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현상만으로 물질 전달 제어하는 미세유체 칩
증발현상만으로 물질 전달 제어하는 미세유체 칩
  • 함예솔
  • 승인 2021.03.16 17:55
  • 조회수 14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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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균 검출이나 암세포 진단용 미세유체 칩은 액체 시료를 걸러내는 나노박막과 시료를 흐름을 제어하는 동력장치나 화학적 자극 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매번 필터용 미세 박막을 새로 제작하거나 자극 조절 실패로 시료가 손상되는 등의 문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나노슬릿에서 증발현상을 이용한 저분자 물질 전달 제어 모식도. 출처: UNIST
나노슬릿에서 증발현상을 이용한 저분자 물질 전달 제어 모식도. 출처: UNIST

UNIST 기계공학과의 김태성 교수팀은 시료 손상 없이 미세유체칩 내부의 액체(용매) 증발 현상만으로 약물, 신경전달 물질, DNA 조각과 같은 저분자(small molecule) 물질의 투입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방식과 달리 별도의 동력장치나 강한 자극이 필요 없어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고, 시료를 걸러내는 필터나 밸브 기능뿐 아니라 농축이나 펌프 기능도 가능한 다목적 제어 원천 기술이란 점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동력이나 외부자극 없이 저분자 물질 투입 제어한다

개발된 미세유체칩의 구조와 형광신호 분석 사진. 출처: UNIST
개발된 미세유체칩의 구조와 형광신호 분석 사진. 출처: UNIST

김 교수팀은 미세유체 관의 일부인 나노슬릿(Nanoslit) 관 벽면의 미세한 틈에서 액체가 증발하면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액체 흐름이 증발이 일어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이용했습니다. 액체 속에 포함된 시료가 액체가 흐르는 방향에 따라 한곳에 모이거나 확산하게 되는 원리입니다. 나노슬릿 관 높이는 수 나노미터(10-9m)로 낮은 반면 단면 길이는 마이크로미터(10-6m) 단위로 길어 증발로 인한 유체 흐름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신경전달물질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신호 물질. 도파민, 아드레날린 등이 대표적입니다.

  • 나노슬릿(Nanoslit)

폭이나 높이중 하나가 다른 것에 비해 매우 작은 구조를 슬릿이라고 하며 가장 작은 치수 (폭이나 높이)가 나노미터의 영역일 경우 나노슬릿이라고 부릅니다. 

증발을 조절하기 위한 습도 변화 외에는 외부 자극이 필요 없으며 나노슬릿도 크랙-포토리소그래피를 통해 쉽게 제작 가능합니다. 크랙-포토리소그래피는 반도체 공정 등에서 흔히 쓰이는 포토리소그래피를 변형한 공정으로 연구진이 선행 연구를 통해 개발했습니다. 

여러 개의 나노슬릿을 이용한 물질 전달 동시 제어. 출처: UNIST
여러 개의 나노슬릿을 이용한 물질 전달 동시 제어. 출처: UNIST

연구진은 두 개의 메인칩(원료칩과 타켓칩)이 나노슬릿으로 연결된 미세유체 칩을 제작해 나노슬릿이 시료를 농축하거나 타켓칩에 시료 주입을 조절하는 밸브, 필터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1시간 만에 원료칩 내 저분자 농도의 256 배에 해당하는 농도로 시료(형광분자) 농축이 가능했습니다.

나노슬릿의 증발 현상을 이용한 펌프, 필터 기능 등 검증. 출처: UNIST
나노슬릿의 증발 현상을 이용한 펌프, 필터 기능 등 검증. 출처: UNIST

김 교수는 "미세 유체 환경에서 저분자 전달 제어기술은 바이오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합성, 담수화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파급력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태성 교수, 서상진 연구원, 하도경 연구원. 출처: UNIST
김태성 교수, 서상진 연구원, 하도경 연구원. 출처: UNIST

제1저자인 서상진 UNIST 기계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는 물질 전달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 형광신호를 내는 분자를 시료로 사용했지만, 약물, 신경전달 물질, DNA 조각, 퀀텀닷 같은 미세 물질에도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며 "다른 분야 연구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성능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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