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보스, 화성 과거 밝힐까
포보스, 화성 과거 밝힐까
  • 함예솔
  • 승인 2021.03.09 18:20
  • 조회수 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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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은 두 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바로 ‘포보스’와 ‘데이모스’입니다. 그런데 최근 'Nature Geo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화성의 위성 포보스가 화성 대기에서 흘러나온 하전된 원자와 분자 흐름 사이를 돌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산소, 탄소, 질소, 아르곤 등 하전된 입자 중 대다수는 수십억 년 동안 화성의 대기를 이탈한 것들인데요. 연구에 따르면 이 중 일부 이온들은 포보스의 표면에 충돌해 포보스 최상층에 보존돼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포보스의 토양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할 수만 있다면 화성 대기 진화의 핵심정보를 밝힐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MAVEN의 이미징자외선분광기(Imaging Ultraviolet Spectrograph, IUVS)에 의해 관찰된 포보스이다. 주황색은 포보스의 표면에서 반사된 중간 자외선(MUV)햇빛을 보여주며 위성의 불규칙한 모양과 많은 분화구를 보여준다. 파란색은 121.6nm에서 감지된 자외선을 보여주는데, 이는 화성의 초고층대기에서 수소 가스로 흩어진다. 이곳에서 300km 범위에서 관찰된 포보스는 이 빛을 차단해 자외선을 가린다. 출처: CU/LASP and NASA
MAVEN의 이미징자외선분광기(Imaging Ultraviolet Spectrograph, IUVS)에 의해 관찰된 포보스이다. 주황색은 포보스의 표면에서 반사된 중간 자외선(MUV)햇빛을 보여주며 위성의 불규칙한 모양과 많은 분화구를 보여준다. 파란색은 121.6nm에서 감지된 자외선을 보여준다. 출처: CU/LASP and NASA

한때 화성은 지구처럼 지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충분히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화성의 대기는 지구 대기밀도의 1%도 채 되지 않는데요. 캘리포니아대학교(the University of California) 우주과학실험실(Space Sciences Laboratory)의 연구원인 Quentin Nénon은 “우리는 화성이 우주로 대기를 잃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이제 우리는 화성 대기의 일부가 포보스에서 끝났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포보스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 

 

각 천체의 표면에서 표면까지의 거리를 측정했을 때 화성과 포보스 사이의 거리는,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보다 약 60배 더 가까운데요. 울퉁불퉁한 모양의 분화구가 가득한 포보스는 달보다 지름이 100배 작습니다. 그래서 포보스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큰 논쟁의 원인이 되곤 했습니다. 논쟁이 되는 부분은 포보스와 데이모스가 어디에서 왔을까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화성의 중력에 포착된 소행성들인지, 아니면 화성이 형성됐던 동일한 구름에서 탄생한 자연 위성인지, 혹은 지구의 달처럼 화성에 무언가가 충돌했을 때 분출된 파편으로 형성됐는지 미스터리였습니다.

2008년 3월 23일, NASA의 화성정찰궤도선의 HiRISE가 초라영한 포보스 사진. 출처: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2008년 3월 23일, NASA의 화성정찰궤도선의 HiRISE가 초라영한 포보스 사진. 출처: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24년 포보스에 화성 위성 탐사선(MMX)을 보내 첫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Nénon은 샘플을 채취할 때 포보스 항상 화성을 마주보고 있는 쪽에 착륙한다면 포보스의 기원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밝혀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포보스는 지구에 있는 달처럼 화성에 '조석 고정(tidally locked)' 상태로 있는데요. 조석 고정이란 어떤 천체가 자신보다 질량이 큰 천체를 공전 및 자전할 때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일치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한쪽 면만 보이는 것처럼 화성에서도 포보스의 한쪽 면만 보인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 결과 포보스 근처의 암석에는 수천 년 동안 화성의 원자나 분자가 내리쬐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Nénon의 연구에서는 포보스 앞면의 최상층이 반대쪽 면보다 화성 이온의 영향을 20배에서 100배 더 많이 받았다는 걸 보여줍니다. Nénon은 “앞면에서 샘플을 채취하면 우리는 얕은 층의 입자에선 화성의 과거 대기의 보관소를 볼 수 있고, 깊은 층의 입자에서는 포보스의 원시적 구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행성을 더 많이 알고싶다면, 위성부터 보아라

 

연구팀은 NASA의 MAVEN 탐사선(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MAVEN은 어떻게 화성이 대기를 잃었는지 밝히고 화성의 기후 진화에 대한 다른 중요한 과학적 통찰력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6년 넘게 화성 궤도를 돌며 데이터를 수집해왔는데요. Nénon의 연구팀은 우주선이 1차 임무동안 화성을 돌며 포보스의 궤도를 매일 약 5번이나 가로질렀기 때문에 MAVEN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포보스 궤도안에 있는 화성의 이온을 측정하기 위해 STATIC(Suprathermal and Thermal Ion Composition instrument)을 이용했는데요. STATIC은 들어오는 입자의 운동에너지와 속도를 측정합니다. 이는 과학자들이 입자의 질량을 계산할 수 있게 해줬는데요. 측정된 다양한 이온의 질량을 기반으로 STATIC은 어떤 입자가 태양에서 온 것이 아닌 화성에서 온 것인지 결정했습니다. 참고로 태양은 행성의 대기를 급습하는 이온들을 방출하는데 대부분은 훨씬 낮은 질량을 가진 이온을 방출합니다. 이후 과학자들은 포보스의 표면에 얼마나 많은 이온들이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깊이 박힐 수 있는지 추정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Andrew Poppe는 “Quentin이 한 일은 달이나 태양계의 다른 위성에서 수행한 연구를 통해 포보스에 처음으로 같은 방법을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모행성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내기 위해 위성을 연구하는 건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예를들어 대기나 바람, 물이 없는 지구의 달은 고대의 단서들이 지표에 남아있기 때문에 초기 태양계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보관소로 여겨지곤 합니다. Poppe는 “우리가 아폴로 샘플에서 본 것은 달이 태양과 지구에서 오는 각각의 원자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말 멋진 역사적 기록”이라고 말합니다.

아폴로 14호가 달에서 지구로 가져온 샘플. 출처: NASA/LPI/USRA/Bellucci et al.
아폴로 14호가 달에서 지구로 가져온 샘플. 출처: NASA/LPI/USRA/Bellucci et al.

과학자들은 달 표면에서 나온 더 많은 샘플들이 지구의 고대 대기권이나 초기 자기장에 대한 단서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와 동일하게 포보스 역시 과거 따뜻하고 물을 가지고 있었을 원시 화성에 대해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요? 고대 화성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밝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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