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태양계 운석이 떨어졌다
초기 태양계 운석이 떨어졌다
  • 함예솔
  • 승인 2021.04.13 16:30
  • 조회수 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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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 맞은 자동차.. 출처: AdobeStock
출처: AdobeStock

1992년 어느 금요일 저녁, 뉴욕주에 있는 도시 픽스킬(Peekskill)에 굉음이 들립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이 주차돼 있던 빨간색 쉐보레 말리부의 트렁크로 떨어지는 소리였는데요. 자동차 주인에 따르면 약 13kg의 운석 잔해에서는 유황 냄새가 났으며 여전히 뜨거웠다고 합니다. 이 운석은 우리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운석이었습니다.

 

30년 후, 텍사스대학교(University of Texas)와 테네시대학교(University of Tennessee)의 연구자들은 픽스킬에 떨어졌던 운석과 다른 17개의 운석을 함께 분석해 태양계 초기 이러한 소행성이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Geochimica et Cosmochimica Acta’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가설이 제시됐는데요. 이 연구에 따르면 초기 태양계가 평화로웠을 것이란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로 훨씬 더 격렬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픽스킬 운석 일부를 X-선 원소 맵. 다른 색상은 다른 원소에 해당한다.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Michael Lucas.
픽스킬 운석 일부를 X-선 원소 맵. 다른 색상은 다른 원소에 해당한다.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Michael Lucas.

이 연구에서 분석된 운석은 소행성에서 유래한 운석으로 우주 암석의 자연적인 표본 역할을 합니다. 이 운석들은 소행성이 격렬한 폭격과 그 후 이어진 재조립을 통해 형성됐다는 걸 나타냈습니다.

 

이 연구는 공동 저자인 닉 다이거트(Nick Dygert)가 매우 높은 온도에서 섭씨 1400도까지 떨어지는 암석의 냉각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 지구 상 암석을 연구하던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잭슨 스쿨(Jackson School of Geosciences)의 박사후 선임 연구원이었을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현재 그는 테네시 대학교 조교수로, 지구의 암석을 연구할 때 사용되는 이 방법(‘REE-in-two-pyroxene method’)이 우주의 암석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지구물리학적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지구화학적인 성질을 이용하는 정말 강력한 새로운 기술이고 아무도 운석을 측정하는데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운석은 어떻게 식었을까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운석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아내기 위해 운석에서 광물을 측정해왔는데요. 이러한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운석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층을 이루며 천천히 식었다는 걸 암시했습니다. 이 ‘양파껍질모형(onion shell model)’은 태양계 초기, 암석 덩어리가 방해를 받지 않고 공전하려면 비교적 평화로운 상태여야 한다는 생각과 일치합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섭씨 500도 가까이 되는 온도에서 냉각 속도를 측정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매우 높은 온도에서 섭씨 1400도까지 떨어지는 암석의 냉각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한 것이었고, 연구진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발견했습니다. 섭씨 900도에서 500도까지 내려가는 온도에서 냉각 속도는 낮은 온도에서보다 무려 1000배에서 100만배 더 빨랐습니다.

운석 50만배 확대한 편광(cross-polarized)이미지.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Michael Lucas.
운석 50만배 확대한 편광(cross-polarized)이미지. 출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Michael Lucas.

소행성은 어떻게 매우 다른 두 냉각 속도를 조정할 수 있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소행성이 단계적으로 형성됐다는 가설을 제안했습니다. 만약 초기의 태양계에 소행성 폭격이 만연했다면 큰 암석은 산산조각나며 부서졌을 겁니다. 그 작은 조각들은 빠르게 식었을 것이고 이후 작은 조각들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더 큰 소행성으로 다시 재조립됐을 때 냉각속도는 느려졌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깨진 돌 더미 가설(rubble pile hypothesis)을 실험하기 위해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했습니다. 열적 변화가 두 번 존재하는, 돌 무더기로 만들어진 소행성을 말이죠. 10^15 또는 수 천 조개의 파편 더미 속에 있는 엄청난 수의 조각들과 그 거대한 크기의 집합체 때문에 연구진은 폭격 전과 후의 질량과 온도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모델링 결과는 연구진들의 가설을 지지하고 또 다른 통찰력도 제공했습니다. 재조립 후 천천히 식게된 이유는 층층이 열을 방출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돌 무더기에는 구멍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 구멍들은 열을 빠르게 전달하는 능력을 줄이고 돌 잔해들이 일종의 좋은 담요처럼 작용해 소행성이 조각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천천히 식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애리조나 대학교의 달∙행성 연구소(Lunar and Planetary Laboratory)의 팀 스윈들(Tim Swindle)은 이 연구가 중요한 진일보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는데요. “이것은 좀 더 완벽한 모델인 것 같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얘기하지 않았던, 하지만 했어야할 일부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했다”고 말했는데요.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이는 강력한 주장”이라고 말합니다. 닉 다이거트 교수는 새로운 이 가설에서 시사하는 바는 이러한 충돌이  태양계 초기의 특징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태양계는) 격렬했고 일찍부터 그래왔다”고 말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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