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암세포를 인지해서 죽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제입니다. 기존 항암제와는 달리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수여되는 등 암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50% 이상의 암환자들은 면역 항암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이주상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 암센터의 Eytan Ruppin 교수 연구팀, 이스라엘 와이즈먼 연구소의 Ayelet Erez 교수 연구팀과 함께 면역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암종에서 면역 치료의 효과를 보이도록 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밝혀냈습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Cancer>에 게재됐습니다.
면역 치료제의 효과, 사람마다 왜 다를까
연구팀은 면역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 코드를 발견했습니다. 이 유전자 코드를 이용하면 면역 치료제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를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면역 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의 유전자 상태를 변환시킴으로써 효과가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DNA 기본 구성 물질인 핵산은 피리미딘계와 퓨린계로 나뉘며, 피리미딘과 퓨린은 세포의 대사 작용을 통해서 생성됩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피리미딘의 과다 생성으로 퓨린에서 피리미딘으로(R->Y) 유전자 치환이 일어난 암세포는 더 많은 항원을 형성하게 됨으로써 면역치료제에 의해 효과적으로 치료가 된다는 것을 밝힌 바 있습니다(Lee et al. Cell 2018).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대사 작용의 문제로 인하여 피리미딘보다 퓨린이 오히려 더 많이 생성되는 암환자에서는 역방향의 유전자 코드 불균형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DNA의 유전자 코드가 피리미딘에서 퓨린으로 치환되면(Y->R), 면역치료제의 효과가 사라지는 것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면역치료제 반응 없던 환자도 효과 본다
연구팀은 피리미딘과 퓨린 사이의 유전자 코드의 균형을 조절함으로써 면역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효과를 보이게 하는 길을 발견했습니다. 그 해답은 퓨린의 생성을 저해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동물 실험과 암환자의 조직을 통해 퓨린의 농도를 감소시키는 약물(moziribine)을 면역치료제와 함께 사용했을 때 면역 치료 효과가 없던 암에서 오히려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주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치료제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군에 대해 유전자 코드를 변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면역치료법을 제시한다"며 "앞으로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 많은 암환자와 의료진에게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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