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남극서 8백년 전 펭귄 발견
녹아내린 남극서 8백년 전 펭귄 발견
  • 함예솔
  • 승인 2020.10.20 17:50
  • 조회수 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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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에 분포하는 빙상이 녹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눈 속에 갇혀있던 메탄 가스에서부터 바이킹의 유적까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800년 전 살았던 펭귄의 사체가 나왔습니다. 

800년 된 펭귄. 출처: Steven Emslie.
800년 된 펭귄.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눈 녹으며 발견 돼

 

남극의 로스 해(Ross Sea)는 남극해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해양 생태계 중 하나입니다. 연간 100만 쌍에 가까운 아델리에 펭귄(Adélie penguin)이 살아갑니다.

남극 해안의 케이프 이리사르(Cape Irizar).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남극 로스 해, 케이프 이리사르(Cape Irizar).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Wilmington)의 해양생물학자인 스티븐 엠슬리(Steven Emslie) 연구원은 남극 해안의 케이프 이리사르(Cape Irizar)에서 아주 오래된 아델리에 펭귄과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이는 펭귄의 사체를 함께 발견했는데요. 대부분 새끼들로 추정됩니다. 학자들은 이곳에 죽은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이는 펭귄의 유해까지 발견됐다는 점이 선뜻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1901~1903년 최초의 탐험가 로버트 팰콘 스콧(Robert Falcon Scott)이 로스 해에 당도한 이래 이 지역에 펭귄 군집이 있었다고 언급하는 어떠한 기록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발견된 뼈와 구아노 얼룩들.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발견된 뼈와 구아노 얼룩들.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엠슬리는 당시 구아노 얼룩들과 함께 펭귄 새끼의 뼈가 흩어져 있는 장소를 발견했는데요. 그 뼈들 중 일부는 깃털을 완전히 갖춘 새끼의 유해였습니다. 일부는 손상되지 않은 채 바싹 말라있었습니다. 다른 일부는 부패가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엠슬리와 그의 동료들은 더 많은 분석을 위해 잔해들 중 일부를 수집했고,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기 위해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을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방금 죽은 듯 생생해보이던 펭귄의 사체가 사실 오래 전 이곳에 살던 펭귄의 유해였던 겁니다.

 

오래된 사체와 방금 죽은 듯한 사체, 왜 함께?

버려진 펭귄 군집.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버려진 펭귄 군집.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연구팀은 케이프 주변에 흩어져 있는 오래된 조약돌 더미를 발견했는데요. 이 더미들은 과거 아델리에 펭귄의 둥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아델리에 펭귄은 둥지를 짓기 위해 조약돌을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엠슬리는 "우리는 펭귄의 뼈, 깃털, 알 껍질 등 보존돼 있는 조직뿐만 아니라 먹잇감의 단단한 부분, 예를 들어 바다새의 배설물이 응고돼 퇴적된 구아노나 물고기 뼈, 이석 등을 복구하기 위해 고고학자들과 유사한 방법을 이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내가 로스해에서 작업한 다른 아주 오래된 유적지에서 발견했듯, 흙은 매우 건조하고 먼지가 많았는데 그 안에 펭귄의 사채가 풍부하게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우리의 샘플 추출로 오래된 펭귄의 혼합물을 복구했고 최근 것으로 보이는 펭귄의 사체를 통해 펭귄들은 수 년 동안 이 지역을 점령했다가 버리고 떠났었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대 펭귄의 뼈들.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고대 펭귄의 뼈들. 출처: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Steven Emslie.

엠슬리가 최근 <Geolog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펭귄이 새끼를 낳기 위해 이 케이프를 점령한 기간은 최소 3년 정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케이프를 점령했던 시점은 약 800년 전이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지역을 차지했을 무렵, 이 지역 위로 점점 눈이 쌓이거나 소빙하기가 닥쳤던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지표에 있던 펭귄 사체가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최근까지 온전히 보존됐다는 설명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1980년대 이후 로스해의 연간 기온은 1.5~2도 상승했습니다. 엠슬리는 "최근 눈이 녹으며 오랫동안 보존된 사체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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