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점 반도체 효율 낮추는 숨은 원인
양자점 반도체 효율 낮추는 숨은 원인
  • 함예솔
  • 승인 2021.02.08 18:30
  • 조회수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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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조민행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장(고려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자가도핑 양자점을 시분해 분광법을 통해 연구한 결과, 양자점을 활용한 반도체의 성능을 저해하는 새로운 요인을 찾아냈습니다. 연구 결과는 ‘셀(Cell)’의 자매지인 ‘매터(Matter)’에 게재됐습니다. 

언젠가 우리나라만의 멋진 반도체가 만들어지기를. 출처: pixabay
반도체의 성능을 저해하는 새로운 요인은?! 출처: pixabay

전자 동력학, 양자점 응용에 중요

 

양자점(Quantum Dot)은 지름이 2~10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수준에 불과한 반도체 입자입니다. 그 크기에 따라 다른 주파수의 빛을 방출하는 등 독특한 전기적‧광학적 성질을 지닙니다. 현재 양자점을 특성을 활용한 양자점 디스플레이(QLED)나 양자 폭포 레이저  등 다양한 기술이 응용 및 연구되고 있습니다.

  • 양자 폭포 레이저(Quantum Cascade laser)

대간 전이가 아닌, 대내 전자 전이를 기반으로 한 양자점 레이저입니다. 기존 레이저와 달리 원~중적외선 파장 영역(일반적으로, 4~11 μm)의 빛을 방출합니다. 

양자점과 같은 반도체에는 전자가 머무를 수 있는 특정 궤도(에너지 준위)들로 구성된 두 개의 밴드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전자가 차 있는 아래쪽의 밴드를 '가전자대', 전자가 비어있는 위쪽 밴드를 '전도대',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밴드갭(Band Gap)이라 부릅니다.

 

밴드 내의 에너지 준위들은 일종의 사다리와 같아서,  외부 에너지(빛)를 받은 전자는 사다리의 위 칸으로 이동합니다. 이를 들뜬(excited) 전자라고 부르며, 전자가 사라진 빈자리를 정공(hole)이라 합니다. 시간이 지나 에너지를 잃게 되면, 전자는 다시 사다리의 아래층, 즉 낮은 에너지 준위로 돌아와 정공과 재결합합니다.

 

양자점 기술의 핵심은 전도대로 들뜬 전자가 어떤 경로를 거쳐 정공과 재결합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들뜬 전자가 빛을 다시 방출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와 정공과 결합하는 경우, 이 빛을 디스플레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오랜 시간 들뜬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와 정공을 이용하여 전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전도대로 들뜬 전자의 동력학을 이해하는 것은 양자점의 응용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1조 분의 1초 만에 전자와 정공이 재결합

 

지금까지 들뜬 전자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한 많은 분광학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가전자대에 생성되는 정공의 영향 때문에, 복잡한 전자전이(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바뀌는 것)를 명확히 관찰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기존 기술은 전자의 동력학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100펨토 초(fs‧1000조 분의 1초) 단위로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펨토초 시분해 분광법'을 이용해 '자가도핑 양자점(self-quantum dots)' 전도대 내부에서 벌어지는 전자 전이만 선택적으로 실시간 관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자가도핑 양자점은 전도대의 일부가 전자로 차 있는 입자로, 가전자대의 정공의 영향 없이 전도대 내부 전자의 움직임만을 선택적으로 관측하기 유리합니다.

  • 펨토초 시분해 분광법(pump-probe spectroscopy)

펨토초의 펄스 폭을 갖는 들뜸 펄스와 탐침 펄스를 이용해 들뜬 전자의 에너지 준위와 관련된 정보(전자 동력학)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분광법입니다.

오비탈 전자 분포 형상과 전자 충돌에 의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 출처: IBS
오비탈 전자 분포 형상과 전자 충돌에 의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 출처: IBS

그 결과, 약 1피코 초(ps‧1조 분의 1초) 내에 전자와 정공이 재결합하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인트라밴드 오제현상(intraband Auger process)'이라 명명했습니다. 이는 기존 기술로는 관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입니다. 기존 오제 현상은 가전자대의 정공이 에너지 전달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반면 관측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의 경우, 전도대의 전자들 간의 충돌 및 에너지 전이를 기반으로 일어납니다.

임준형 연구교수. 출처: IBS
임준형 연구교수. 출처: IBS

 

 

 

제1저자인 임준형 연구교수는 "들뜬 전자가 빛 방출 없이 정공과 빠르게 재결합하는 '오제현상'은 발광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양자점의 응용에 있어 해결과제로 여겨져 왔다"며 "기존 보고된 오제현상 외에 전도대에서도 새로운 비(非) 방사 결합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민행 단장. 출처: IBS
조민행 단장. 출처: IBS

 

 

 

조민행 단장은 "전도대 내 전자 전이만을 선택적으로 관측한 결과 양자점 기술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또 다른 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후속 연구로 새롭게 관측된 '인트라밴드 오제현상'에 대한 연구는 기초과학 측면에서 새로운 자연 현상을 발견한 것이며 응용 측면에서는 반도체 양자물질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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