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크톤이 만든 생체분자로 고기후 복원
플랑크톤이 만든 생체분자로 고기후 복원
  • 함예솔
  • 승인 2021.04.22 15:45
  • 조회수 13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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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Sea ice)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과거 해빙의 증가와 분포정보를 재구성할 수 있다면 현재 우리가 마주한 기후 변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고기후를 복원하는 방법에는 빙하코어 기포 내의 기체 함량, 해양퇴적물 공극수 변화 및 빙하 분포범위 변화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 밖에도 변화하는 기후에 반응하는 플랑크톤, 산호, 나무와 같은 많은 생물들의 성장과 군집 발달 역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해빙(Sea ice)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출처: AdobeStock
해빙(Sea ice)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출처: AdobeStock

그런데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 연구진들은 과거 기후변화를 재구성할 수 있는 확실한 도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고위도 해양 침전물에서 발견되는, 얼음에 사는 특정한 조류가 생성하는 알케논(alkenone)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랑크톤이 만들어 낸 생체분자

 

해빙농도가 변동할 때마다 해빙에 살고 있는 조류들뿐만 아니라 조류가 남긴 분자들 역시 변동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브라운 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인 카렌 왕(Karen Wang)은 “우리는 이 분자가 해빙 농도에 대한 강력한 프록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이 분자의 농도를 보면 시간에 따른 해빙 농도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프록시(proxy)란 고기후 복원을 위한 기후지시자를 말하는데요. 과거의 기후변화는 관측 장비를 이용해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온도, 강수, 빙하자료 등의 간접적인 방법을 이용해야 합니다. 

 

표층 해수에 생존한다고 알려진 특정한 식물 플랑크톤은 C37 알케논을 합성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알케논의 불포화된 정도는 해양생물의 성장 온도에 따라 변화된다고 합니다. 해수의 온도가 따뜻할수록 불포화 정도가 적게 되는 식으로 말이죠. 이에 과학자들은 퇴적물에 포함된 알케논의 불포화된 정도와 성장 온도와의 관계를 파악하면, 퇴적물이 퇴적됐을 당시 표층 수온을 유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알케논(C37)은 탄소수가 37개로 이뤄진 긴 사슬 구조의 유기화합물로써 이중 결합수가 각각 2개, 3개, 4개인 세 종류의 물질(C37:2, C37:3, C37:4)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결합수는 불포화된 정도를 나타냅니다. 알케논 분자들은 수년 동안 해수면 온도에 대한 프록시로 사용돼 왔습니다. 각기 다른 온도에서 알케논(C37:2)과 알케논(C37:3)의 양은 달려졌고, 과학자들은 퇴적물에서 발견된 C37:2/ C37:3 비율을 이용해 과거 기온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연구에서 알케논(C37:4)은 퇴적물에서 농도가 매우 낮거나 항상 존재하는 건 아니라 이걸 생략한 불포화 지수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진들이 주목한 건 바로 알케논(C37:4)이었습니다. 

 

알케논 비율로 온도 측정한다 

 

국립과학재단 지원 프로젝트의 수석 조사관이자 브라운대학교 지구∙환경∙행성과학부의 교수인 Yongsong Huang교수는 “일반적으로 알케논(C37:4)은 온도비를 구할 때 버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어디서 왔는지, 어디에 유용한지 아무도 몰랐으며 몇 가지 이론이 존재했지만 아무도 확실하게 알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이를 밝혀내기 위해 북극 주변 얼음에 뒤덮인 지역에서, 알케논(C37:4)을 함유한 퇴적물과 바닷물 샘플을 채취한 뒤 연구했습니다. 이 샘플에 존재하는 유기체를 식별하기 위해 DNA 염기서열분석법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후각편모조강의 한 목(order)에 속하는 ‘등장황색조목(Isochrysidales)’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연구진들은 그 새로운 종들을 배양했고 그들이 예외적으로 알케논(C37:4)을 풍부하게 만들어내는 종이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후각편모조강 출처: Wikimedia Commons
후각편모조강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음 단계로는 이 빙하들이 남긴 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해빙 프록시로 사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원들은 오늘날 해빙 주변부 근처의 북극해의 여러 지점에서 퇴적물 코어 안에 있는 알케논(C37:4)의 농도를 조사했습니다. 최근 이 지역의 해빙은 국지적 기온 변이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알케논(C37:4)의 농도가 가장 높았을 때는 기후가 가장 춥고 얼음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라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알케논(C37:4)의 농도가 가장 높았던 때는 약 12,000년 전으로 빙하기만큼 극심하진 않았지만 혹한기였던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Dryas)기 입니다. 반면 얼음이 줄어들고 기후가 가장 따뜻했을 때는 알케논(C37:4)가 희박해졌습니다. 

 

Huang 교수는 “우리가 이 새로운 프록시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다른 지표들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며 “해빙을 모델링하는 것이 매우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상관관계도 완벽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것은 아마도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프록시는 다른 프록시에 비해 몇 가지 추가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해빙을 재건하는 또 다른 방법에는 규조류(diatoms)라 불리는 조류의 화석을 찾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화석 분자가 분해될 수 있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반면 알케논(C37:4) 같은 분자는 더 강력히 보존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보다는 오래된 연대까지 복원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이 새로운 조류가 어떻게 해빙 속에 묻히고 이 알케논 화합물을 만들어 내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 새로운 종을 더 많이 연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해조류는 해빙 내부의 염분 기포와 수로에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얼음이 녹은 직후에도 번성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학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연구원들이 해빙 프록시로서 알케논(C37:4)을 더 잘 보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궁극적으로 연구원들은 새로운 프록시가 시간에 따른 해빙 역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정보는 과거의 기후 모델을 향상시키고 미래의 기후 변화에 대한 더 나은 예측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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