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나 독감 바이러스 같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의 양을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바이러스 양을 정확하고 빠르게 알 수 있어 방역과 같은 의료 및 공공안전에 분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연구는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습니다.
종이센서 키트로 구성된 바이러스 검출시스템
UNIST 기계공학과의 장재성 교수팀은 전기적 힘(전기장)을 이용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농축할 수 있는 장치와 농축된 바이러스의 양을 신속히 측정할 수 있는 '종이 센서 키트'로 구성된 바이러스 검출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비말뿐 아니라 1미크론(㎛, 1㎛는 100만 분의 1m) 미만의 작은 바이러스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할 수 있고 바이러스를 훼손시키지 않는 방식이라 측정 정확도가 높습니다. 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면역센서를 이용해 채집된 바이러스를 검사하기 때문에 진단 속도도 빠릅니다.
공기 중 바이러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채 떠다니는 입자(비말 등)를 잘 잡아내는 채집기와 채집된 바이러스를 빠르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공기 중 바이러스를 채집하는 기존 방식은 '진공 청소기'와 유사한 방식이라 채집 가능한 입자 크기에 한계가 있고 채집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손상됩니다. 또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PCR)의 경우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검사
대상으로 하는 병원체(바이러스)가 지닌 유전자의 특이적인 배열(특정 영역)을 단시간에 증폭시켜 병원체를 진단하는 방법입니다. 세부적으로 RT-PCR(유전정보를 RNA에 저장하는 바이러스 검출법), q-PCR(바이러스 양 측정)등이 있습니다.
항원-항체 면역반응 이용해 바이러스 양 측정
장재성 교수팀은 정전기력을 이용해 공기 중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채집하고 면역 반응(항원-항체 반응)을 통해 이를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식은 10㎛이상의 크기부터 1㎛ 미만의 작은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할 수 있습니다. 또 채집 과정에서 입자가 용액에 부딪혔을 때 충격이 적습니다. 덕분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더 많이 채집할 수 있어 검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채집된 샘플은 가볍고 저렴한 '종이 면역 센서'를 이용해 검사합니다. 임신 진단 키트처럼 신속하게 바이러스를 검출 하고 그 정확도는 유전자 증폭 검사(qPCR) 수준에 이릅니다.
장재성 교수는 "입자를 가속시킨 뒤 고체 배지나 액체에 충돌시켜 바이러스를 채집하는 '관성 충돌 방식'은 0.03~0.1㎛의 미세한 입자는 10%도 못 잡지만 이번에 개발된 방식은 1㎛ 미만의 입자도 99%이상 잡아 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해 A형 독감 바이러스(A H1N1)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바이러스 채집 효율은 상용화된 시스템보다 높고, 바이러스 핵 단백질의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는 센서의 정확도도 qPCR(quantitative-PCR) 수준으로 정확했습니다. 센서의 최소측정 가능농도 (minimum detectable virus concentration)도 낮아 독감 유행기에 존재하는 공기 중 미량의 바이러스도 잡아냅니다.
장재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록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1N1)에 대해서만 이루어졌지만, 비슷한 크기와 구조, 똑같이 외피를 가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외피(envelope)
바이러스의 ‘껍질 ’. 지질막. 이 외피는 원래 숙주로부터 얻은 한 물질이라 바이러스가 숙주 밖으로 나왔을 경우, 이 외피가 파괴되면 전염력을 잃고 바이러스가 죽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나 A형 독감바이러스도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enveloped virus)입니다. 전기장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포집할 경우 진단에 필요한 바이러스 속 핵단백질은 훼손되지 않습니다.
이어 “현재 더 많은 공기를 뽑아들 일 수 있는 농축 장치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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