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빙산, 펭귄 서식지와 충돌 위협
거대한 빙산, 펭귄 서식지와 충돌 위협
  • 함예솔
  • 승인 2020.12.28 18:35
  • 조회수 30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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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2일, 남극의 라센 C(Larsen C) 빙붕에서 떨어져나온 거대한 빙산은 현재 발생지에서 약 1050km 떨어진 남대서양 사우스 오크니 제도의 개빙구역에 있습니다. 북쪽으로 표류하며 사우스 조지아 섬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에 따르면 만약 이 빙산이 사우스 조지아 섬 근처에 터를 잡을 경우 먹이가 풍부한 바다에서 사냥을 하는 이 지역 야생동물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합니다.

2020 년 7 월 5 일 A-68A의 모습. 출처: ESA
2020년 7월 5일 A-68A의 모습. 출처: ESA

라센 C 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 

 

ESA에 따르면 애초에 빙산 A-68은 룩셈부르크의 약 두 배 크기였습니다. 기록상 가장 큰 빙산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요. 이 빙산이 떨어져나오면서 남극 반도의 윤곽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이 빙산의 두께는 단지 몇 백 미터 정도입니다. 상대적으로 얇죠. 바다를 떠다니다가 두 덩어리의 얼음을 잃게 되면서 처음 떨어져 나왔을 때 보다는 조금 줄어든 상태라고 합니다. 

 

최근 3년 간 유럽우주국(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Copernicus Sentinel-1) 같은 위성의 임무는 남빙양(Southern Ocean)에서 떨어져 나온 빙상을 추적하는데 이용됐습니다. 처음 2년 동안 빙산은 해빙 때문에 기원이 되는 빙상(parent ice sheet) 가까이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Copernicus Sentinel-1). 출처: ESA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Copernicus Sentinel-1). 출처: ESA

그러나 분리된 직후 거의 얼음 덩어리를 잃으며 A-68A라는 이름이 다시 붙었고, 여기서 파생된 빙산은 A-68B란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더 최근인 2020년 4월에 A-68A가 또 다른 덩어리를 잃고 A-68C가 생겼습니다. 남극의 빙산은 원래 목격됐던 남극 사분면에서 이름을 붙입니다. 그 다음에는 순차적인 숫자가 붙는다고 하는데요. 만약 빙산이 깨지면 순차적인 글자로 이름이 부여됩니다.

 

A-68A는 상대적으로 얇은 빙산이지만 지금까지 꽤 잘 버텨왔습니다. 인공위성은 개빙 구역에서 이 빙산이 어떻게 변하는지 감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 레이더 임무에서 포착된 첫 번째 이미지는 빙산의 세번째 생일을 며칠 앞둔 2020년 7월 5일 빙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레이더를 탑재한 위성은 어둡거나 나쁜 날씨에도 무리 없이 이미지를 계속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남극의 겨울철 어둠 속에 가려진 외딴 극지방을 감시할 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장비라고 하네요

A-68A 빙산이 거쳐 간 길. 출처: ESA
A-68A 빙산이 거쳐 간 길. 출처: ESA

이 지도는 3년 간 A-68A가 머물던 다양한 위치를 보여주는데요. 이 지도는 이 빙산이 얼마나 오랫동안 라센 C 빙상 가까이에 머물렀는지 강조해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표류 속도가 얼마나 많이 증가했는지도 나타냅니다.

 

빙산, 펭귄 서식지로 향하고 있다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의 생태학자인 Geraint Tarling 교수는 "빙산은 육지 포식자들의 사냥 범위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물고기나 크릴새우와 같은 먹이를 찾기 위해 펭귄과 바다표범은 실제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우리 어쩌면 좋지...? 출처: AdobeStock
우리 어쩌면 좋지...? 출처: AdobeStock

반면 빙산이 만약 개빙 구역에 머무른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빙산은 먹이사슬 위로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 속의 해양 플랑크톤을 풍요롭게 만드는 엄청난 양의 먼지를 운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플랑크톤은 대기에서 탄소를 끌어들여 부분적으로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시키기도 합니다. 

2020년 2월 A-68A의 모습. 출처: ESA
2020년 2월 A-68의 모습. 출처: ESA

위성사진 상으로 A68A는 사우스조지아로 가는 직진 경로에 있을 수 있지만 북쪽을 향해 계속해서 표류해 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영국 남극조사단의 원격 탐사 및 지도제작 전문가인 Peter Fretwell 박사는 "어디로 흘러갈지 앞날을 알 수 없다"며 "해류는 사우스 조지아섬의 남쪽 끝에 고리로 보이는 부분에 이 빙산을 가져가야 할 것이고 그 이전에는 대륙붕의 가장자리를 따라 빙산을 회전시키고 북서쪽으로 물러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영국 남극조사단의 원격탐사 매니저인 Andrew Fleming는 ESA에 위성 사진을 더 많이 요청한 상태이며 특히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 레이더에서 더 많은 위성사진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그는 "A68A는 굉장하다"며 "여전히 하나의 거대한 조각으로 있다는 것이 실제로 주목할만 하며 특히 레이더 이미지에서 빙산을 관통하는 거대한 균열들을 볼 때 더 그렇다"고 말합니다. 이어 "나는 지금쯤이면 이 빙산이 부서질거라고 예상했다"며 "만약 이 빙산이 사우스 조지아 주위를 돌고 북쪽으로 향하게 된다면 깨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덧붙여 "빙산은 매우 빠르게 따뜻한 물로 들어갈 것이고 특히 파도가 빙산을 죽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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