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로 세포 유전자 추적
'유전자 가위'로 세포 유전자 추적
  • 함예솔
  • 승인 2020.10.16 03:40
  • 조회수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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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CRISPR) 기술로 세포 속 DNA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이를 통해 DNA의 응집 구조인 크로마틴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는 DNA 속 특정 영역(유전자)을 편집해 유전질환 등을 교정하는 기술입니다. 해당 연구는 <Genome Research>에 게재됐습니다. 

 

크로마틴 구조 변화, 연구 중요성 높아지는 이유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하진 교수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응용해 세포 핵 속 꽁꽁 뭉쳐진 DNA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유전자 가위는 DNA의 특정 영역(유전자)을 자르는 '가위 효소'와 이 효소를 안내하는 gRNA로 구성됩니다. 연구진은 가위 효소에 DNA의 특정 영역에 결합하는 형광 단백질을 붙여 DNA의 위치를 추적했습니다. 위치 추적 과정에서 '잡음 신호'를 줄이는 기법으로 기존의 유전자 가위 기반 이미징 방법보다 정확도와 해상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위치를 장시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크로마틴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습니다.

(위) Split GFP(형광표지자)와 SunTag을 조합하여 배경 신호를 없앤 CRISPR 시스템을 구축. (아래 왼쪽) 이 CRISPR 시스템을 이용하여 세포 핵 (점선) 내에서 특정 크로마틴 영역들을 추적한 동선(trajectory)들. (아래 오른쪽) 크로마틴의 확산 움직임을 분석하여 제한된 확산 (sub-diffusion)과 능동적 확산 (super-diffusion)으로 특징을 나눌 수 있다. 출처: UNIST
(위) Split GFP(형광표지자)와 SunTag을 조합하여 배경 신호를 없앤 CRISPR 시스템을 구축. (아래 왼쪽) 이 CRISPR 시스템을 이용하여 세포 핵 (점선) 내에서 특정 크로마틴 영역들을 추적한 동선(trajectory)들. (아래 오른쪽) 크로마틴의 확산 움직임을 분석하여 제한된 확산 (sub-diffusion)과 능동적 확산 (super-diffusion)으로 특징을 나눌 수 있다. 출처: UNIST

2m나 되는 DNA를 수 마이크론 (10-6 m) 크기의 세포핵 속에 뭉쳐놓은 구조가 크로마틴입니다. 최근 크로마틴의 구조와 움직임을 파악하는 연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크로마틴 구조 이상이 암을 유발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사실이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하진 교수는 "크로마틴 구조 변화와 유전자 발현, 노화, 암 간의 정확한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서는 크로마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관찰하고자 하는 DNA의 특정 위치에 세 조각으로 쪼개진 형광 표지 단백질을 붙이는 방식을 썼습니다. 형광체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해 DNA의 위치와 모양을 알 수 있습니다. 형광 표지 단백질이 세 조각으로 쪼개져 있어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 기반 이미징 기법보다 원하는 부위에서만 선택적으로 신호를 얻고, 죽은 형광 신호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DNA를 끄집어내서 한 줄로 연결하면 약 676억km..?! 출처: AdobeStock
DNA 추적한다! 출처: AdobeStock

연구진은 DNA가 물 속 잉크가 퍼지는 것처럼 수동적인 확산을 보일 뿐만 아니라 능동적으로 위치를 옮기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새로 개발된 이미징 기법을 이용해 DNA 특정 영역의 움직임을 장시간 추적한 결과입니다. 제 1저자인 나렌드라 차드리(Narendra Chaudhary) 연구원은 "DNA는 엉켜있는 긴 실과 같은 구조이기에 능동적 움직임이 없다면 부확산 (sub-diffusion)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연구에서 긴 시간 동안 움직임을 측정한 결과 초확산 (super-diffusion) 현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최근 각종 유전정보 처리 과정에서 DNA 자체가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합니다. 기존에는 DNA가 움직이지 않고 단백질 효소들이 DNA를 찾아가 DNA의 고장 난 부분을 고치거나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를 발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우측부터)  나렌드라 차드리 연구원, 김하진 교수, 노시형 연구원. 출처: UNIST
(우측부터) 나렌드라 차드리 연구원, 김하진 교수, 노시형 연구원. 출처: UNIST

김 교수는 "개발한 크로마틴 이미징 기술과 크로마틴 3차원 구조 측정 기술을 결합해 암 등의 유전체 질병에 대한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이를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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