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2월호] 무시 못 할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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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2월호] 무시 못 할 숫자들
  • 함예솔
  • 승인 2020.12.15 16:17
  • 조회수 4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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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00년 동안 크리스마스 때마다 영국 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강연(the Royal Institution Christmas Lectures)은 과학의 경의로움을 사람들과 공유했습니다. 지난 2019년 강연자는 수학자 해나 프라이였습니다. 그녀는 에이미 배릿에게 수학이 어떻게 우리 일상생활에 만연해 있는지, 그리고 인간 행동의 패턴에 관해 말했습니다


해나 프라이(Hannah Fry)박사(@FryRsquared)

해나는 수학자이자 텔레비전 진행자,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작가이다. 그녀의 저서로는 <Hello World: How To Be Human In The Age Of The Machine>이 있다. 해나 프라이와 함께하는 영국 왕립연구소 크리스마스 강연은 지난 2019년 12월 26, 27, 28일 BBC4에서 오후 8시에 방송됐다. 

크리스마스 강연은 왜 중요한가?

강연은 1950년대부터 텔레비전으로 방송됐다. 1825년부터 이어져온 전통이다. 그때 내가 알기로는 전기를 발견한 패러데이(Faraday)와 그의 친구들 중 몇 명이 지역 아이들에게 그들의 지식을 전하고 싶다면서 결정한 일이다. 내 생각에 그들은 거리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많은 아이들을 붙잡아 그곳에 앉힌 다음 며칠 연속으로 한 시간씩 아이들에게 과학 이야기를 해줬던 것 같다. 


강연은 진짜 전문가, 과학자들, 수학자들이 왜 그들의 연구 분야가 흥미롭고 자신들이 왜 그렇게 열정적인지 설명할 수 있는 기회다. 모든 세대에게 어필하고 대규모 공개 실험을 통해 많은 청중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었다. 강연은 친절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을 가다듬게 하는 크리스마스 휴가이다. 

 

당신의 강연은 무엇에 관한 것인가?


나는 당신이 전에 봤을지도 모르는 방식으로 수학을 설명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소수, 기하학이나 대수학 같은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런 건 전혀 없다. 

올해 강연은 ‘비밀과 거짓’이다. 우리 삶의 얼마나 많은 측면들이 수학을 통해 비밀리에 이뤄졌는지 짚어보는 내용이다. 우리는 플레이어가 경기장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분석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다. 어떻게 수학, 데이터, 통계를 사용해 실제로 직접 행운을 만들고 팀이 이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알아낸다. 우리는 어떻게 수학 지식을 사용해 세상을 우리의 의지에 맞게 굽힐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컴퓨터가 암 진단에 도움을 주는 지 등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강연에서 우리의 한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볼 생각이다. 우리가 얼마나 우리 세계의 결정을 수학에 맡기고 있는지, 또한 만연해 있는 수학 알고리즘에 맡기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이 강연의 일환으로 딥페이크(deepfake)를 이용해 청중을 속일 것이다. 이를 TV에서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일 거라고 생각한다.

 

'딥페이크'가 무엇인가?

딥페이크는 가짜 비디오 영상이다. 유명인사의 흉내를 내는 연예인이 유명인사의 오디오를 가짜로 만들게 하는 건 꽤 쉽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것도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만약 당신이 노래를 잘 못한다면 목소리를 더 좋게 하기 위해 오토튠(AutoTune)을 사용해보라. 마찬가지로 사진은 포토샵을 통해 속이기 쉽다. 

딥페이크는 동일하지만 비디오 영상과 함께 있다. 그 이면에는 매우 영리하고 정교한 수학적 기법이 있다. 얼굴을 토끼나 혹은 어떤 것으로든 바꾸는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에서 얻은 필터와 완전히 다르지 않다. 하지만 토끼로 얼굴을 바꾸는 대신 당신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꿀 수 있다. 
그 말인 즉, 내가 거기 앉아서 “나는 세상의 왕이다” 혹은 “너의 젤리 베이비(아기 모양의 젤리과자)를 나에게 다 줘”라고 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말하는 대신에 톰 크루즈(Tom Cruise)가 말하는 것처럼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거기에 수학이 있다고?

그렇다. 픽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사하는 전체 프로세스와 얼굴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수학적이다. 3D 물체 즉,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대체하는 모든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수학적이다.
나는 이것이 단순히 교과서 속 수학적 과정일 뿐인 게 아니라 당신이 뭔가를 해결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말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는 세상에 훨씬 더 광범위하게 잠재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더 이상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 
이는 단지 대수롭지 않은, 영리한 수학이 아니다. 이것은 모든 진실과 현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세상 안에서 현실이라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꿰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수학이라 하니 나는 GCSE를 떠올렸다. 당신이 말하는 것에 비하면 꽤 지루했다. 

그래. 그건 몇 분율, 몇 퍼센트의 비율, 몇 개의 원 이론(Circle Theorems)이다. 

진부한 방식으로 수학을 하진 않겠다. 소수 얘긴 안 할 생각

수학 교육은 현주소에 따라 이러한 흥미로운 예들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가?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종종 사용되는 비유는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것은 다른 어떤 음악도 듣지 않고 오직 음계만 가르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당신이 알고 있는 전부라면 당신은 “음악의 요점은 무엇인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음악의 요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나는 수학이 그렇게 교육된다는 것이 정말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너무 편협해서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다양성을 놓치고 있을 뿐이다. 우리처럼 우주에 존재하지만 그 이면에 좀 더 수학적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거울에 비춘 이 우주를 말이다.

하지만 나는 또한 이것이 필요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당신은 배워야한다. 피아노를 배울 땐 음계를 배워야한다. 지루해도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크리스마스 강연 같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믿을 수 없고 놀라운 직관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고 이를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이다. 

 

당신은 수학은 우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의 기초가 된다고 말했다. 평상시에 나는 어떻게 수학과 상호작용하는가?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마도 휴대전화로 라디오를 켤 것이다. 이는 위성과의 통신을 통해 음파를 휴대전화에 전달한다. 집을 나서면 멋진 재킷을 입고 있을지도 모른다. 평평한 천 조각을 당신의 몸의 구조로 변형시키는 방법은 재킷을 입고 있는 사람의 크기에 따라 적극 활용된다. 이것들이 전부 수학, 수학, 수학이다. 그런 다음 기차를 타고 출근한다고 가정해보자. 그 모든 기차 시간표도 모두 수학, 수학, 수학이다. 

 

난 아직 아무것도 안 했다. 그런가?

수학의 문제는 그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신은 참을 수 없다. 당신은 그것을 가리키며 사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것은 완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즉, 우리의 현대 세계가 얼마나 그것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고 그 토대 위에 세워져 있는가를 외면하는 건 정말 쉽다.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정보가 잔뜩 수집돼 수학적인 방법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깨닫지 못하고 ‘눈감아 주고’ 있는 것 말이다.

그래. 완전히. 나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가 우리 모두를 꽤 세게 때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것의 결과에 대해 깨닫지 못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특징은 그들이 정말 특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믿기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확히 사용하도록 고안된 방식으로 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이 우리를 분석하거나 데이터를 수집한다.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알아내고 우리에게 무언가를 팔거나 개선하기 위해 그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들이다.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단지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건 아니다. 하지만 이를 외면하는 건 너무 쉽다.  

해나 프라이는 195년 역사를의 자랑하는 크리스마스 강연에서 강연한 네 번째 수학자이다.
해나 프라이는 195년 역사를의 자랑하는 크리스마스 강연에서 강연한 네 번째 수학자이다.

당신은 당신 자신의 개인 정보를 줄 때 더 많은 것을 의식하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나는 웹페이지 광고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깔았고 말도 되지 않는 이름들과 그런 모든 것들을 가진 많은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다. 나는 익명성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쿠키를 허용하지 않는다. 항상 ‘파트너 없음’ 또는 기타를 선택한다. 

반대로 만약 밤 12시 30분에 웹사이트에서 뭔가 읽고 싶은데 갑자기 ‘쿠키를 허용할래?’라고 팝업창이 뜨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나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제발 그냥 가져가세요.’라고 허용한다. 

 

하지만 정말 그 박스에 표시할 때 동의하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이…. 

그럼 당신은 추적당하는 것에 동의하는 셈이다.

 

그 누구도?

거의 그렇다. 당신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거래하는 데이터 브로커들이 있다. 어딘가 서버에는 당신이 결코 접근할 수 없는 당신만의 독특한 주민등록번호를 가진 파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 파일은 당신이 구글에 입력했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건 아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것은 약간 더 똑똑하고 더 기이하다. 
이것은 여러분이 온라인에서 했던 일로부터 추정되는 모든 것들이다. 나이와 소득계층, 그리고 여러분의 성생활과 당신의 진정한 성적 취향에서부터 공표한 성적 취향 사이의 차이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는지, 마약을 한 적이 있는지, 속이기 쉬운지,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인지 등. 당신이 쿠키를 허용할 때 당신은 기본적으로 특정 그룹의 사람들을 목표로 하는 회사들이 당신에 대해 이런 것들을 알게 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부모님이 이혼한 적 있는 위험을 추구하는 사람’을 목표로 삼고 있을 수 있다. 나는 그들이 무엇을 팔았을 지 상상할 수 없다. 쿠키가 있는 웹사이트를 클릭하면, 데이터 브로커에게 작은 신호를 보내는 데 동의하게 되는 것이다. 데이터 브로커들은 그들의 타깃이 되는 그룹 내에 누군가가 해당 웹사이트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 그들은 당신과 같은 사람을 목표로 삼고자 하는 자신들의 고객사 중 한 곳의 광고를 당신에게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인터넷에서 보는 광고가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하다는 걸 알고 있다. 당신은 어느 날 개를 사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날 당신은 개 침대 광고를 보게 된다. 

당신의 전화기가 당신의 말을 듣고 있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 알고리즘은 여러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 당신이 개를 분양받기로 결정한 후 개 침대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미처 결정하기도 전에 알고리즘은 당신이 개 침대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자유의지나 운, 변화 같은 건 더 이상 없는 걸까?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중요하다. 이 강연들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는 이러한 수학적 기법들이 얼마나 강력하고 만연해 있는지 증명하고 싶다. 또한 그들에게 그 한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내가 개 침대 광고를 당신에게 제공해도 당신이 개를 키우든 말든 그 결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아주 미묘하게, 약간의 차이를 만들지 모르지만 이는 아주 작고 작은 변화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 판단한다. 여전히 자유의지는 있고 여전히 모든 종류의 무작위성과 불확실성은 이러한 알고리즘과 수학적 기법들이 통과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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