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입은 나노 발전기
친환경 입은 나노 발전기
  • 함예솔
  • 승인 2021.02.03 23:55
  • 조회수 139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에 전원을 공급하는 무기물 기반의 나노 발전기를 대체할 바이오 물질의 전기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새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Nano energy'에 게재됐습니다.

이종 전극 시스템의 개요도. 출처: 부산대학교
이종 전극 시스템의 개요도. 출처: 부산대학교

부산대학교 나노에너지공학과 황윤회·오진우 교수 연구팀이 주변 환경의 자극으로부터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바이오 물질 나노 발전기의 압전(piezoelectric) 특성과 변전(flexoelectric) 특성을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측정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참고로 압전 특성 및 변전 특성은 음전하와 양전하로 분극돼 있는 물질에 물리적 변형이 생겼을 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특성을 말합니다.

 

바이오물질 이용하다

 

웨어러블 소자 및 생체 삽입 전자 장치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이러한 장비들에 효과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나노 발전기에 관한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 나노 발전기

사용자 발전(UCP, User Created Power) 기술을 이용한 초소형 발전기로 얇고 잘 휘어지는 폴리머 기판에 산화아연 소재의 나노 와이어를 붙인 구조로 나노 발전기를 부착한 생물체가 움직일 때마다 와이어가 이리저리 구부러지면서 전류가 흐르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높은 발전 효율을 가지는 무기물 기반의 나노 발전기들은 생체 독성을 가지거나 생체 독성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물질들이 많습니다. 각종 바이오 물질들은 이러한 무기물 기반 나노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전기적 특성이 완벽히 규명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전기적 특성 분석에 사용되는 방법들이 고온의 열처리를 필요로 하고 바이오 물질들은 대부분 고온에 약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배경에서 연구팀은 열처리 없이 전기적 특성을 분석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서게 됐습니다.

 

물질에 압력이 가해지거나 변형이 일어났을 때 전기를 생산하는 압전특성 및 변전 특성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결합해 소형 전자 장비로 개발하기 매우 적합한 물리 현상입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무기 소재 기반의 압전 및 변전 물질 대신 친환경 바이오 물질(M13 박테리오파지)을 사용해 바이오 물질의 압전특성과 변전 특성을 구분한 겁니다. 

M13 박테리오파지. 출처: Wikimedia Commons
M13 박테리오파지. 출처: Wikimedia Commons

연구팀은 "친환경 바이오 소재의 엄밀한 물성 분석 기술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바이오일렉트로닉스(생체전자공학) 시대의 시작점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오물질 전기 특성 측정해 나노 발전기 적용

 

외가닥 DNA 바이러스 중 하나인 M13 박테리오파지는 폭 6.6nm(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길이 880nm인 바이오 물질이며 2700여 개의 표면 단백질이 중심의 외가닥 DNA를 나선형으로 감고 있습니다. 각각의 표면 단백질은 양 끝단이 양전하·음전하로 대전돼 있으며 나선형으로 비스듬히 배치된 구조로 항상 분극돼 있는 전기적 특성이 있고 이로 인해 압전·변전 특성을 가집니다.

변형 방향에 따른 압전 및 변전 특성 분석. 출처: 부산대학교
변형 방향에 따른 압전 및 변전 특성 분석. 출처: 부산대학교

M13 박테리오파지에 외력이 작용할 경우 발생하는 전기의 총합은 압전 특성과 변전 특성의 합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통해 고효율의 나노 발전기를 제작하기 위해 발생하는 전기의 총합으로부터 압전 특성 혹은 변전 특성에서 유래한 전기를 구분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사극 전극(quadrant electrode)과 샌드위치 전극(sandwich electrode)을 활용해 물질의 압전 특성에서 유래된 전기와 변전 특성에서 유래된 전기를 분리해 측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사극 전극

휘지 않는 실리콘 기판에 금속을 증착해 상하(2극), 좌우(2극) 총 4극의 삼각형 전극이 모서리를 마주하도록 제작한 전극입니다. 누르는 압력에 대한 전기 신호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 샌드위치 전극

유연한 전도성 물질이 코팅된 고분자 기판에 M13 박테리오파지를 코팅하고 그 위에 다시 전도성 물질을 코팅해 M13 박테리오파지가 전도성 물질들 사이에 위치하는 형태의 전극입니다. 기판의 휘어짐에 따른 전기 신호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자기 조립 기술을 이용해 M13 박테리오파지를 사극 전극과 샌드위치 전극에 각각 규칙적으로 코팅했습니다. 사극 전극에는 수직 방향의 힘을 가해 소자의 변형을 유도했고 샌드위치 전극은 수평 방향으로 힘을 가해 소자의 변형을 유도했는데, 사극 전극의 경우 물질의 변형에 의한 압전 특성과 소자의 변형에 의한 변전 특성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었고 샌드위치 전극의 경우 소자의 변형에 의한 변전 특성만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샌드위치 전극에서 유래한 변전 특성을 분석해 사극 전극에서 유래한 전기의 총합에서 변전기의 영향을 배제함으로써 압전 특성을 도출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즉, 열처리 없이 물질의 압전 특성과 변전 특성을 분석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한 겁니다.
 

샌드위치 전극에 수평 방향의 변형을 가해 얻은 전기 반응. 출처: 부산대학교
샌드위치 전극에 수평 방향의 변형을 가해 얻은 전기 반응. 출처: 부산대학교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사극 전극, 샌드위치 전극으로 구성된 이종 전극 시스템은 고온 열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장점에 힘입어 M13 박테리오파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물질들의 압전 및 변전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널리 적용·활용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연구팀은 각종 바이오 물질들을 중심으로 높은 온도에서 변형이 일어나는 모든 소재에 이종 전극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수많은 압전·변전 소재들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을 규명함으로써 기초 과학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M13 박테리오파지는 유전물질(DNA)을 가지고 있는 생체재료로서 대량 배양하더라도 항상 동일하게 얻을 수 있으며, 연구목적에 맞게 유전자조작을 통해 추가적인 기능을 부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새로운 기능 즉, 분극 성질을 강화한 M13 박테리오파지 제작 및 확보를 통해 보다 고효율의 나노 발전기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진우·황윤회 교수. 출처: 부산대학교
오진우·황윤회 교수. 출처: 부산대학교

연구를 수행한 황윤회 교수와 오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이오일렉트로닉스의 시대를 열 차세대 소재인 M13 박테리오파지를 나노 발전기로 활용하고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생체 적합 바이오 소재 응용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