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죠. 인간이 속한 포유류 대부분은 구성원들과 상호작용하며 유대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그렇다면 포유류는 언제부터 사회적 동물이었을까요?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고생물학자와 버크 자연사박물관(Burke Museum of Natural History & Culture) 공동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포유류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증거는 공룡시대인 백악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포유류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최초의 증거는 화석 덕분이었습니다. 화석의 주인공은 작은 설치류 같은 포유동물인 Filikomys primaevus인데요. 이 동물은 다구치목(multituberculate)의 새로운 속(genus)에 속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Filikomys primaevus은 젊고, 친근한 쥐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북아메리카의 중생대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가장 완전한 포유류 화석이라고 하는데요. Filikomys primaevus은 다세대적으로 생활하며, 굴을 파는 행동들을 했으며 아마도 집단으로 거주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포유류, 사회적 행동은 언제부터?!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워싱턴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생인 Luke Weaver와 이번연구의 책임저자이자 워싱턴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며 버크 박물관의 척추 고생물학 큐레이터인 Gregory Wilson Mantilla을 포함한 공동연구진은 7550만년된 화석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이 화석들은 공룡 둥지 사이트로 유명한 몬태나주 서부에 있는 에그 마운틴(Egg Mountain)에서 발굴한 것들이었습니다.
에그 마운틴에서는 적어도 Filikomys primaevus의 두개골과 뼈 화석 22개가 발견됐고 특징적으로 2~5마리씩 무리지어 모여있었고 같은 암반층의 30 m² 내에 최소 13마리의 개체들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Filikomys primaevus 화석을 보면, 오늘날까지 살아있는 천공동물(burrowing animal)과 유사한 어깨와 팔꿈치를 지닌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에 연구진은 이 동물들은 굴 속에 살면서 함께 둥지를 틀고 있었다고 가정했습니다.
Luke Weaver는 “(COVID-19로)외출제한명령이 시행되고 있을 때 이 논문을 마무리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며 “우리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와 고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 나는 공룡들이 여전히 지구를 배회하고 있을 때 포유류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쓰고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내 생각에 포유류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살펴보는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며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회성이란 어떤 면에서나 우리에게만 혹은 적어도 우리와 진화적으로 가까운 친척들에게서만 보여지는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제 우리는 사회적 행동이 포유류 가계도에서 훨씬 더 거스러 올라가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덧붙여 Luke Weaver는 “다구치목(multituberculate)은 가장 오래된 포유류 중 하나에 속하고 3500만년 전에 멸종됐지만 백악기 말, 분명히 오늘날 들다람쥐에게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하게 집단으로 상호작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이전까지 과학자들은 포유류가 가진 사회적 행동은 공룡을 멸종시킨 대멸종(mass extinction) 이후 처음 발생했다고 생각했는데요. 인간이 속한 포유류 집단인 유태반류(Placentalia)가 대멸종 이후 처음 등장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책 <과학이 답>에 따르면 유태반류(Placentalia)는 어미 배 속에서 태아가 성장하고 이 시기 동안 태반을 통해 영양을 섭취하는 종을 말하는데요. 유태반류(Placentalia)에는 생쥐에서부터 대왕고래, 인간, 코끼리까지 거의 모든 포유류가 이 부류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화석은 공룡이 멸종하기 전부터 포유류들이 사회적 행동을 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또한 완전히 다른 고대의 포유류 집단인 다구치목(multituberculate)에서 일어났다는 사실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Wilson Mantilla교수는 “이 화석들은 게임 체인저”라며 “이 시기부터 포유류의 생물학을 재구성하기 위해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들은 보통 독특한 치아나 어쩌면 강에서 굴러 내려온 턱을 자세히 살펴봤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이 살았던 정확한 장소에 거의 완전한 두개골과 뼈가 여러 개 보존돼 있었고, 우리는 포유류가 실제로 그 당시 공룡이나 혹은 같은 시기를 살던 다른 동물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확실히 살펴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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