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上)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上)
  • 김명진 | 우주위험감시센터
  • 승인 2020.11.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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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위협소행성, 영어로는 PHA라는 용어가 있다. 풀어쓰면 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 즉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위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소행성. 바로 지구위협소행성의 정의는 어떻게 될까? 그 의미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먼저 지구 근처에는 얼마나 많은 소행성이 존재하는지 알아야 한다. 왜냐면 위험이라는 것은 결국 지구에 사는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근지구소행성, 영어로는 NEA(Near-Earth Asteroid)라고 한다. 즉 지구근처에 존재하는 소행성이라는 것이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지구의 공전궤도근처에 존재하는 소행성이다. 따라서 근지구소행성의 정의는 지구궤도와 만나거나 지구 가까이에 접근하는 궤도를 갖는 모든 소행성을 통칭하며, 태양에서 가장 가까워 졌을 때 거리가 지구-태양 거리의 1.3배보다 작은 궤도를 갖는 소행성을 말한다. 즉, 근일점 거리가 1.3AU보다 작은 소행성은 모두 근지구소행성이라고 부른다. 2020년 11월 현재까지 발견된 근지구소행성의 개수는 모두 24,253개1)다.

지구위협소행성의 궤도. 출처: NASA/JPL
지구위협소행성의 궤도. 출처: NASA/JPL

자, 이제 다시 지구위협소행성의 정의를 생각해보자. 지구위협소행성은 먼저 근지구소행성 중에서 다음의 2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하는데 첫째, 지구와의 최소궤도교차거리(MOID: Minimum Orbit Intersection Distance)가 0.05AU이내의 궤도를 가져야 한다. 최소궤도교차거리란 2개의 천체(하나는 지구, 또 다른 하나는 소행성)의 각 공전궤도가 교차할 때 실제로 떨어진 거리, 즉 지구와의 최접근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0.05AU는 지구-달 사이의 거리단위인 LD(Lunar Distance, 약 384,400km)로 환산하면 약 19.5LD 정도다. 두 번째 조건은 크기인데, 태양계소천체 절대등급(H) 22등급 이하인 소행성을 말한다. 소행성의 절대등급(H)을 크기로 환산할 경우 소행성의 평균 반사도(albedo)인 15%를 가정하면 절대등급이 22등급보다 밝다는 것은 140미터보다 크다는 것을 뜻한다. 즉, 아무리 지구에 가깝게 접근해도 크기가 이보다 작다면 지구위협소행성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수 미터 급의 작은 크기의 소행성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더라도 대기와의 마찰로 대부분 소멸되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140미터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미국의 하나의 주(state) 정도의 면적, 즉 반경 수백km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지구에 위협"을 미칠 크기를 140미터로 정해놓은 것이다. 2020년 11월 현재까지 발견된 근지구소행성의 개수는 모두 2,135개다.

 

현재까지 발견된 지구 주변에 존재하는 24,200여개의 소행성 중 특별히 지구에 위협이 될만한 2,100여개의 소행성 중 가장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을 단 한 개 뽑으라면 바로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다.

소행성 아포피스의 3D 형상 모델. 출처: DAMIT,
소행성 아포피스의 3D 형상 모델. 출처: DAMIT

지난 2004년 6월 19일 미국의 아리조나주 킷픽(Kitt Peak) 국립 천문대에서 로이 A. 터커(Roy A. Tucker), 데이비드 J. 톨렌(David J. Tholen), 그리고 파브리지오 베르나르디(Fabrizio Bernardi) 이렇게 3명이 공동으로 발견했다. 최초 발견 당시 2029년 4월 지구 충돌 확률은 1/37인 무려 2.7%였고, 소행성의 크기와 충돌 확률에 따른 예상 피해 규모를 1부터 10까지 표시하는 토리노척도(Torino scale)2)가 4를 기록한 최초의 소행성이다. 이후 후속 관측과 이전에 전천탐사 망원경에서 촬영된 영상을 함께 분석하여 2029년 충돌 확률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아래와 같이 2036년과 2068년의 충돌 확률은 적은 수치기는 하나 여전히 존재하며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이다.

- 2004년 최초 발견 당시 2029년 4월 지구 충돌 확률 1/37(2.7%), 토리노스케일 4 기록
- 2004-12-23: 초기 관측결과를 기초로 2029-04-13 지구충돌 확률 1/233로 예측
- 2004-12-27: 이후 추가 관측결과를 기초로 2029년 지구충돌 확률 배제
- 2005-08-07: 추가 관측결과를 기초로 2029년 지구 최 접근 시, 폭 1km보다 좁은 중력 열쇠구멍(gravitational keyhole)을 통과할 경우, 2036-04 충돌확률 1/5,560으로 상향 조정
- 2006-08-05: 추가 관측결과를 기초로 2036년 충돌확률 1/45,000로 다시 하향 조정
- 2009-10-07: 추가 관측결과를 기초로 2029-04-13 지구충돌 확률 1/250,000로 하향 조정
- 2013-01-09: 추가 관측결과를 기초로 2036-04 지구충돌 확률 7.7/10억으로 제거, 2068년 충돌확률 2.27/백만으로 예측
- 2016-03-25: 추가 관측결과를 기초로 2068년 지구충돌 확률 1/150,000으로 하향 조정
- 2020-10-26: 야르코브스키(Yarkovsky) 효과가 2068년 충돌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소행성 아포피스 발견 당시 사진. 출처: UH/IA,
소행성 아포피스 발견 당시 사진. 출처: UH/IA,

소행성 발견자들은 소행성의 이름을 붙일 수 있고 근지구소행성의 경우 고대 신화와 관련된 이름을 붙일 것이라는 권고사항(참고: 소행성 발견의 역사와 명명법)이 있는데, 2005년 6월 국제소행성센터에서는 '99942'라는 고유번호를 부여했고, 7월 19일 '아포피스'라는 고유이름으로 정해졌다. 발견자들은 이렇게 가장 잠재적으로 위협이 되는 소행성에 고대 이집트에서 태양신 라(Ra)에 대적하는(혹은 삼켰다고 하는) 파괴와 죽음의 신인 아포피스(Apophis)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아포피스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토리노 척도 4를 기록한 것은 충돌 확률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그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인데, 현재까지 알려진 아포피스의 크기는 지름 약 300미터 정도다. NASA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대서양에 떨어지면 미국 동부 연안에 17미터 파도가 덮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대륙에 떨어지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만 배에 해당하는 폭발 에너지로 지각 변동, 대기오염, 지구온도 변화 같은 대재앙을 불러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때때로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지나간다는 기사 또는 근지구소행성의 지구 충돌 위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포피스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손님인 셈이다. 최근에는 아포피스의 최신 관측결과 추가하여 궤도를 분석해 보니 태양열에 의한 소행성 궤도 변화 현상인 야르코브스키(Yarkovsky) 효과(참고: 소행성도 종족이 있다)로 인해 2068년의 지구 충돌 확률이 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다시 한 번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했다3).

소행성의 아포피스의 예상 크기.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소행성의 아포피스의 예상 크기.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아포피스가 발견된 2004년 이후 몇 차례 지구에 근접하면서 여러 가지 물리적 특성이 밝혀졌는데, 첫째는 표면특성으로 아포피스는 일반적인 석질(S-type) 소행성 보다는 표면의 우주풍화(space-weathering)에 조금 덜 노출된 Sq-type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표면 반사도(albedo) 역시 일반적인 설질 소행성에 비해 조금 더 높은 0.23에서 0.35를 갖는다. 두 번째 특징은 자전특성인데, 대부분의 소행성이 자전축이 궤도평면 상에서 고정된 채로 회전하는 것과는 달리 아포피스는 자전 운동과 세차 운동이 동시에 진행되는 비주축 회전운동을 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주기가 약 263시간으로 매우 긴데 비해 세차주기는 약 27시간으로 자전보다 세차가 더 빨리 진행되는 소위 텀블링(tumbling) 운동을 하는 소행성이다. 아래의 광도곡선에서 보듯이 소행성의 광도곡선이 하나로 겹쳐(folding)지지 않고 여러 개가 나눠지는 전형적인 비주축자전체(non-principal axis rotator)의 모습을 보인다.

소행성의 아포피스의 광도곡선. 출처: Pravec 외. 2014,
소행성의 아포피스의 광도곡선. 출처: Pravec 외. 2014,

세 번째 특징으로는 지난 2012-2013년 지구에 0.097 AU까지 접근했을 당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으로 촬영한 결과 매우 길쭉한(elongated)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몇몇 영상에서는 접촉 쌍소행성(contact binary)일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몇가지 의미를 내포하는데, 우선 예전 'A Killer Asteroid Is Coming!' 글에서 소개하였듯이 행성방위학회(PDC: Planetary Defense Conference)4)에서 지구 충돌 소행성의 궤도 변경 계획 시(실제 상황이 아니고 가상의 소행성을 대상으로 하는 시나리오임!) 매우 복잡한 변수가 존재하게 된다. 즉, 직접 충돌(Kinetic Impactor)을 성공하더라도 조각난 2개의 소행성에 대한 궤도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사점은 지구에 매우 가까이 근접하더라도 조석력이 소행성 표면에 미치는 효과가 지역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소행성의 아포피스의 아레시보 레이다 관측 영상. 출처: Brozovic 외. 2014,
소행성의 아포피스의 아레시보 레이다 관측 영상. 출처: Brozovic 외. 2014,

 

글: 김명진(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이학 박사)

現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선임연구원

前 한국천문연구원 행성과학그룹 박사후연구원

 

 


1) 근지구소행성 발견개수 누적통계는 NASA의 근지구천체연구센터 웹페이지 참고
   https://cneos.jpl.nasa.gov/stats/totals.html 

2) 1999년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서 열린 근지구천체 국제학술대회에서 미국 MIT 대학의 리차드 빈젤(Richard Binzel) 교수가 제안한 척도. https://en.wikipedia.org/wiki/Torino_scale 

3) https://www.hawaii.edu/news/2020/10/26/new-massive-asteroid-findings/

4) https://cneos.jpl.nasa.gov/pd/cs/pdc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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