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잃었다가 되찾은 행성
대기 잃었다가 되찾은 행성
  • 함예솔
  • 승인 2021.03.16 17:35
  • 조회수 17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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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허블 우주망원경이 특별한 외계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행성은 별 주위를 돌며 대기를 잃어버렸지만, 이후에 행성 내 화산활동을 통해 두번째 대기를 얻게 됐다고 하는데요. 허블 망원경이 대기를 잃었다 되찾은 행성에 대한 증거를 발견한 겁니다. 해당 연구는 ‘The Astronomical Journal’의 다음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GJ 1132 b 외계행성 상상도. NASA/JPL-Caltech Robert Hurt (IPAC)
GJ 1132 b 외계행성 상상도. NASA/JPL-Caltech Robert Hurt (IPAC)

두번째 대기

 

GJ 1132 b라 불리는 이 행성은 대기가 두꺼운 수소로 뒤덮인 기체 행성으로 시작됐다고 추측됩니다. 지구 지름의 몇 배 더 큰 상태로 탄생한 이 행성은 ‘작은 해왕성(sub-Neptune)’으로 불리는데요. 참고로 해왕성보다 약간 작은 미니 가스 행성은 태양계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주에선 매우 흔한 형태의 외계행성이라고 합니다. 

 

지구에서 약 41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GJ 1132 b는 지구와 유사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매우 다르다고 합니다. 둘 다 비슷한 밀도와 크기를 가지고 심지어 연령도 45억살로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두 행성 모두 수소가 지배적인 대기에서 시작됐고 식기 전엔 뜨거웠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기압도 지구의 표면과 비슷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서로 다른, 형성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는 작은 해왕성의 살아남은 핵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쾌적한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습니다. 반면 GJ 1132 b는 적색왜성에 매우 가까워 모항성 주위의 궤도를 매일 하루 반나절마다 공전한다고 합니다. 극도로 가까운 이 거리는 GJ 1132 b를 동주기 자전(tidally locked)하게 만들어 항상 같은 면을 항성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달의 한쪽 면이 지구와 영구히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 행성은 자신이 공전하고 있는 젊고 뜨거운 항성의 강력한 방사선으로 인해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진 대기를 빠르게 상실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GJ 1132 b같은 행성은 지구 크기만한 핵 일부를 드러낼 때까지 벗겨질 겁니다. 그런데 이 때 일이 갑자기 재미있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허블은 천문학자들의 이론에 따르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두번째 대기를 이 외계행성에서 관측한 건데요. 연구팀은 직접 관찰한 증거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추론한 결과를 조합해 이 외계행성의 대기는 수소 분자와 시안화수소, 메탄으로 구성되며 탁한 에어로졸도 포함돼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모델링에 따르면 탁한 에어로졸은 지구의 스모그와 유사한 광화학적으로 생성된 탄화수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구에서 발생하는 스모그의 원인물질 중 탄화수소는 자동차가 주요한 배출원입니다. 

 

과학자들은 GJ 1132 b 행성의 현재 대기에 존재하는 수소를 본래 존재하던 대기의 수소로 해석하는데, 이 수소는 행성의 용융된 마그마나 맨틀로 흡수됐다가 화산 과정을 통해 서서히 방출돼 새로은 대기를 형성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대기는 우주로 탈출하는 수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보충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Raissa Estrela는 “지금 우리가 보는 대기가 재생돼 두번째 대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추측되기 때문에 매우 흥분된다”며 “우리는 처음에는 (방사능이) 강하게 조사된 이 행성이 대기를 잃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당히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 행성에 대한 허블 우주망원의 기존 관측을 보고 ‘이 곳에 대기가 있다’고 말했다”며 회상했습니다. 

 

이번 발견은 태양계 너머 다른 외계행성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이자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Mark Swain는 “얼마나 많은 지구형 행성(terrestrial planets)들이 지구같이 시작하지 않았을까? 일부는 작은 해왕성으로 시작해 원시 대기를 광증발시키는 메커니즘을 통해 지구형 행성이 된다”며 “이 과정은 항성이 더 뜨거울 때, 행성 초기에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이후 별이 점차 식어가며 행성은 그곳에 있게 된다. 그래서 이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면, 처음 1억년 간 대기에 방사선이 내리쬐고 이후 모든 것이 안정화 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대기를 재생시킬 수 있다면 아마도 그 행성은 이 대기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입니다.


  
화산활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Swain은 “문제는 무엇이 맨틀을 액체 상태로 유지시키며 화산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뜨겁게 유지하느냐는 것이다”며 “이 시스템은 조석 가열(tidal heating)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전합니다. 조석가열은 마찰을 통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행성의 궤도와 자전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가 행성 내부의 열로 분산될 때 발생합니다. GJ 1132 b는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으며 조석력(tidal forces)은 모항성에 가장 가깝거나 멀리 있을 때 가장 강합니다. 또한 이 모항성계에 있는 적어도 다른 하나의 행성은 GJ 1132 b을 중력적으로 끌어 당깁니다. 그 결과 이 행성은 중력적인 펌프작용을 통해 압축되거나 늘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그 조석 가열은 맨틀을 오랫동안 용융된 상태로 유지시켜 줍니다. 가까운 우리 태양계에서 예를 찾아보자면, 목성의 위성 이오(IO)가 있는데요. 목성과 주변에 다른 목성 위성들 간의 조석 줄다리기로 인해 지속적인 화산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구와 비슷한 크기와 밀도를 가진 외계행성 GJ 1132 b. 화산 가스로 이뤄진 대기를 가지고 있다. 탁한 에어로졸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과 비교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지구와 달리 이 행성은 너무 뜨거워 생명체가 살 수 없겠지만 지구는 역사 초기에 이와 비슷한 대기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출처: NASA/JPL-Caltech/Lizbeth B. De La Torre
지구와 비슷한 크기와 밀도를 가진 외계행성 GJ 1132 b. 화산 가스로 이뤄진 대기를 가지고 있다. 탁한 에어로졸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과 비교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지구와 달리 이 행성은 너무 뜨거워 생명체가 살 수 없겠지만 지구는 역사 초기에 이와 비슷한 대기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출처: NASA/JPL-Caltech/Lizbeth B. De La Torre

GJ 1132 b의 뜨거운 내부를 고려할 때, 이 행성은 더 차갑고 그 위에 놓인 지각이 아주 얇아, 아마도 수백 피트의 두께에 불과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참고로 100피트는 약 30미터 정도 됩니다. 따라서 화산과 같은 것들을 지탱하기엔 너무 약하기 때문에 평평한 지형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조석 유동(tidal flexing)으로 인해 달걀 껍질처럼 금이가고 갈라져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수소와 다른 가스들은 그 틈을 통해 대기로 방출될 수 있을 겁니다. 

NASA가 곧 발사하게 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이 외계행성을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임스 망원경의 적외선 시력을 통해 과학자들은 행성 지표까지 내려다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Swain은 “만약 웅덩이나 화산 폭발이 일어난다면, 그 곳은 더 더워질 것이다”며 “이렇게 되면 더 많은 배출이 발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어쩌면, 실제로 지질학적 활동을 보게 될 수 있다. 이는 무척 흥미롭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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