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행성에서 비는 어떻게 내리나
다른 행성에서 비는 어떻게 내리나
  • 함예솔
  • 승인 2021.04.22 15:50
  • 조회수 2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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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는 바다나 호수와 같은 지표의 액체가 수증기로 증발되고, 이는 하늘에서 다시 응축돼 강수가 되어 지표로 떨어집니다. 이 과정은 지구에서 물이 순환하는 과정으로 지구 기후에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지구 외에 다른 행성에서도 비가 내릴까요? 

카시니호에서 본 근적외선(near-infrared)으로 본 모습. 타이탄의 북극 해양이 반짝거린다. 출처: NASA/JPL-Caltech/Univ. Arizona/Univ. Idaho
카시니호에서 본 근적외선(near-infrared)으로 본 모습. 타이탄의 북극 해양이 반짝거린다. 출처: NASA/JPL-Caltech/Univ. Arizona/Univ. Idaho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에서는 지구에서와 같이 주기적으로 비가 내립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타이탄에서 내리는 비는 물이 아닌 메탄이라는 겁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금속 철로 이뤄진 비가 내리는 외계행성과 돌로 된 비가 내리는 외계행성 등을 발견하기도 했는데요. 과학자들이 점점 더 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하게 되면서 외계행성에 내리는 비가 얼마나 색다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에 최근 하버드 대학교(Havard University) 연구팀은 다양한 외계행성 환경에서 비가 어떻게 다른지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연구는 “The Physics of Falling Raindrops in Diverse Planetary Atmospheres”란 제목으로 아카이브에 게재됐고 출판을 위해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저널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이 연구는 하버드대학교 지구과학과 박사과정 학생인 Kaitlyn Loftus와 그녀의 지도교수인 Robin D. Wordsworth 교수가 진행했습니다. 

 

외계행성에 내리는 비를 왜 연구할까 

 

강수에 대한 연구와 지구의 과거 강우 기록에 대한 연구는 과학자들에게 지구 기후의 역동적인 특성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줬습니다. 하지만 외계행성에 대한 이러한 연구는 아직은 가능하지 않았고 이는 잠재적인 거주 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데 어려움을 줬습니다. 하지만 지구에서의 이러한 환경에 관한 지식은 과학자들이 화성이나 타이탄의 기후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연구진은 연구를 위해 외계행성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거주가능한 외계행성?! 출처: AdobeStock
거주가능한 외계행성?! 출처: AdobeStock

연구진이 ‘Universe Today’와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외계행성의 거주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기후입니다. 행성이 액체 상태의 물을 지표에 존재할 수 있는지를 시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Kaitlyn Loftus에 따르면 다양한 행성의 환경에서 기후를 이해하는데 있어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은 구름이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는 겁니다. 예를들어 현재 지구의 높은 이산화탄소 수준으로의 변화까지 말이죠. 비가 내리는 건 구름이 소멸하는 주된 방법이기 때문에 강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는 건 우리가 구름의 행동을 제한하고 결국 행성 기후를 더 잘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강수는 대기 중에 얼마나 많은 물이 머무르고 있는지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수증기는 강력한 온실기체이기 때문에, 대기 중에 물의 양에 대한 이러한 균형은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강수는 외계행성의 ‘거주가능지역’의 개념에 기초하는 안정화된 행성 기후(탄산염-규산염 순환)를 안정시키기 위한 음의 되먹임(negative feedback mechanism)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라고 합니다. 

 

참고로 기후 되먹임 현상은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각각의 과정들 사이에서, 과정의 결과가 그 다음 과정 변화에 영향을 주고, 이 과정이 다시 최초의 과정에 영향을 주게 되는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 지표의 호수나 강, 바다의 물이 증발하며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지게 됩니다. 수증기가 많아질수록 구름의 양도 증가하죠. 그런데 구름은 흰색이고 흰색은 반사도가 높아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우주로 다시 반사시키게 됩니다. 그러면 지표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이 감소하며 결국 지구의 온도도 감소하게 되죠. 

외계행성 케플러 62f는 물이 액체형태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대기가 있어야 한다. 출처: NASA Ames/JPL-Caltech/T. Pyle
외계행성 케플러 62f는 물이 액체형태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대기가 있어야 한다. 출처: NASA Ames/JPL-Caltech/T. Pyle

Kaitlyn Loftus에 따르면 차세대 망원경이 잠재적으로 거주가능한 외계행성을 탐색할 때 이러한 지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향후 몇 년 내에 천문학자들과 우주생물학자들은 외계행성 대기에 대한 직접적 이미징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구름과 수증기가 이 행성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예측하는 모델을 갖게 된다면, 외계행성의 거주가능성을 측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빗방울에 집중

 

먼 외계행성의 강수 패턴을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렵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소는 각각의 빗방울의 거동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구름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유체 역학, 열역학, 대기 조건 등의 지배를 받는다는 걸 고려해볼 때, 이러한 연구는 행성 기후에 대해 많은 것을 밝혀낼 수 있을 겁니다. 

최악의 장마였습니다. 출처: AdobeStock
빗방울. 출처: AdobeStock

Kaitlyn Loftus와 Robin D. Wordsworth 교수는 빗방울의 모양, 낙하 속도, 증발 속도 등을 바탕으로 세 가지의 주요한 성질을 어떻게 계산할 수 있는지 보여줬는데요. Robin D. Wordsworth 교수에 따르면 구름과 강수량은 매우 작은 규모(구름 입자/빗방울은 미크론~밀리미터)에서부터 중간규모(구름, 킬로미터~수십 킬로미터), 매우 큰 규모(행성 규모의 물 수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모든 규모를 단일 모델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최신 컴퓨터라고 하더라도 다루기 어렵다고 합니다. 따라서 연구진은 물 순환의 가장 간단하고 잘 이해되고 있는 요소인 구름 아래 빗방울을 사용해 모든 복잡힌 특징들 중에서 ‘중요한’ 것을 제한한 것이라고 합니다. 대기 중 수증기가 궁극적으로 지표의 물이 되는 정도를 추적해야 하는데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 존재에 대한 필수 조건입니다. 

 

연구진은 복잡한 방정식으로부터 세 가지 특성(빗방울의 모양, 낙하 속도, 증발 속도)을 통해 빗방울의 거동을 설명할 수 있는 간단한 표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연구진은 지표에 도달할 수 있는 비교적 협소한 크기의 빗방울들 뿐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향후 더 복잡한 기후 모델에서 강수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관찰한 것들을 토대로 더 큰 기후 시스템에서 구름과 강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물리적 조건이 다른 곳에서 이러한 경험론이 얼마나 유효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남습니다. 

NASA의 제임스 웹 망원경은 이전에 발견된 외계 행성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NASA
NASA의 제임스 웹 망원경은 이전에 발견된 외계 행성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NASA

이는 2021년 10월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조금씩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첨단 적외선 기구와 분광계를 이용해 항성 가까이 공전하고 있는, 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암석형 행성의 대기를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이는 과학자들이 수증기나 구체적인 다른 생명지표(biosignature)를 포함해 외계행성 대기의 화학적 구성을 결정하는데 기여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대형망원경(Extremely Large Telescop), 거대마젤란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 GMT)와 같은 다른 망원경들도 이와 비슷한 외계 행성 직접 이미징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ESO의 초대형망원경은 최초로 외계행성 HR8799e에 대하여 처음으로 직접 광학 관측과 대기를 관측했다. 출처:  ESO/L. Calçada
ESO의 초대형망원경은 최초로 외계행성 HR8799e에 대하여 처음으로 직접 광학 관측과 대기를 관측했다. 출처: ESO/L. Calçada

점차 발전하고 있는 이러한 도구들은 전례없는 수준의 외계행성를 가능하게 만들 겁니다. 현재 4천개가 넘는 외계행성이 발견되고 연구할 수 있게 되면서 천문학자들은 더 이상 연구를 위한 유망한 후보를 찾는데만 집중하진 않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후보지가 어느 행성인지 밝혀내는 일일 겁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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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2021-05-19 02:36:30
기사 제목을 보자마자 지구가 아닌 외계에서 내리는 비가 왜 중요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그에대한 답변도 제시되어있네요. 지구와 외계 행성 간의 연결관계가 무척 신기하면서도 여전히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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