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능 탐침 '나노 죽부인'
다기능 탐침 '나노 죽부인'
  • 함예솔
  • 승인 2021.04.05 19:35
  • 조회수 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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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뇌 질환 치료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이 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즉 원하는 위치에서 뇌 신경을 자극하고, 이때 발생하는 신호를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뇌 신경들이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뇌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출처: AdobeStock
뇌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출처: AdobeStock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박홍규 교수(고려대 물리학과) 연구팀은 부작용 없이 빛으로 뇌신경을 자극하여 뇌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나노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로써 복잡한 뇌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관련 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연구결과는 'Nano Letters'에 게재됐습니다. 

 

'나노 죽부인'으로 뇌 신경 자극한다


지금까지 뇌 연구는 금속이나 실리콘 소재의 삽입형 탐침(probe)을 이식해 뇌신경을 자극하고, 그 반응을 측정해왔습니다. 하지만 딱딱한 탐침이 뇌 세포를 손상시키거나 주변에 면역반응을 일으켜 신호 측정을 어렵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탐침이 삽입되면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탐침 주변을 둘러싸는데, 이 경우 뇌를 자극하기 위해 더 큰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나노 죽부인 기반 다기능 탐침의 구조. 출처: IBS
나노 죽부인 기반 다기능 탐침의 구조. 출처: IBS

박홍규 교수팀은 이전 연구에서 미국 하버드대와 공동으로 뇌와 비슷한 굽힘 강도의 그물구조 탐침을 개발했습니다(2018, Science). 참고로  굽힘 강도(Bending Stiffness)란 어떤 재질을 휘게 하거나 구부러지게 하는 외력에 견디는 힘을 말하는데요. 개발된 탐침은 유연한 그물망 형태의 고분자를 원통형으로 만 나노 구조체로, 죽부인과 그 모양이 유사합니다. 당시 연구진은 이 ‘나노 죽부인’을 쥐 뇌에 이식했을 때 뇌 조직과 성질이 유사해 뇌신경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장기간 뇌신경의 신호를 측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기능 탐침 성능 실험. 출처: IBS
다기능 탐침 성능 실험. 출처: IBS

이번 연구에서는 뇌 신호 측정은 물론, 빛을 주입해 뇌 신경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도록 성능을 개선했습니다. 연구진은 기존 구조에 1㎝ 길이의 광도파로를 결합해 외부의 빛을 나노 죽부인의 끝단까지 전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참고로 광도파로(Optical Wavequide)는 광통신에 쓰이는 광섬유처럼 광전력을 도파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합니다. 

 

이 다기능 탐침을 살아있는 쥐의 뇌에 삽입해 빛으로 뇌신경을 자극했고, 탐침의 전극을 이용해 자극된 뇌의 전기 신호 측정에도 성공했습니다. 신경 자극과 신경 신호 기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삽입형 장치를 개발한 건 연구진이 처음입니다.

생체 내 다기능 그물 구조 탐침의 삽입 및 빛 자극 실험. 출처: IBS
생체 내 다기능 그물 구조 탐침의 삽입 및 빛 자극 실험. 출처: IBS

최근 빛으로 뇌 신경을 자극 및 제어하는 광(光)유전학이 뇌 연구의 새로운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발광 장치와 신호를 측정하는 삽입형 탐침이 별도로 필요했습니다. 특히 LED 장치는 빛과 함께 열도 발생해 단백질로 구성된 뇌를 영구 손상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다기능 탐침은 이 두 장치를 하나로 간소화했습니다. 기존 탐침에비해 1000배 이상 유연하여 뇌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또한 외부의 빛이 광도파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돼 열로 인한 뇌 손상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연구진은 인체 뇌세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탐침 기술을 개선하는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기능 탐침의 인터페이스를 소형화하고 실제 연구 및 의료 현장에서 응용이 가능하도록 광도파로의 길이를 증가시키려 합니다.

박홍규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교수(교신저자). 출처: IBS
박홍규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교수(교신저자). 출처: IBS

 

박흥규 교수는 "광도파로가 결합된 그물 구조 탐침은 광유전학 신경 연구를 한층 발전시킬 획기적인 연구"라며 "복잡한 뇌의 신호 체계를 이해하고,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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