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류구가 물을 잃은 시기는?
소행성 류구가 물을 잃은 시기는?
  • 함예솔
  • 승인 2021.03.08 23:55
  • 조회수 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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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소행성 ‘류구(Ryugu)’에서 채취한 물질이 담긴 캡슐을 지구로 보내왔습니다. 반환된 샘플은 이제 막 분석이 시작됐는데요. 연구원들은 샘플 분석 외에도 우주선의 다른 기기 데이터들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소행성의 과거를 밝혀줄 단서를 찾기 위해서 말이죠.

일본의 하야부사 2호는 2년 전 소행성 류구를 따라 비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후 소행성에서 채취한 암석 샘플을 지구로 반환했다. 출처: JAXA
일본의 하야부사 2호는 2년 전 소행성 류구를 따라 비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후 소행성에서 채취한 암석 샘플을 지구로 반환했다. 출처: JAXA

<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브라운대학교 연구진은 원격탐사 데이터를 이용해 왜 소행성 류구가 다른 소행성에 비해 물을 함유한 광물들이 풍부하지 않은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류구가 형성되기 전 모체가 됐던 천체에 일종의 가열 사건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이후 형성된 류구 역시 건조한 상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류구에는 왜 물이 적을까?! 

 

브라운대학교 행성과학자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랄프 밀리켄(Ralph Milliken)에 따르면 류구가 하야부사 2호의 목적지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색이 어둡고 물이 함유된 광물과 유기 화합물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군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종류의 소행성들은 탄소질 콘드라이트(carbonaceous chondrites)로 알려진 지구에서 발견되는 어둡고, 물과 탄소가 함유된 운석의 모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운석들은 수 십년 동안 전 세계 실험실에서 매우 상세하게 연구돼 왔지만 탄소질 콘드라이트 운석이 어떤 소행성에서 유래됐는지 확실하게 결정짓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밀리켄은 "우리가 이해하려고 하는 것 중 하나는 태양계 초기 물의 분포와 그 물이 어떻게 지구로 전달됐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물을 가진 소행성들이 그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에 류구를 가까이서 연구하고, 샘플을 지구로 반환함으로써,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소행성들에 물을 함유한 광물들의 풍부함과 그 역사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야부사 2호는 이 흥미로운 소행성에서 직접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무사히 반환시켰습니다. 하지만 하야부사 2호가 소행성을 따라 비행하면서 관측한 류구의 모습은 과학자들의 기대와 다소 달랐습니다. 당초 과학자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물이 풍부하지 않았던 건데요. 이에 과학자들은 류구가 언제 어떻게 물을 잃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아이디어들이 제시했습니다

로버가 찍은 소행성 류구(Ryugu) 표면 사진. 출처: JAXA
로버가 찍은 소행성 류구(Ryugu) 표면 사진. 출처: JAXA

류구는 돌 무더기 더미로 이뤄져 있는데요. 충력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느슨한 암석의 복합체입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류구와 같은 소행성은 크고 단단한 소행성들이 큰 충돌 사건으로 부서질 때 남은 잔해들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오늘날 류구에서 보이는 물의 특징은, 본래 이전에는 물이 풍부했던 류구의 모체 소행성이 어떤 가열 사건으로 인해 말라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은 류구는 대변동의 분열과 재형성을 경험한 후에 말랐을 수도 있습니다. 류구는 과거 태양을 몇 차례 가깝게 회전했을 가능 성이 있는데 태양에 의해 류구의 표면이 가열되고 건조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표와 지하의 암석을 비교해봤다

 

하야부사2호에는 어떤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높은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장비가 탑재돼 있었습니다. 2019년 류구와의 만남에서 하야부사 2호는 소행성 표면에 작은 발사체를 발사했는데요. SCI(Small Carry-on Impactor)라는 장치가 탑재됐고 여기에는 4.5kg의 HMX(폭약의 일종)와 구리로 만든 탄환이 달려있었습니다. 하야부사 2호는 이 폭발물을 사용해 소행성 류구의 표면에 탄환을 발사했습니다. 이 충격으로 류구에는 작은 분화구가 만들어졌고 지하에 묻혀있던 암석들이 드러났습니다. 

하야부사 2호에서 분리된 DCAM3 카메라가 포착한 사진. 폭파된 류구 표면 보여준다. 출처: JAXA, Kobe University, Chiba Institute of Technology, The University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Kochi University, Aichi Toho University, The University of Aizu, and Tokyo University of Science
하야부사 2호에서 분리된 DCAM3 카메라가 포착한 사진. 폭파된 류구 표면 보여준다. 출처: JAXA, Kobe University, Chiba Institute of Technology, The University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Kochi University, Aichi Toho University, The University of Aizu, and Tokyo University of Science

물을 함유한 광물을 탐지할 수 있는 근적외선 분광계를 사용해 연구진들은 표면 암석의 수분 함량을 지표면 아래 암석과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지표면 아래 암석의 물 특징은 가장 바깥쪽 지표면의 암석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즉, 류구의 표면이 태양 때문에 말라버렸다는 시나리오보다는 류구의 모체가 이미 수분 함량이 적은 상태였다는 시나리오와 일치합니다. 밀리켄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고온의 열은 대부분 지표면에서 일어나고 지표 아래로까지 침투하지는 않을 것이란 걸 예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보는 것은 표면과 지표 아래가 비슷게면 모두 물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이는 류구의 모체에서 변화가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상기시킨다"고 전합니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조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지표 아래에서 발굴된 입자의 크기는 분광계 측정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번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브라운대학교의 선임연구원인 Takahiro Hiroi는 "발견된 물질은 지표면에 있는 것보다 더 작은 입자 크기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입자 크기 효과는 지표에 있는 거친 부분보다 더 어둡고 빨갛게 보이도록 할 수 있고 원격탐사에서 입자 크기 효과를 배제하긴 어렵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원격 탐사로 밝힌 이번 연구는 하야부사2호가 12월 샘플을 지구로 성공적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에 류구를 더 자세히 관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샘플들 중 일부는 밀리켄과 Hiroi이 운영하는 연구실로 곧 보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실험실의 분석 결과가 연구팀의 원격 감지 결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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