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이상한 포유동물
지구상 가장 이상한 포유동물
  • 함예솔
  • 승인 2021.03.06 06:00
  • 조회수 19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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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한 포유동물, 오리너구리. 출처: AdobeStock
가장 이상한 포유동물, 오리너구리. 출처: AdobeStock

지구 상 가장 이상한 포유류로 여겨지는 호주의 비버처럼 생긴, 오리 주둥이를 가진 ‘오리 너구리(duck-billed platypus)’는 기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포유류지만 새끼 대신 알을 낳고, 이빨이 없으며, 젖꼭지가 없어 새끼들은 어미 몸의 복부쪽에서 땀처럼 줄줄 흘러나오는 젖을 핥아먹습니다. 심지어 포유류에서는 매우 드물게도 독성 물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10개의 성 염색체를 가진 유일한 동물이라고 하는데요. 오리 너구리는 왜 이렇게 기괴한 특징들을 가지게 된 걸까요? 

최근 '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코펜하교 대학교(University of Copenhagen)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오리너구리의 독특한 게놈 지도를 작성해 오리너구리의 이러한 특징들의 기원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오리너구리, 유전체 지도 살펴보니

 

1700년대 후반, 유럽인들이 호주에서 오리너구리를 발견한 이후 이 기이하고 오리 주둥이를 가진 반수생 동물은 과학자들을 당황시켰습니다. 오늘날, 과학자들 역시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포유류로 여겨지는 오리너구리가 어떻게 그렇게 독특한 특징을 가지게 됐는지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리 너구리의 게놈 지도가 완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셰르파들의 유전자는 빠른 진화 과정을 거쳐 특별해졌습니다. 출처: fotolia
오리너구리, 유전자 살펴봤더니.. 출처: fotolia

코펜하겐 대학교 생물학과 궤지에 장(Guojie Zhang) 교수는 “완성된 게놈지도는 오리너구리의 기이한 특징들이 어떻게 나타났는지에 대한 해답을 우리에게 제공한다”며 “동시에 오리너구리 게놈을 해독하는 건 우리 인간을 포함한 다른 포유류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어 “왜 우리와 다른 진수류(eutherian) 포유류들이 알을 낳는 동물이 아니라 새끼를 낳는 동물이 됐는지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오리너구리는 현대의 포유류가 출현하기 수백만 년 전에 존재했던 고대의 포유류 집단인 단공류(monotremes)에 속합니다. 장 교수는 “실제로 오리너구리는 포유류에 속한다”며 “하지만 유전적으로는 포유류, 조류, 파충물이 혼합돼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오리너구리는 많은 조상들의 원래 특징들을 보존해왔는데, 이는 아마도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알을 낳고, 땀처럼 젖이 흐르고, 이빨이 없다

 

오리너구리의 가장 특이한 특징 중 하나는 알을 낳지만, 젖샘이 있어 새끼들에게 젖을 먹인다는 점인데요. 하지만 젖꼭지가 없어 젖은 오리너구리의 몸에서 땀처럼 스며나온다고 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특성은 유전자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인간 진화 과정에서는 이른바 난황형성 전구체 유전자(vitellogenin genes)라 불리는 3개의 유전자를 모두 잃었는데요. 이 유전자들은 각각 난황(egg yolks)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닭은 이 난황형성 전구체 유전자 3개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오리너구리는 약 1억 3천만년 전 두 개의 난황형성 전구체 유전자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1개의 유전자는 여전히 지니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오리너구리는 계속해서 알을 낳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아마도 오리너구리가 새끼를 위한 젖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새나 파충류만큼 난황 단백질을 만드는 것에 의존하고 있진 않기 때문일 겁니다.

 

다른 모든 포유류에서 난환형성 유전자는 카제인 유전자(casein genes)로 대체됐는데 이는 포유류 젖의 주요 성분인 카제인 단백질을 생산하는 능력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 다르면 오리너구리는 이 카제인 유전자 역시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젖은 소, 인간, 그리고 다른 포유류의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합니다. 장 교수는 “이는 우리에게 현존하는 모든 포유류 종에서 젖의 생산은 쥐라기 시대의 초기 공룡들과 함께 1억 7천만년 전에 살았던 공통 조상으로부터 파생된 동일한 유전자 세트를 통해 발달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합니다.

 

오리너구리가 대부분의 포유류와 달리 이빨이 없다는 것 역시 매우 기이한 특징인데요. 비록 단공류(monotremes)의 가까운 조상들은 이빨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의 오리너구리는 음식을 으깨는데 사용되는 두 개의 케라틴으로 이뤄진 판을 가지고 있다. 이 판은 치아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연구진은 오리너구리가 약 1억 2천만년 전 치아 발달을 담당하는 8개의 유전자 중 4개가 사라졌고, 이때 이빨을 잃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10개의 성 염색체를 가진 유일한 동물

 

인간과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는 성을 결정하는 두 개의 성염색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X와 Y 염색체 시스템이죠. 암컷은 XX이고 수컷은 XY염색체를 가지는 체계죠. 하지만 오리너구리 같은 단공류 동물은 10개의 성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데요. 5개의 X염색체와 5개의 Y염색체입니다.

 

거의 완벽하게, 염색체 수준에서 게놈지도를 작성한 덕분에 연구진들은 단공류의 조상들이 가지고 있던 10개의 성 염색체들이 후에, X와 Y 염색체의 많은 작은 조각들로 분리돼 고리 형태로 체계화 됐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동시에 게놈 지도는 대부분 단조류의 성 염색체가 인간보다 닭과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것이 보여주는 것은, 포유류와 조류 사이의 진화적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게놈 지도 작성으로 밝힌 오리너구리의 기이한 특성들, 진화와 관련 있었네요.

오리 너구리에 대한 사실들

 

  • 오리너구리는 호주 동부와 태즈메이니아의 토착종입니다. 국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준 위협 종으로 분류됐습니다
  • 오리너구리가 포유류로 여겨지는 이유는 젖샘을 가지고 있고, 털이 나며, 중이에 3개의 뼈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특성은 오리너구리를 포유류로 정의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오리너구리는 포유류 목(Order)의 단공류에 속하는데 단공류는 배뇨, 배변, 유성생식을 위해 하나의 구멍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붙여 졌습니다.
  • 이 동물들은 수영을 잘해서 강에서 곤충과 조개를 사냥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 오리너구리의 독특한 부리는 진흙투성이의 강바닥에서 먹이를 찾는데 사용되는 전기 센서로 가득 차 있습니다.
  • 수컷 오리너구리는 각각의 뒷다리 뒤쪽에 독성물질을 지닌 독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독은 개를 죽일 수 있을 만큼 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수컷이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싸울 때 사용됩니다.
  • 'Mammalia(2020)'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오리너구리 모피가 형광물질이라는 걸 증명했습니다. 오리너구리의 갈색 털은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청록색 빛을 반사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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