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별세포가 촉감의 민감도 조절
뇌의 별세포가 촉감의 민감도 조절
  • 함예솔
  • 승인 2020.09.09 16:45
  • 조회수 2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카로운 물체를 만지면 순간적으로 손을 떼게 되는데요. 이렇듯 촉감은 생명체가 위험을 피하고 손상된 신체부위를 보호하는 등 외부 자극에 적절히 대처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생명 유지에 중요한 촉감정보 전달이 조절되는 정확한 기작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날카로운 물체를 만지면 순간적으로 손을 떼게 된다. 출처: AdobeStock
날카로운 물체를 만지면 순간적으로 손을 떼게 된다. 출처: AdobeStock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정은지 교수 연구팀과 '별세포(astrocyte)'가 촉감을 구분해 반응하는 '촉감 지각 능력'을 조절함을 밝혔습니다. 감각정보 전달이 조절되는 원리를 이해해 감각장애 치료의 초석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는 <Neuron>에 게재됐습니다. 

 

별세포에 주목

 

앞서 연구진은 별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분비해 주변 신경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어진 이번 연구에서는 시상 내 별세포가 가바를 분비해 신경세포의 감각신호 전달을 제어함으로써 촉감 민감도를 조절하는 원리를 규명했습니다. 후각을 제외한 시각·청각·촉각 등 감각정보는 신경세포를 통해 뇌시상(thalamus)을 거쳐 대뇌 피질로 전달됩니다. 시상이 감각신호를 받아들이는 입구이자 전달통로인 셈입니다. 신경세포에 초점을 맞춘 기존 신호 전달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 주목했습니다. 

시상 별세포의 촉감 민감도 조절 기작 모식도. 출처: IBS
시상 별세포의 촉감 민감도 조절 기작 모식도. 출처: IBS

우선 연구진은 시상 내 별세포가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별세포의 가바 분비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다오(DAO)' 효소가 가바를 만들어 내며 생성된 가바가 칼슘에 반응하는 '베스트1(Best1)' 통로를 통해 분비됨을 확인했습니다.

  • 다오(DAO, Diamine Oxidase)

시상 내 별세포에서 가바(GABA)를 생성하는 데 핵심역할을 하는 효소입니다. 뇌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혀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기존 연구에서 연구진은 마오비(MAO-B)가 같은 역할을 담당함을 밝혔습니다.  

  • 베스트1(Best1)

칼슘에 반응하는 음이온 통로. 교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할 때 이용됩니다.

나아가 가바가 주변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들 세포가 다양한 감각신호를 정확하고 빠르게 받아들여 반응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카메라의 노출값이 지나치게 크면 사진 전체가 백색으로 뒤덮여 사진 속 물체를 식별할 수 없듯, 신경세포가 과활성되면 다양한 자극을 구분할 수 없게 됩니다. 즉 가바가 신경세포의 반응 강도를 세분화해 감각신호에 다양하게 반응하도록 하는 겁니다. 또한 가바가 시냅스의 정보 통합에 방해가 되는 불필요한 신호(잡음)를 제거하고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 속도를 높여 신호 처리의 효율을 높임을 확인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은 가바의 양이 촉감 지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80에서 400까지 거칠기 범위를 가진 사포 구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다오 효소를 제거해 별세포의 가바 분비를 억제한 쥐는 정상군이 구분했던 180의 거칠기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가바 양을 증가시켰을 때 촉감 지각 능력이 향상되어 80의 미세한 거칠기 차이까지 구분해냈습니다. 요컨대 시상 내 별세포의 가바 양을 제어해 촉감 지각 능력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힌 겁니다.

정은지 교수. 출처: IBS
정은지 교수. 출처: IBS

 

 

 

정은지 교수는 "촉감 지각 능력을 조절하는 새로운 뇌 기전을 밝혔다"며 "이번 연구로 감각인지기능 연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창준 단장. 출처: IBS
이창준 단장. 출처: IBS

 

 

 

 

이창준 단장은 "신경세포 뿐 아니라 별세포도 인지 기능에 중추적 역할을 함을 보여줬다"며 "별세포의 새로운 역할을 밝혀내 감각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뇌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 것"이라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 Hankyul Kwak et al., "Astrocytes control sensory acuity via tonic inhibition in the thalamus", Neuron(202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