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오동찬 교수팀과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김영수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인삼밭 뿌리 토양층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로부터 이전에 보고된 바가 전혀 없는 7각, 10각, 6각의 3개의 환형 구조로 이루어진 천연물의 구조를 규명했습니다. 그리고 이 물질이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응집체를 동시에 분해하고 알츠하이머병 치료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습니다.
알츠하이버병 치료제, 개발되기 어려운 이유
알츠하이머병은 대증적 약물 치료제만 현재 판매되고 있습니다. 근원적 치료제 개발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임상 승인을 받은 물질이 전무합니다. 과거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생성, 응집, 과인산화를 조절하는 합성의약품의 개발에 많은 자원과 노력이 집중됐으나 이와 같은 현상이 이미 인지기능 저하 이전에 나타나기 때문에 최근에는 Biogen의 Aducanumab(항체신약)과 같이 면역치료법을 사용한 단백질 제거(clearance)가 각광을 받습니다.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 응집체를 이루어 뇌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단백질의 구조가 규명돼있지 않아 합성의약품 설계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항체신약에 비해 경구 투약, 낮은 단가 등의 장점이 있음에도 알츠하이머병의 합성의약품이 개발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인삼밭에서 서식하던 박테리아, 뭔가 있다
연구진은 인삼밭에 서식하던 이 박테리아로부터 극미량 생산되는 이 신물질 (Rhizolutin 이라 명명)의 구조를 규명하고 생쥐 모델에서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물질량 확보를 위해 기존에 시도된 바가 없었던 6년근 인삼 가루를 박테리아 배지에 첨가하는 방법으로 생산량을 10배 증가시켰습니다. 700L에 달하는 대량 배양도 실시했죠. 또한, 핵자기 공명 분광법, 화학 반응, 분자 모델링 기법 등을 통하여 신규성 높은 Rhizolutin의 구조를 규명했습니다.
Rhizolutin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 응집체를 동시에 분해하는 최초의 신규 화합물로 향후 알츠하이머 질병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서 선도물질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오동찬 교수는 "자연의 생명체가 생산하는 천연물은 인류 역사적으로 신약 개발의 근간이 되어 왔으나 현재까지도 화학적으로 연구된 생명체는 극히 일부분"이라며 "따라서 미래에도 천연물로부터 지속적인 신약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본 연구에서 기존에 연구된 바가 거의 없는 인삼밭 뿌리 토양층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물질을 연구해 새로운 구조 골격을 가지는 물질 rhizolutin을 발견했고 세계 최초로 인삼 가루를 박테리아 배양에 활용하여 극미량으로 생산되는 물질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성공했기에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된 활성 및 기전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영수 교수는 "글로벌 제약사의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 키워드는 항체를 사용한 아밀로이드베타 또는 타우 단백질의 제거"라며 "이번 연구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우선 항체로만 가능하다 생각되는 단백질 제거를 화합물로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과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를 동시에도 제거할 수 있다는 치료 전략을 입증했다는 점"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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