 기원을 밝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2022년 베라 루빈 천문대(VRO, Vera C. Rubin Observatory)의 세계 최대 8.4m 탐사 망원경이 본격 가동되면 이러한 성간천체를 일 년에 1~2개꼴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의 문홍규 박사는 "2017년 오우무아무아에 이어, 2019년에는 보리소프(2I/Borisov)가 발견돼 태양계 밖 외계천체 발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도 이러한 거대 연구시설을 이용해 우리 태양계뿐만 아니라 외계행성계 기원 천체에 관한 연구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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