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87 블랙홀 편광 관측 통해 물질 빨아들이고 내뱉는 과정
M87 블랙홀 편광 관측 통해 물질 빨아들이고 내뱉는 과정
  • 함예솔
  • 승인 2021.04.05 18:55
  • 조회수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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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T 국제 공동 연구팀이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EHT 국제 공동 연구팀이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최초의 블랙홀 영상을 공개한 EHT(Event Horizon Telescope) 국제 공동 연구팀은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관측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편광은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전자기파)를 말하는데요. 천문학자들이 블랙홀의 가장자리에서 강한 자기장의 증거인 편광을 관측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관측은 5천 5백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가 중심부 핵에서 고에너지 제트를 어떻게 내뿜을 수 있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 EHT 프로젝트

'블랙홀'이라 하면 검은 구멍을 떠올립니다. 블랙홀을 직접 본 사람은 없고 블랙홀을 직접 볼 수도 없습니다. 블랙홀은 빛조차 흡수해 버려 직접 관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상이나 논문에서 봤던 블랙홀의 이미지는 모두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상에 불과합니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은 번역하면 '사건지평선망원경'으로 '사건지평선'이란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넓은 경계지대를 뜻합니다.

 

어떤 물질이 사건지평선을 지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그 일부는 에너지로 방출되기에 높은 해상도의 관측 장비를 동원한다면 사건지평선의 가장자리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사건지평선 부근은 강한 중력 효과에 의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블랙홀의 그림자(Black Shadow)입니다. 블랙홀 주변의 원반에서 사건지평선 가까이에 다가간 물질은 빛의 속도에 가까운 매우 빠른 속도로 블랙홀 주변을 공전하며 블랙홀로 끌려 들어갑니다. 관측자에게는 이 회전하는 원반 중 관측자를 향하여 움직이는 모서리가 관측자에게서 멀어지는 모서리 보다 밝게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블랙홀 주변의 극단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관측은 일반 상대성 이론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이해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해당 관측을 위해선 거대 관측 장비가 필요합니다. 이에 지구촌 전파천문학자들은 전파망원경 8개를 하나로 연동해 지구 크기의 거대 망원경처럼 활용했습니다. 

전 세계 8개의 망원경을 연결한 EHT.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전 세계 8개의 망원경을 연결한 EHT.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블랙홀, 물질 빨아들이고 내뱉는 과정 밝혀졌다

 

블랙홀은 주변에서 물질을 끌어들이는 한편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블랙홀로 유입된 물질의 일부는 방출되고 일부는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블랙홀의 중력에 포획되기 직전에 빠져 나가는 물질은 에너지를 양쪽 방향을 강력하게 뿜어내는 제트의 형태로 우주로 멀리 날아갑니다. 하지만 블랙홀 주변의 물질 유입과 방출 기작이 무엇인지 그리고 M87 같은 거대 타원은하의 중심에서 어떻게 은하 크기보다 더 큰 제트가 발생할 수 있는지는 이제껏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65개 기관 3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EHT 연구팀은 지난 2019년 4월 10일 처녀자리은하단에 속한 M87 중심부의 블랙홀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이는 중앙 영역이 어두운 밝은 고리 모양의 구조, 즉 블랙홀의 그림자를 보여줬습니다. 그 이후 연구팀은 M87에 대한 지속적인 관측과 분석을 수행한 결과, M87 블랙홀 주변의 빛이 상당 부분이 편광 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본 연구결과는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습니다.   

 

편광 관측은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번 편광 관측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의 가장자리 빛의 고리가 강하게 자기화 되어 있음을 명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편광 관측 영상을 분석한 결과, 블랙홀 주변에 예상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이 존재함을 알아냈습니다.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영역을 최초로 상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HT 이론연구그룹 연구책임자인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the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제이슨 덱스터(Jason Dexter) 교수는 "이번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 주변부의 강력한 자기장이 어떻게 초대질량 블랙홀과 제트의 형성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며 "M87 블랙홀 주변의 뜨거운 가스 일부는 가장자리의 강한 자기장의 압력으로 블랙홀 중심의 강한 중력에너지를 이기고 밖으로 밀려 멀리 제트의 형태로 날아가고, 나머지 일부는 자기장에 끌려 사건의 지평선으로 나선운동하며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M87 은하 중심과 주변을 다양한 해상도의 전파망원경(ALMA, VLBA, EHT)로 편광 관측한 결과를 비교한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M87 은하 중심과 주변을 다양한 해상도의 전파망원경(ALMA, VLBA, EHT)로 편광 관측한 결과를 비교한 영상.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대만 타이페이 천체물리연구원(the Academia Sinica Institute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 박종호 박사는 "EHT는 현재 새로운 관측소가 망원경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고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 성능이 점점 더 향상되고 있다"며 "우리는 향후 EHT 관측이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 구조를 더 정확하게 드러내고 블랙홀 주변 물질의 특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M87 편광 관측과 다양한 분해능 관측 시뮬레이션 비교.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M87 편광 관측과 다양한 분해능 관측 시뮬레이션 비교.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EHT 한국 연구팀은 천문연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하와이 소재 제임스클라크맥스웰 망원경(JCMT, James Clerk Maxwell Telescope)과 칠레의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간섭계(ALMA,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imeter Array)로 M87 블랙홀 편광 관측 영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EHT 한국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천문연 손봉원 박사는 "우리는 EHT 연구의 일환으로 천문연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을 활용해 M87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과 제트 등의 추가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KVN 기술을 활용할 차세대 EHT는 블랙홀 관측과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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