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액정 같이 깨어지기 쉬운 화면을 부드럽게 터치해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인공손가락을 선보였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이나 햅틱 반응형 디스플레이를 정교하게 터치할 수 있는 소프트 터치 액츄에이터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액츄에이터는 전기적 신호를 기계적 운동으로 변환해주는 장치인데요. 연구팀은 부드럽고 얇은 박막형의 소프트 터치 액츄에이터를 원격으로 조정,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전자피아노 연주하기, 전자책 넘기기, 화면스크롤하기 등을 시연해냈습니다. 본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부드럽게 터치
일종의 디지털 촉각인 '햅틱'을 구현, 사람 또는 전자디바이스와 섬세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한편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보다 실감나게 하려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주로 부드러운 인공근육 기반 소프트 액츄에이터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낮은 전압에서는 반응속도가 너무 느려 터치형 액츄에이터로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디바이스의 오작동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터치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저전압 구동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저전압에서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높은 효율의 소프트 액츄에이터를 위한 새로운 소재를 물색했습니다. 유연성을 위해 금속을 배제한 공유결합으로 된 다공성 고리화합물(트라이어진 고리)을 합성하고 널리 쓰이는 전도성 고분자(PE DOT-PSS)를 결합했습니다. 참고로 트라이어진 고리(Covalent Triazine Framework, CTF)는 다공성 내인성 미세조도(PIM-1) 고분자로 이루어진 물질을 말합니다.
실제 이 소재의 액츄에이터로 만든 인공손가락은 낮은 전압(±0.5V)으로도 빠르게 큰 변형을 만들 수 있어 부드러운 터치반응을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핵심은 다공성 탄소구조체로 인해 비표면적을 극대화한 겁니다. 비표적을 넓혀 표면전하량을 늘리는 한편 작동속도와 반응성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 0.5V에서 17mm 정도 구부러지는 변형을 확인했습니다.
개발된 소프트 터치 액츄에이터를 배열형태로 확장하여 스마트폰 전자피아노 어플리케이션 위에서 연속적 터치를 통해서 'Happy Birthday'를 연주했으며 전자책넘기기와 화면스크롤 기능 등을 구현했습니다. 이로써 인공 손가락으로 음악 앱을 제어하고 체계적으로 실행하면서 부드러운 터치 작업을 통해 인간의 손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향후 인체착용형 로봇이나 전자가전제품에서 적용 가능한 부드러운 햅틱 피드백 시스템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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